요즘 캄보디아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출근 전에 간단한 재킷 하나 정도는 꼭 챙겨야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감기에 걸리는 현지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침저녁과는 다르게 낮에는 정말 환상적인 날씨입니다. 덥지도 않고 비도 오지 않아 항상 화창한 날씨 아래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자면 세상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로터스희망미용센터는 매주 토요일 오전 7시30분 희망미용봉사를 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대상지는 시엠립 내에 위치한 NGO단체, 학교 등 다양합니다. 12월 2주차가 일곱 번째 미용봉사였는데요, 대상지는 끄로베이리엘(Krobeyreal school) 초등학교였습니다. 
 

로터스희망센터는 매주 토요일 지역 내 학교와 NGO 등을 찾아 희망미용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시엠립 끄로베이리엘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미용 봉사활동.
로터스희망센터는 매주 토요일 지역 내 학교와 NGO 등을 찾아 희망미용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시엠립 끄로베이리엘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미용 봉사활동.

캄보디아는 한국과 달리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수업이 있습니다. 목요일은 따로 학업시간이 아닌 교정미화를 위한 날입니다. 그래서 토요일도 평일과 같이 정규수업을 받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때 토요일 오전수업을 받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큰 버스 한 대로 다 같이 이동하여 도착한 후, 의자 및 각종 미용도구를 장착하며 준비를 끝내니 유치원친구들부터 중학교 친구들까지 궁금했던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살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수줍어서 머뭇거리던 그 모습들이 얼마나 귀엽고 아이답던지, 절로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이전에는 미용봉사 수혜자가 그리 많지 않았었는데, 이날은 모든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수두룩한 머리를 깔끔히 정리 받은 친구들부터, 앞머리만 살짝 다듬는 친구, 머리를 따달라고만 하는 아이들 등 수줍은 친구들부터 귀엽게 까탈 부리는 친구들까지 다양했습니다. 

학생, 직원 및 교사 11명이 3시간 동안 힘써준 덕분에 총 125명 학생들의 머리를 만져주었습니다. 봉사한 친구들은 이번만큼 수혜희망자가 많은 적도 없었거니와, 보람찼던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옆에서 사진 찍는 것과 물 떠다 주는 일밖에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느껴졌습니다. 마음도 행동도 아름다운 학생들과 직원들, 앞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불교신문3548호/2020년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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