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지구촌공생회,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준공식’

초등 교실 빌려서 공부했던
캄퐁스푸 주 지역 청소년들
법운화 보살 보시행 덕분에
희망의 배움터 선물 받아

언론 공개 고사한 법운화 후원자
“아이들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만족”

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과 한 불자의 무주상보시행으로 캄보디아 학생들이 소중한 배움터를 선물받았다. 1월6일 캄보디아 캄퐁스푸주에서 열린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준공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과 한 불자의 무주상보시행으로 캄보디아 학생들이 소중한 배움터를 선물받았다. 1월6일 캄보디아 캄퐁스푸주에서 열린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준공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16일 캄보디아 캄퐁스푸 주에서 열린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준공식에서 만난 14살 중학생 씨나이 양. 그녀는 얼마 전까지 동생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교실 한 칸에 마련된 임시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는 처지였다.

씨나이 양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열악한 상황을 묵묵히 견뎌내는 중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이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이 앙닐 법운화 중고교 준공식에서 입구부터 마중 나온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이 앙닐 법운화 중고교 준공식에서 입구부터 마중 나온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설렘 가득한 미소로 한국에서 온 지구촌공생회 방문단을 맞이하는 학생들의 모습.
설렘 가득한 미소로 한국에서 온 지구촌공생회 방문단을 맞이하는 학생들의 모습.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와 한 불자의 도움으로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가 문을 연 이날. 푸른빛의 튼튼한 학교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선생님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희망의 미소였다.

2020년 새해에도 변함없이 지구촌공생회의 따뜻한 마음과 한국 불자의 정성이 캄보디아에 전해졌다.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던 이날 준공식에 함께 동행했다.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가 세워진 캄퐁스푸 주 버사엣 군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3시간을 꼬박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가는 길 내내 수 없이 만난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처럼 이곳 지역 열악한 교육시설을 짐작할 수 있다. 법운화 중고교가 세워지기 전, 이 지역에서 제대로 된 학교라고 꼽을 수 있는 곳은 정부 소유의 앙닐 초등학교가 전부였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참석 내빈들이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참석 내빈들이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튼튼하게 지어진 새 건물 앞에서 환한 미소를 띠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과 한 불자의 자비행으로 학교가 없어 배움을 포기했던 아이들이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튼튼하게 지어진 새 건물 앞에서 환한 미소를 띠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지구촌공생회의 자비행과 한 불자의 자비행으로 학교가 없어 배움을 포기했던 아이들이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앙닐 초등학교 다니는 800여 명의 아이들이 졸업 후 진학할 상급학교가 없다는 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이곳의 많은 학생들의 최종학력엔 일찍 마침표가 찍혔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주 교육청은 2018년 말이 되서야 임시방편으로 양닐 초등학교의 교실 1칸을 빌려 중학교를 신설했다. 이 마저도 100여 명의 아이들을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만든 궁여지책이었다.

결국 계속해서 불어나는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가 다다르자, 주 정부는 NGO 단체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이 때 지구촌공생회가 손을 내밀었다. 이사장 월주스님과 시찰단은 지난해 1월 이곳 부지를 꼼꼼하게 답사하며 신중히 검토한 끝에 신규 사업지로 선정했고, 이번 준공에 이르렀다.
 

학교 건립 기금을 쾌척한 법운화 보살(왼쪽). 끝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고사했다. "미랠 향한 학생들의 커다랗고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건립 기금 이외에도 이날 학생들의 교복과 책가방을 선물하며 무주상보시를 실천한 법운화 보살이 학생을 안아주고 있는 모습.
학교 건립 기금을 쾌척한 법운화 보살(왼쪽). 끝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고사했다. "미랠 향한 학생들의 커다랗고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건립 기금 이외에도 이날 학생들의 교복과 책가방을 선물하며 무주상보시를 실천한 법운화 보살이 학생을 안아주고 있는 모습.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준공식장에 함께한 학생들의 모습.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준공식장에 함께한 학생들의 모습.

학교 건립까진 실명을 밝히지 않은 법운화 보살의 정성스런 보시행이 큰 원동력이 됐다. 법운화 보살은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거액의 기금을 쾌척하며 힘을 보탰다. 여기에 주 정부와 마을주민들도 한마음으로 학교 건립에 동참했다. 주 교육청과 군 교육청에선 교사 채용과 수업 교재 등을 지원했고, 군청과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 모은 3000달러의 지역 기금 쾌척과 철거 사업 등을 도우며 함께했다.

이날 준공식장에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이사 원광스님, 사무처장 덕림스님, 그리고 후원자인 법운화 보살 등 방문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학생들과 주민들이 뜨거운 박수로 맞이했다. 입구부터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합장한 채 서 있는 학생들의 모습에게 방문단은 밝은 인사를 건네며 화답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법운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캄보디아 발전의 동량지재로, 나아가 인류사회의 시민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법운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캄보디아 발전의 동량지재로, 나아가 인류사회의 시민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월주스님(왼쪽)은 학교 건립을 위해 노력한 뷔 썸낭 캄퐁스푸 주지사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월주스님(왼쪽)은 학교 건립을 위해 노력한 뷔 썸낭 캄퐁스푸 주지사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위해 자비로운 보시를 실천한 법운화 후원자 덕분에 이 곳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법운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캄보디아 발전의 동량지재로, 나아가 인류사회의 시민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월주스님은 학교 건립을 위해 노력한 이들을 위해 선물도 전달했다.

이에 뷔 썸낭 캄퐁스푸 주지사 등 준공식에 대거 참석한 캄보디아 정관계 인사들도 소중한 마음에 감사를 전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400여 명의 마을주민들도 행사 내내 함께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꼼꼼하게 학교 건물을 둘러보고 있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모습.
꼼꼼하게 학교 건물을 둘러보고 있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모습.
마을주민들도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키며 함께했다.
마을주민들도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키며 함께했다.

이사장 월주스님과 참석 내빈들은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건립을 알리는 리본 커팅식과 현판식 이후 학교 시설을 일일이 둘러봤다.

잘 지어진 건물을 바라보던 법운화 보살은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수고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좋은 일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의 권선을 이끌어달라는 거듭되는 요청에도 끝내 법운화 보살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고사했다.

다만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커다랗고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이 곳 아이들이 나라의 인재로 성장하기를, 행복한 미래를 꾸리기를 기원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학교 건립기금 이외에도 이날 학생들의 교복과 책가방까지 선물하며 마음을 전한 법운화 보살은 마지막까지 무주상보시를 실천했다.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전경. 교실, 도서관, 교무실 등 6칸으로 구성된 콘크리트 구조의 2층 건물 1동과 화장실 4칸 등으로 깔끔하게 지어졌다.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 전경. 교실, 도서관, 교무실 등 6칸으로 구성된 콘크리트 구조의 2층 건물 1동과 화장실 4칸 등으로 깔끔하게 지어졌다.

아이들이 꿈을 이어가게 될 앙닐 법운화 중·고등학교는 교실, 도서관, 교무실 등 6칸으로 구성된 콘크리트 구조의 2층 건물 1동과 화장실 4칸 등으로 깔끔하게 지어졌다. 현재 170여 명의 학생 이외에도 지역 내 이웃학교 학생들까지 양닐 법운화 중·고등학교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미향 지구촌공생회 해외사업팀장은 앞으로도 정부 및 지역 관계자들과 협력해 철저한 사후관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 곳 아이들이 배움의 소중한 가치를 통해 꿈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캄퐁스푸주=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