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여 참석대중 간절한 기도소리 경내에 가득
2300여 참석대중 간절한 기도소리 경내에 가득
  • 여태동 기자
  • 승인 2020.01.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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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서울 길상사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

2016년 덕일스님 주지부임 후
입소문 타고 동참대중 늘어나
매월 2000명 넘는 불자 참석
“현대인에게 기도는 불안하고
공허한 마음 채우는 힘 돼”
서울 길상사 큰법당인 극락전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하고 있는 사부대중들.
1월4일 서울 길상사 큰법당인 극락전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하고 있는 사부대중들.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가르침이 스며있는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서울 길상사(주지 덕일스님)에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소리가 매월 토요일 울려 퍼지고 있다. 횟수로는 1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대규모 대중이 동참해 기도가 진행된 지는 2016년 현 주지 덕일스님이 부임하고서부터다.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매월 동참대중이 늘어나고 있는 ‘길상사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1월4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에 신도들이 모여든다. 새해들어 처음 봉행하는 기도라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오후6시부터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가 봉행되지만 오후4시가 넘어서면서부터 큰법당인 극락전이 인적이 붐비더니 이내 자리가 가득찼다. 이어 설법전에도 불자들이 저마다 준비해온 법요집과 염주 등 기도용품들을 정성껏 자리에 펴 놓았다.

오후5시가 넘자 극락전과 설법전을 가득 채우고 극락전 윗마당과 아랫마당에 설치해 놓은 임시 천막법당에도 불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사찰에서는 동참대중들을 위해 간단한 음료수와 간식으로 시루떡을 준비해 비치했다. 극락전 앞에는 병고에 시달리는 동참자와 가족들을 위해 자비수(다라니 성수)를 준비해 기도 후에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오후6시가 되자 범종루의 대종이 울려 퍼졌다.

“더엉∼ 더엉∼ 더엉∼”

웅장한 범종이 울리고 극락전에서는 주지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들이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부처님 전에 저녁예불을 올렸다. 뒤이어 동참한 2300여명의 동참대중들도 집전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부처님 전에 예를 표했다.

10여분의 저녁예불이 끝나자 여느 때처럼 <천수경>의 시작을 알리는 독경이 합송됐다. 서울 길상사가 매월 봉행하는 ‘신묘장구대다라기 기도’가 시작된 것이다. 매월 기도가 그러했듯이 새해 정초에 처음 시작하는 기도라 동참대중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기도를 이끌어가는 주지스님을 비롯한 사중의 대중스님들도 헤드 마이크를 통해 우렁찬 목소리가 극락전에서 울려퍼졌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마하가로 니가야 옴 살바 바예수 다라나 가라야 다사명 나막 가리다바 이맘알야 바로기제 새바라 다바 니라간타 나막 하리나야 마발다 이사미 살발타 사다남 수반 아예염 살바 보다남 바바말아 미수다감 다냐타 옴 아로계 아로가 마지로가 지가란제 혜혜하례...”

한참동안 합송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 소리가 경내에 가득차고 일주문을 넘어갔다. 장엄한 신묘장구대다라니는 33번에 걸쳐 반복되며 동참한 불자들이 마음속에 아로새겨졌다. 2시간여에 걸친 다라니 염송이 끝나자 ‘관세음보살 33독 다라니기도’가 이어졌다.

“자비하신 관세음보살님이시여, 그 원력이 위대하고 신통 또한 한량없어 삼십삼의 응신으로 중생제도 하사오니 저희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양류관음, 용두관음, 지경관음, 원광관음, 유희관음, 백의관음, 연와관음, 낭견관음, 시야관음, 어람관음, 덕왕관음, 수월관음, 일엽관음, 청경관음, 위덕관음, 연명관음, 중보관음, 암호관음, 능정관음, 아뇩관음, 아마제관음, 엽의관음, 유리관음, 다라관음, 합리관음, 육시관음, 보비관음, 마량부관음, 합장관음, 일여관음, 불이관음, 지련관음, 쇄수관음...”

세 번의 ‘삼십삼 관음응신’을 합송한 후에는 ‘불정심 관세음보살 모다라니’와 ‘불설소재길상다라니’, ‘대원성취진언’(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훔)과 보권진언과 보회향진언에 이어 관세음보살 정근이 이어졌다.

“나무 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동참대중들은 법당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염송했고, 일부 대중들은 설법전 아래 탑을 돌며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저마다의 발원성취를 기원했다.

기도가 끝나고 주지 스님의 축원에 이어 소참법문이 이어졌다.

“오늘 기도에 동참한 모든 분들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이 한해를 살아가시면서 정성껏 기도하면 바라는 바가 성취될 것으로 믿습니다. 새해는 복을 받기만 기도하지 마시고 복을 쌓는데도 노력을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새해는 복을 많이 지으시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사찰에서 동참대중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자비수.
사찰에서 동참 대중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자비수.

주지 스님은 법문을 마치며 특별한 이벤트를 소개했다. 동참한 대중들 가운데 새해 경자년을 맞아 ‘경자’라는 이름을 가진 신도에게 법정스님 저서를 선물하고 길상사가 인도성지순례 중 열반당에서 와불을 덮었던 금란가사를 손수 만져보는 기회도 제공했다. 동참대중들의 발원을 담은 촛불도 불을 밝혔다.

오후9시가 되어 신묘장구대다라니기도는 회향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참한 대중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따스해 보였다. 경기도 고양시 주교동에서 동참한 장영주씨(48)는 “신묘장구대다라니기도에 동참해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은 시간 총총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불자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인터뷰 / 길상사 주지 덕일스님

“기도하고 정진하라는 은사 스님 뜻 실현”

덕일스님

“10년 전 원적에 든 어른스님(법정스님)도 ‘전각만 있는 절은 절이 아니다. 항상 수행하고 정진하라. 그래야 도량이다’라며 기도하고 정진하라는 가르침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방법을 찾다가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길상사 주지 덕일스님은 2016년 주지로 부임하면서부터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미 전 주지스님 때부터 진행해 오던 기도여서 당연히 해야하는 기도라 생각했다고 . 동참대중이 처음에는 30∼40명 정도였다고 했다.

“주지로 부임하면서 기도는 모든 대중들이 다함께 동참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소납을 선두로 사중의 모든 소임대중 스님들도 함께 참석했어요. 그런 결과인지 매월 동참대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길상사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기도동참 대중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났다. 2019년 6월 3년 기도를 회향했지만 불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의해 계속 기도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덕일스님은 “현대인의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데는 기도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 현대인들의 정신은 언제나 불안하고 공허해 기도를 통한 재충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매월 첫째주 토요일이라는 한가로운 저녁시간을 활용해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이어가니 전국 각처에 동참하기 시작했어요. 멀리 제주도에서 전라도 광주에서도 동참하고 있어요.”

덕일스님은 사찰에 신도가 줄어든다는 불안해하는 요즘 경향에 대안도 제시했다.

“사찰이 찾아오는 불자들과 함께 정성껏 기도를 하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불안하고 공허해 사찰을 찾은 불자들에게 기도의 위대한 힘을 돈발시켜 드리면 어느 사찰이나 신심 있는 불자들로 넘쳐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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