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재일 기념 제9회 승보공양 현장
2000여 대중 부산항 국제터미널 운집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스님
“올해 법회 주제는 ‘화합’
승가는 화합의 공동체
삼보의 가치 깨닫는 자리
불자들 스스로 불자임에 자긍심 갖는다면
한국불교 미래도 더욱 밝아”

1월5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조계종부산연합회 제9회 승보공양대법회에서 2000여 대중이 스님들에게 빛 공양을 올리고 있다.

“부처님 정법을 이어온 거룩한 승보, 스님들께 올리는 이 공양물의 맑고 밝은 청정한 기운이 시방세계에 두루 퍼져 대립과 경쟁이 있는 곳에 화합이, 시기와 질투가 있는 곳에 자비가, 투쟁과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전해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발원합니다.”

부처님께서 새벽별을 보고 깨달음을 성취한 성도재일, 그날의 별빛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2000여 개의 LED 촛불이 일제히 켜졌다. 지극한 마음으로 승보에 공양을 올리며 이번 생엔 반드시 깨닫겠다는 부산 불자들의 간절한 발원이 그대로 실렸다. 성도재일 기도주간인 1월5일 오후2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희의 법석, 조계종부산연합회(회장 원허스님)의 ‘제9회 성도재일 기념 승보공양대법회’에서다.
 

신묘장구대다라니 의식에 이어 진행된 육법공양.
도량결계의식.

신묘장구대다라니 합송과 도량청정결계 의식에 이어 이날의 주인공인 조계종부산연합회 스님들 입장으로 본격적인 법석의 막이 올랐다. 미래불교를 책임질 어린이 불자들의 손을 잡고 스님들이 입장하자, 2000여 불자들은 합장과 큰 박수로 환영했다. 여섯 가지 공양물에 경전을 더한 총 일곱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리며 온 세상에 퍼지길 발원하기도 했다. 법회 동참자들은 삼귀의와 우리말 반야심경을 합송하며 삼보에 귀의해 항상 청정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서원했다.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스님과 대광명사 주지 목종스님, 어린이 불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는 진제 종정예하.
진제 종정예하 법어.

이날 법석에 오른 진제 종정예하는 사부대중을 향해 ‘전매특허’와도 같은 ‘부모미생전 본래진면목(父母未生前 本來眞面目)’의 화두를 던지며 참나에 대한 통찰을 주문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부모에게 나기 전 어떤 것이 참 나인가에 대한 화두를 들고 앉으나 서나 의심에 몰두해야 한다. 이렇게 몰두하다보면 봄 바람에 눈 녹듯 중생심은 싹 없어지고, 지혜가 밝혀진다”면서 “이러한 출세의 길을 있건만, 왜 헛길로 가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 간절히 의심하고 의심해 의심에 시동이 걸리면 깨달음의 길이 환하게 열린다”며 “이러한 독특한 불법을 모르고, 100년을 산다한들 아무 값어치가 없다”고 설했다.

‘화합된 마음으로 함께’를 주제로 이날 법회를 주최한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화합은 부처님 본래 근본 가르침이며, 승가 운영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여기에 자비는 기본이고 희생과 봉사, 배려의 정신이 함께해야 한다”며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날을 기념하는 성도재일에 스님들께 예경 올리는 일은 불법을 향한 공덕과 다르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어 “가슴 깊이 환희심을 일으켜 스스로 불자임에 자긍심을 가진다면 한국불교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의 격려사.
승보공양대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이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격려사에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셨던 성도재일의 그날, 하늘에 반짝였던 새벽별의 찬란한 기운이 이곳 승보공양대법회에 당도했다”면서 “승보공양의 참뜻은 빈 발우가 담은 천금 같은 신심을 배우는 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성도절의 새벽 별빛이 매일, 매순간 여러분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서보석 조계종부산연합회 신도회장은 대회사에서 승가와 재가가 함께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서보석 회장은 “뜻 깊은 날 승보공양대법회를 열어 덕 높은 스님들께 불제자들의 작은 정성으로 공양을 올릴 수 있어 행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승가는 대지와 같아 일체 선법의 공덕을 기를 수 있다’고 했듯, 오늘 인연공덕으로 다함께 성불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 어린이 불자가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스님에게 승보공양을 올리고 합장반배로 인사하고 있다.
한 어린이 불자가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스님에게 승보공양을 올리고 합장반배로 인사하고 있다.
지역 최일선에서 어린이 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최미선 동련 사무국장이 부산광역시장상을 받고 있는 모습.
지역 최일선에서 어린이 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최미선 동련 사무국장이 부산광역시장상을 받고 있는 모습.

이날의 환희로운 법석에 함께한 지역의 주요 인사들도 법회를 계기로 승보 가치를 일깨우고 불자로서의 역할을 재점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축사를 통해 “성도재일은 불교가 세계 각국으로 전파돼 수많은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준 점을 생각하면, 모든 인류가 함께 축하해야할 날”이라며 “저 또한 부처님의 위없는 깨달음을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은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을 통해 사회 갈등을 국민통합으로 승화시키고, 남에게 베푸는 것이 곧 자신의 행복과 원을 성취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준 부산교육청 교육감도 “부처님같이 용맹정진의 뜻을 세우고 신심을 다지는 날이 되길 기원한다”며 “부산 교육도 모든 아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교육, 소통과 대화로 신뢰받는 교육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지역 포교의 최일선에서 나눔과 봉사활동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단체와 불자를 위한 시상식도 이어지면서, 이날 행사는 경건함 속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올해 처음으로 제정된 조계종부산연합회 회장상은 불교방송 법소리팀에게 돌아갔으며, 부산광역시장상은 재단법인 안국청소년도량이, 최미선 사단법인 동련 사무국장이 각각 받았다.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승보공양 의식.
어린이 불자들이 공양을 주제로 펼친 공연.
지역 의원인 김세연, 김해영, 윤준호 국회의원도 법회에 참여해 우리 사회 화합 상생을 발원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세연 김해영 윤준호 의원도 법회에 참여해 우리 사회의 화합과 상생을 발원했다.

법회 하이라이트인 승보공양 시간, 재가자들은 불국정토를 이루려는 스님들 원력에 함께 하겠다는 원력을 담아 공양을 올렸고, 스님들은 참된 수행자로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어린이들이 공양을 주제로 준비한 뮤지컬 공연과 연합합창단의 음성공양은 승보공양 의식을 더욱 장엄하게 했다. 장장 세 시간 가깝게 펼쳐진 이날 승보공양대법회는 축복경 축원과 ‘성불하십시오’ 음성공양, 사홍서원을 끝으로 여법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조계종부산연합회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포교 원력을 세우고 중생교화와 정법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조계종 스님들이 함께하는 수행단체이다. 스님들 포교를 돕고 조계종 종지종풍을 선양하기 위해 수행 프로그램 개발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저소득 가정에 ‘무비스님과 함께하는 연탄불공회’ 난방유 지원 사업으로 1400여 만원을 홀로 사는 어르신 55세대에 전달했다. 임원 사찰 신도들을 위한 재가안거 1박2일 단기 수행의 시간도 가졌다.

지난 7월에는 조계종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삼귀의·오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가장 근본이 되는 계율을 여법한 법석에서 수지한 경험은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유진상 부산울산지사장 kbulgy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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