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리는 어려워야만 할까? 부처님 말씀 ‘놀이’로 그려내다
왜 진리는 어려워야만 할까? 부처님 말씀 ‘놀이’로 그려내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1.03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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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작가 1월8일부터 14일까지 ‘PLAY BUDDHA!!展’

불화와 단청에 들어간 문양
일상생활 속 대상에 투영

어렵게만 느껴지는 ‘삼법인’
장난감과 게임 캐릭터 등에
‘놀이’개념 도입해 작품 제작

“신나게 논다는 것이 어려워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길…”
단청 문양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며 삼법인의 진리를 캔버스에 담아낸 황두현 작가. 물오리 장난감은 물론 로봇과 소라껍질도 그에겐 소중한 회화소재로 활용됐다.
단청 문양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며 삼법인의 진리를 캔버스에 담아낸 황두현 작가. 물오리 장난감은 물론 로봇과 소라껍질도 그에겐 소중한 회화소재로 활용됐다.

고통스런 이 세상도 변하기 마련이니 지금 힘들다고 너무 낙심하지 말라는 제행무상’, 모든 존재가 실체가 없으니 쓸데없이 고집피지 말라는 제법무아그리고 이러한 이치를 알지 못하면 만사가 괴로울 것이라는 일체개고’. 불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삼법인(三法印)은 여러 부처님 가르침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제대로 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가운데 삼법인을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화폭에 담은 작품전이 새해 관람객들을 찾아온다. 생활 속 사물들과 작은 곤충들에 불화기법과 단청문양을 적용한 새로운 회화기법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황두현 작가가 2번째 개인전을 연다. 황두현 작가는 오는 1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PLAY BUDDHA!!을 선보인다.

갤러리이즈가 공모한 신진작가 지원 전시에 당선돼 초대전을 갖는 황두현 작가는 문화재수리기술자(1081호 단청), 문화재수리기능자(3801 화공, 8818호 모사공) 자격을 갖춘 실력자이다. 10년 넘게 전통문화 현장을 지키며 활동해왔다. 그러던 중 불화와 단청에 들어간 문양들에 신선한 아름다움을 느낀 황 작가는 그간 연구한 불화기법들을 현대 사물에 적용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 때부터 주변의 사물들에 불화와 단청 문양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화장실에서 마주한 수도꼭지부터 사슴벌레, 나비 등 지나치기 쉬운 곤충들까지. 보이는 것이 모두 불화의 문양으로 장엄해 캔버스에 그려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을 모아 지난 2018년 개최한 첫 번째 개인전 ‘WHAT IS YOUR BUDDHA?(당신의 부처님은 무엇인가요?)’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그가 이번 전시에선 부처님 핵심 교리인 삼법인을 일상 소재로 풀어냈다. 특히 놀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황두현 작가는 대중들에게 진리를 쉽고 재미나게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진리를 왜 어렵게만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거듭한 끝에 얻은 답변이다.

그가 삼법인의 가르침 중 이번 전시에서 정성을 쏟은 부분은 제법무아’. 문양과 문양을 해체하기도 하고, 다시 재조합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우리 모두와 세상 만물이 인연에 의해 잠시 또는 잠깐 뭉쳐있을 뿐 진짜 나는 없다는 제법무아의 의미를 작품에 그려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황두현 작가는 무엇이든지 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본인만의 그림 세계를 성실하게 반영했다. 곤충이, 때로는 사물이, 그리고 재밌는 장난감과 유명 캐릭터도 불화와 단청의 문양을 빌어서 재탄생됐다. 아기들의 목욕할 때 가지고 노는 물오리 장난감과 게임 캐릭터, 나무, 소라 껍질도 황 작가에겐 소중한 회화 소재로 사용됐다.

이전보다 감성이 더해진 덕분에 예전보다 선은 구불거리고 두꺼워졌으며 바짝 들어가 있던 힘도 빠지고 때론 단순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에 대해 작가는 놀이의 개념으로 표현한 다양한 소재들은 지금 저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티브라며 원초적 놀이에 불화의 기법을 대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양을 가지고 ‘PLAY'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황두현 작가는 대중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작품에 깊은 철학과 삶에 대한 성찰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모든 가식과 관념을 내려놓고 단지 신나게 논다는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고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황두현 작가는 2018년 불교박람회BAF(Buddha Art Festival)에 참가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19BAF청년작가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18년 첫 개인전을 비롯해 2017년 제2회 현대 단청화전에 참가한 바 있다. 지금은 개인작업과 함께 전통불화 단청 작업에 진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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