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불교신문 창간 60주년 특집’
특별인터뷰 /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불교신문은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는 자료
앞으로도 종단 대소사 기록하고
사회에 불교적 관점 제시해주길”

탈종교화 시대를 맞이했지만
종단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면
불교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종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2020년은 불교신문 창간 60주년을 맞은 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신문인 불교신문은 1960년 창간 이후 현재까지 한국불교 역사를 기록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포교지로서 역할을 해왔다. 본지에서는 창간 60주년을 맞아 조계종 입법기구의 수장인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을 만나 60주년을 맞은 불교신문에 대한 바람, 종단과 한국불교 발전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불교신문의 역할과 종단 현실, 한국불교 미래에 대한 범해스님의 진단은 진솔하고 명확했다.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불교신문 창간 60주년을 맞아 “종단을 대표하는 언론기구로서 불교신문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사관으로서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불교 미래에 대해서도 스님은 “현재를 착실하게, 현재를 분명하게, 현재를 올바르게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형주 기자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불교신문 창간 60주년을 맞아 “종단을 대표하는 언론기구로서 불교신문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사관으로서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불교 미래에 대해서도 스님은 “현재를 착실하게, 현재를 분명하게, 현재를 올바르게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종도들의 권익을 위한 입법 활동, 종단 미래를 위해 각종 법령과 현안들을 논의하는 입법기구다. 1년 2개월여 동안 중앙종회를 이끌어 온 범해스님. 중앙종회의장 소임을 맡은 이후 스님은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범해스님은 종단 입법기구 수장인 중앙종회의장 소임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종단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종회 역할이 막중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범해스님은 “그동안 많은 스님들께서 종회의장을 지내며 역할을 원만히 해오셨다. 그 소임을 하는데 있어 부족하지만 종단 안정과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고자 최선을 다해 소임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범해스님이 종회의장 소임을 맡은 이후 중앙종회는 활발한 토론과 논의로 종단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님은 이같은 평가를 종단 미래를 함께 고민해 온 스님들에게 돌렸다.

범해스님은 “종회의장으로서 보면 종단을 운영하는데 많은 일들이 있다. 이런 일들은 종회의장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니다. 81명 종회의원 스님들과 같이 논의하며 종단의 미래와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종헌종법 틀 안에서 종단이 올바르게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곧 종회의 역할이다. 종단 안정은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모든 소임자 스님들과 종회의원 스님,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함께 이룬 성과다. 종단이 안정적으로 가길 바라며 종단 발전을 함께 고민하는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종회를 이끌며 곁에서 바라본 불교신문에 대해 범해스님은 “불교신문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대장경이자 종단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史官)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교신문은 그동안 종단 기관지이자 교계지로서 역할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팔만대장경이 부처님 말씀을 고이 간직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지키고 이어오고 있는 것과 같이 지면을 통해 종단 역사를 기록하는 교계지인 불교신문도 쌓이고 쌓이면 대장경 못지않은 역사가 됩니다. 불교신문은 기록된 역사를 돌아볼 수 있고 또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종단 대소사를 기록하고 불자들의 신행을 선도하며 사회에 불교적 관점을 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종단을 대표하는 언론기구로서 불교신문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사관으로서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창간 60주년, 환갑을 맞은 축하 인사와 함께 불교신문이 한 단계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범해스님은 “불교신문 창간 60년을 축하한다. 앞으로 60년뿐만 아니라 우리 종단이 영원토록 존속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외호의 기능, 역할을 해 달라. 종단 대소사를 잘 살피는 역사의 증인이자 종단을 대표하는 얼굴로서 상징성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아무리 미디어가 발달하더라도 지면 신문이 갖는 효율성, 중요성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등 홍보에 더욱 적극성을 가져 달라. 현대인들을 위한 홍보, 포교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불교신문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해서 만들어 내야 한다”며 “불교신문을 전자기록으로 남겨 역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교신문은 스님들과 불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막대한 영향을 갖고 있다. ‘한 장의 신문이 한 사람의 포교사’라는 말처럼 앞으로도 포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탈종교 시대, 종교 위기 시대를 맞아 불교의 역할과 종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평소 소신도 강조했다. 범해스님은 사회에서 바라보는 불교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무엇보다 조계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사회에서 바라보는 눈높이에 부응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종단에서 펼치고 있는 다각적인 노력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불교신문 창간 60주년을 맞아 “종단을 대표하는 언론기구로서 불교신문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사관으로서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불교 미래에 대해서도 스님은 “현재를 착실하게, 현재를 분명하게, 현재를 올바르게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형주 기자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불교도 종교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종단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합니다. 조계종은 장자 종단이자, 한국불교를 이끌어 가는 종단으로서 조계종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수행 종단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종단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면 아무리 탈종교화 시대라고 하더라도 불교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필요한 종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범해스님은 불교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조계종의 수행 전통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꼽았다. 매년 두 차례 안거 기간 동안에 전국 100여 곳의 선원에서 2000여 명의 스님들이 치열하게 용맹정진하는 수행 전통을 이어오고 있고, 천막결사라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낸 흐름은 모두 수행종단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범해스님은 “불교 수행에는 다양성이 있다. 전국 선원에서 많은 스님들이 용맹정진 하고 있고 천막결사를 통해 불교가 한 걸음 더 사회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사회에서 종단을 바라보는 안목을 새롭게 하고 극한의 수행을 통해 종단이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통해 그동안 사회에서 잘 알지 못했던 안거 문화, 출가본분사를 위해 정진하는 특별한 문화가 알려지고 울림을 주고 있다”며 “한국불교가 어려울 때마다 있었던 결사와 같이 불교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불교위상을 세우는 큰 발걸음이다. 그러한 시도를 종도의 한 사람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 “현재 위치에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희망과 기대에 찬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각자가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범해스님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강조했다. 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전하는 새해 인사도 덧붙였다.

“한국불교 미래와 희망은 종단에 있는 모든 분들이 종단 미래를 고민하고 고민 속에서 나오는 일들에 있다고 봅니다. ‘현재를 착실하게, 현재를 분명하게, 현재를 올바르게’ 볼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잘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교의 안 좋은 모습은 개선하고 좋은 모습은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종단을 이끌어 갈 분들이 현재보다 더 나은 상황에서 종단을 운영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현재 소임을 맡고 있는 모든 분들 각자가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불교의 미래는 희망차게 다가올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불교신문 창간 60주년을 축하드리며 새해에도 불교신문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신문을 통해 삶이 정화되고 다양한 불교 흐름도 익혀 부처님께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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