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실록 60년…‘파사현정’ 기치 드높인 원력보살들
불교실록 60년…‘파사현정’ 기치 드높인 원력보살들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9.12.27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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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불교신문 창간 60주년 특집’
창간 60주년 인물로 보는 불교신문


청담스님 초대 발행인으로 창간
법정스님 ‘신문사 초창기’ 초석
박경훈, 선원빈 등 ‘명기자’ 활약

신심과 교학 두루 갖춘 인재들
불교·사회 살찌우는 자양분 역할
불교 지평 넓히며 각계서 활동
1960년 창간된 불교신문의 시작은 곧 대한불교조계종의 시작이었다. 불교정화운동의 중심이자 조계종 종정과 총무원장을 역임한 청담 순호대종사(靑潭淳浩, 1902~1971)는 불교신문의 초대 발행인이자 종단을 출범시킨 주역이다.

불교신문은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펴고, 교단을 외호하며, 시대정신을 선도하기 위해 전 조계종 청담스님을 초대 발행인, 편집인, 사장으로 모시고 1960년 1월1일 ‘대한불교’라는 제호로 창간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청담스님은 당시 창간사를 통해 “우리불교는 앞으로 더욱 많은 중생에게 포교하여 모든 국민에게 영적 구원을 주고 건전한 사회건설에 공헌할 사명을 띠고 있다”면서 “이 중차대한 사명을 완수하려면 우리 전국승려와 신도들은 가일층 수도에 힘쓰고 포교에 매진해야 하며 여러 가지 건설적이며 실제적인 방안을 수립해야겠다. 그의 일단으로서 우리 조계종단의 기관지 '대한불교'를 창간한다”고 천명했다.

초대 발행인의 이와 같은 발원과 함께 불교신문은 어느덧 60년의 역사를 담고, 새로운 반세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불교신문 사람들’의 헌신적인 공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발행 겸 편집인 청담스님, 부사장 경산스님, 주필 이종익 박사, 편집국장 안낙준, 박경훈 씨가 중심이 돼 1960년 창간호를 발행한 불교신문은 이듬해 3월 ‘대한불교신문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3년 7월에는 일본에 동경총국을 개설 정한영 씨를 총국장, 김지견 씨를 주재특파원으로 상주하게 하며 해외포교의 개척자로 나서게 된다.

또한 1964년 7월에는 이한상 씨가 운영권을 인수, 주간 대판 4면으로 지면혁신을 단행하며 일간지 못지않은 양질의 편집과 신문사 체계를 갖춰 60년 불교신문사에서 가장 안정되고 알찬 신문을 발행한 시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불교신문은 창간 이후 지령 3547호(1월1일자, 60주년 특집호)까지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이들은 불교신문 재직 동안 순발력과 필력으로 기자의 명성을 드날렸고, 퇴직 후에도 자리를 빛낸 인재들이다.

‘무소유’의 가르침으로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 했던 우리시대의 큰 스승 법정스님(1932~2010)은 불교신문을 통해 시대를 꿰뚫는 명칼럼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불교신문은 지난해 11월 법정스님이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불교신문에 게재한 원고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낡은 옷을 벗어라>를 출간해 불교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스님의 원적 10주기 추모집으로 선보인 이 책에는 출가 초기 역경사업을 하며 쓴 설화를 비롯해 문학적 감수성이 넘치는 시,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으로 불교의 낡고 해묵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칼날같이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결기 넘치는 스님의 논단과 칼럼이 다수 수록됐다.

또한 시인이자 문필가로 이름 높인 정휴스님은 1970년대 말 불교신문 편집국장을 맡아 불교신문의 문화향취를 한껏 높였으며 1960년대 말에는 사장을 역임하면서 불교신문의 틀을 세우기도 했다. 교계언론매체인 주간불교와 법보신문 창간, 불교방송 개국 등에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이와 더불어 불교신문 기자 출신들은 직업을 살려 언론계나 학계에 많이 포진했다. 학계에 인물이 많은 것은 학자들 못지않게 공부해야 하는 전문지 특성 때문이다. 불교신문 초창기에 해당하는 1960년대 기자들은 퇴직 후 일간신문이나 학계에 들어갔다. 고(故) 목정배(1937~2014)·송재운 동국대 교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송 교수는 평기자로 출발해 편집국장을 거쳐 학계로 진출했다. 그는 “당시 직원 대우는 일간신문과 견줘 손색이 없었고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기도 했다”면서 “도제양성 포교 역경의 종단 주요사업을 추진하는 선봉에 섰고, 불교신문 편집회의는 조계종의 주요 종책을 결정하는 역할까지 맡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불교신문의 인물’로서 존경받는 또 다른 인물이 박경훈 전 동국대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이다. 불교신문 창간 멤버인 박경훈 위원은 고은 시인과 함께 불교신문을 반석에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63년 편집국장을 맡았던 그는 “불교신문에서 일하며 두 번의 폐간 위기를 겪었고, 그때마다 실질적인 경영주이자 편집자이고 기자였으며 때로는 사환이기도 했다(<광덕스님의 시봉일기> 중에서)”고 회고했다. 특히 광덕스님은 부교신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운영을 맡아 회생시킨 가장 큰 공헌자다.

1967년 불교신문 주필을 역임한 고(故) 서경수 교수(1925~1986)는 1977년 인도 네루대학에서 한국문화를 가르친 최초의 한국인 인도철학자이며, 동국대에서 인도철학과를 신설한 공로자로 알려져 있다. 효봉스님의 상좌로 탁월한 필력을 가진 고은 시인도 불교신문 창간멤버로 활약한 인물이다. 1960년 8월 주필을 맡은 그는 1950~60년대의 허무주의적 시풍에서 1970~80년 때 현실 참여시를 거쳐, 최근에는 통일문학의 새 지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도 초대 주필을 맡았던 고(故) 이종익 동국대 교수(1912~1991),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의미 있는 글을 써온 헌법학자 한상범 동국대 교수, 스님 출신 시인으로 문명을 날린 유엽 시인 등도 불교신문 주필을 맡아 지면을 빛냈던 인물들이다.

1960년대 후반 ‘최초의 여기자’로 입사했다가 결혼과 함께 퇴직했던 김숙현 기자는 이후 부산일보로 자리를 옮겨 논설위원을 끝으로 정년퇴직했다. 희곡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1년 수필집 <가슴에 폭탄을 품은 여자들>을 펴내기도 했다.

1970년대 들어 현재까지 불교계 기자들의 선배로 존경받는 선원빈 기자가 동국대를 졸업한 뒤 불교신문에 입사했다. 1980년대 불교신문이 신군부에 의해 강제폐간 당하는 아픔을 지켜봐야 했던 그는 불교계의 두 번째 신문 주간불교신문이 창간되자 초대 편집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1988년 법보신문 창간 때 또 다시 편집국장을 맡았고, 1993년 불과 51세의 나이에 세상을 등져 많은 후배와 스님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불교계 기자 최초로 20년을 근속해 후배들이 잔치를 마련한 적이 있으며, 사후에는 후배 기자와 지인, 불교계 지도자들이 ‘선원빈 기자상‘을 제정해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외도 오진탁 한림대 교수도 1980년대 중반 불교신문 기자로 소임을 다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불교신문은 한 때 스님들이 편집국장으로 활약한 시대도 있었다. 1976년 향봉스님이 첫 스님 편집국장으로 부임한 뒤 1980년 5월 정휴스님, 1982년 7월 법철스님, 1983년 11월 도수스님 등 10여 년 동안 스님들이 불교신문의 편집을 책임지는 ‘데스크’를 맡았다.

1960~70년대 불교신문을 거쳐 간 기자들은 당시 최고의 엘리트로 굳은 신심과 원력을 갖고 불교신문에 들어왔지만, 취약한 재정구조, 종교지로서의 한계 등으로 그때마다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이 불교신문에 재직하면서 배운 부처님 법과 신심은 지금도 사회 각계각층에서 불교와 사회를 살찌우는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 출신중에는 최장기 근속자로 남아있는 최정희 기자도 불교신문 60년 역사를 빛낸 인물이다. 그는 1980년 불교신문 폐간 당시 통곡을 해 주위 동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는 19년간의 불교신문 기자생활을 접고 1994년 현대불교신문 초대 편집국장을 맡았다.

1970년대 후반 편집부장을 역임한 김인수 기자와 1990년대 초반 편집국장을 역임한 양범수 기자 역시 불교신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이다. 양범수 기자는 특히 재직 동안 WFBY 한국 측 간부를 맡는 등 국제포교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현재도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은 1980년 중반 불교신문을 질적으로 향상시킨 인물이다. 불교신문 기자와 주필을 역임하고 불교방송, 불교텔레비전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불교계 언론의 어른으로 꼽힌다.

1990년대 활약했던 기자들은 2000년대 들어 불교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정웅기 기자는 참여불교재연대 사무총장을 거쳐 현재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생명평화대학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기련 기자는 거제종합사회복지관장을 역임하고 불교신문 주간을 거쳐 현재 학교법인 동국대 법인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2020년 창간 60주년을 맞은 불교신문은 사장 정호스님을 비롯해 취재, 편집기자, 업무국 직원 30여 명이 그 동안 수많은 선배들이 일궈 낸 성과를 계승하고 현대사회에 맞는 불교언론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또 다른 출발점’ 위에 서 있다.

[불교신문3547호/2020년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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