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불짜리 손맛으로 어르신 입맛 책임져요”
“백만불짜리 손맛으로 어르신 입맛 책임져요”
  • 홍다영 기자
  • 승인 2019.12.31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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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년 신년 특집’
신바람 나는 포교사단 포교사들
- 서울지역단 동부총괄지역봉사 1팀


최극빈 독거노인가정에
일주일치 반찬 만들어 전달

“모두가 팀의 주인이라는
똑같은 마음으로
봉사가 항상 즐겁다”

남다른 신심으로 불철주야 포교 최일선에서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조계종 포교사들이다. 조계종 포교사단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부처님 법이 미치지 못하는 단 한 곳이라도 더, 한 사람이라도 더 부처님의 정법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종단의 기둥이다. 교도소, 군부대, 요양원, 어린이 및 청소년 포교 분야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본지는 올 한해 ‘신나는 포교 현장’에 함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포교사들의 땀과 열정의 현장을 직접 찾아간다. ‘신바람 나는 포교사단 포교사들’을 통해 이들의 숨은 원력을 조명한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지난 12월12일 안암동 주민센터에 모인 서울지역 포교사들이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지난 12월12일 안암동 주민센터 6층. 10평이 채 안 되는 좁은 조리실에 빨간색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그득하다. 야채를 다듬고 볶으며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들은 다름 아닌 포교사단 서울지역단(단장 정청현) 포교사들.

이추월 동부총괄지역봉사 1팀장을 중심으로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들 가정에 배달할 반찬 만들기에 열과 성을 쏟고 있었다.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바깥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실내는 따뜻한 훈기가 돌았다. 수년째 한결같은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도란도란 모여 앉아 활동하다 보니 한 식구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구수한 냄새가 코로 훅 들어왔다. 금세 침이 고인다. 오전10시반, 모두들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는지 이미 모든 재료손질을 마치고 본격적인 요리에 돌입했다.

이추월 팀장이 환한 미소로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정말 고생많으시다”고 인사하자, “다들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봉사로 생활에 활력을 얻고 있는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조계종 1기 포교사로 한평생 미래세대 포교에 매진하다, 일반 사회로 따지면 은퇴할 시기지만 이제는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이 팀장이다.

반찬 나눔은 조계종 포교사단이 설립한 사단법인 좋은인연에서 진행하는 활동으로, 서울지역단 동부총괄팀 지역봉사1팀 포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고 있다. 하루 동안 일주일치 반찬을 만들어 배달한다. 포교사들이 이날 책임지고 만들어야 할 메뉴는 총 4가지.

국솥에는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특재 육수에 노란 된장을 풀어 넣은 아욱국이 보글보글 끓고 있고, 잘게 썬 당근에 시금치, 양파, 파프리카, 버섯이 듬뿍 들어간 잡채도 정성으로 버무렸다. 새빨간 양념이 들어간 오이양파무침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겨울철 입맛 잃은 어르신들을 위한 영양만점 반찬이다. 좁은 공간을 이리저리 부지런히 움직이며 반찬 하나에도 정성을 쏟는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매주 반찬 레시피는 고미애 포교사가 짜온다.

생업에 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절대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봉사에 함께한 김석자, 백승금, 강예자, 박윤재, 한성웅 등의 포교사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분주하게 반찬을 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최고참 포교사, 임희웅 전 단장이다. ‘포교가 수행, 수행이 곧 포교’라는 마음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임 전 단장은 “우리 사회 어두운 곳을 밝히는 역할을 불교가 해야 한다”며 “작고 초라해 보이는 초가 어두운 방을 환하게 밝히듯, 불제자라면 부처님 말씀을 반드시 몸으로 옮기는 그런 정신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거노인가정 반찬 만들기에 참여한 포교사들.
독거노인가정 반찬 만들기에 참여한 포교사들.

모든 음식을 만든 이후, 정겹게 둘러앉아 식사를 하며 다음 주에도 맡은 역할에 충실하자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뒷정리가 시작되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선다.

배달은 주민센터에서 도맡고 있지만, 몇몇 가정에는 직접 전해준다. 낮 12시30분, 박금숙 포교사를 따라 동사무소에서 10여 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한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했다. 이미 2년이 넘었다고 한다. 반지하 빌라 문을 열고 들어가 “할머니 저 왔어요”라고 큰 소리로 부르며 부엌 한켠에 반찬들을 놓았다.

여든이 넘은 고령의 할머니가 박 포교사의 손을 잡으며 “손이 얼음이네”라고 했다. 그러자 “열심히 (음식) 만들었죠”라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미리 준비한 내의를 꺼내 할머니에게 안겼다. 강여진(가명·83) 할머니는 “이 추운 날 누가 (날 위해) 이런 걸 해 오겠냐”며 연신 “고맙다”고 했다.

박 포교사와 헤어지기 직전 포교사로 느끼는 보람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박 포교사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박 포교사는 “어르신들이 ‘백만불짜리 밥’이라며 다 맛있다고 하셔서 더욱 힘이 난다. 뒤늦게 포교사 됐지만 정말 이 길을 걷길 잘했다”며 밝게 웃었다.

모두1시30분. 서울지역단 동부총괄 지역1팀의 활동도 모두 마무리 됐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최상의 공양이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위없는 향기 되네, 아름다운 그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고, 깨끗한 그 성품이 영원한 법신일세’라는 부처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긴다는 이추월 팀장은 “모두가 이 팀에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 봉사가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지역 봉사 활동에 불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포교사들의 백만불짜리 미소에서 한국불교의 밝은 미래가 그려졌다.
 

직접 배달을 맡은 한 포교사가 독거노인을 만나 안부를 묻는 모습.
직접 배달을 맡은 한 포교사가 독거노인을 만나 안부를 묻는 모습.

 

포교사단, 2020년 생동감 넘치는 포교 다짐

방창덕 포교사단장.
방창덕 포교사단장

창립 20주년을 맞은 포교사단이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포교사단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원력이다. 올 한해 전국 곳곳에서 방창덕 11대 포교사단장을 중심으로 전법포교에 활력이 넘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생동감 넘치는 포교사단을 위해 이번 집행부가 내놓은 주요 사업은 10여 가지. 방 단장은 우선 “포교사단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팔재계 법회는 한국불교 선지식 스님들과 사회 주요 인사를 초청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하고, 포교 원력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포교사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각 지역단 특성을 반영한 정관 개정, 포교사단 산하단체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운영방안 마련, 운영위원 토론방 개설, 포상제도 개선, 화합 상생 조직 실현, 포교사단 단보 발간, 통일된 의식집 발간·교육 등으로 요약된다.

방 단장은 “포교사단 모든 운영은 지역단장님을 비롯한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들어 소통하고 화합하는 포교사단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지난 일을 거울 삼아 심기일전하며 11대는 생동감 넘치는 포교사단이 되도록 전심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547호/2020년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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