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사 주지 도서스님 특별인터뷰

망실토지 환수, 국유지 매입해
원주 김포에 동서도선사 불사

신도용 셔틀버스, 승강기 마련
신행하기 좋은 사찰로 변신해

6년간 720톤 쌀 지역에 나눠줘
통 큰 보시로 사회적 나눔 실천

청담스님 유훈 교육복지 매진
청담중고, 24개 시설 운영 중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은 주지 취임이후 도량정비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노후된 전각 전체를 보수하고, 셔틀버스, 승강기, 벤치 등 신도들이 편안하게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완비했다. 뿐만 아니라 청담스님의 유훈을 이어 교육과 복지사업에도 헌신하고 있다. 지난 15일 도선사에서 만난 도서스님은 최근 몇 년 사이 확연히 달라진 도량을 둘러보며 함께 해준 신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형주 기자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은 주지 취임이후 도량정비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노후된 전각 전체를 보수하고, 셔틀버스, 승강기, 벤치 등 신도들이 편안하게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완비했다. 뿐만 아니라 청담스님의 유훈을 이어 교육과 복지사업에도 헌신하고 있다. 12월15일 도선사에서 만난 도서스님은 최근 몇 년 사이 확연히 달라진 도량을 둘러보며 함께 해준 신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형주 기자

북한산이 품은 천년고찰이자 호국기도도량인 서울 도선사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고 있다. 도선사 중흥조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청담스님이 도선사를 중창한 것에 버금가는 불사가 최근 6년 사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 선두에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이 있다.

지난 2013년 도선사 주지로 취임한 이래 도서스님은 많은 불사를 일궜다. 망실위기에 처한 사찰 토지를 환수했고, 경내 국유지를 매입했다. 또 원주 동도선사와 김포 서도선사 건립을 추진하며, 원주혁신도시와 김포신도시 포교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신도들이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신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과 환경을 정비하는 등 손가락으로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기도도량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을 넓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 인연을 맺어주는 도서스님을 12월15일 만났다.

도서스님이 도선사 주지 소임을 맡은 지난 6년의 시간은 ‘공심’이란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스님은 그간 삼보정재를 지키고, 사격을 일신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도선사 곳곳서 보이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이런 노력을 대변한다.

우선 스님은 경내를 관통하는 수로부지인 구거를 용도폐기하고, 복잡하고 다난한 행정절차와 설득을 거쳐 800여 평에 달하는 국유지를 매입했다. 덕분에 도량은 확장됐고, 동시에 경내 무허가 건물들이 양성화 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지역포교소와 문중 스님들 사찰도 종단등록을 유도해 공공의 성격을 더했다. 미등록 사설사암으로 남아 있거나 토굴 수준이었던 곳의 불사와 포교에 힘을 실어주면서 종단등록까지 이어준 것이다. 의정부 성불사, 통영 연화사, 안동 세심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님은 또 낡고 오래되어 안전에 위험이 있는 전각과 시설들을 차례로 정비했다. 신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공양간과 해우소 시설 등의 환경을 개선했고, 경내 진입도로도 정비했다. 또 석불전을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신도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기도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누수로 인한 누전 등으로 위험했던 기도접수처도 현대식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2017년에는 서울시와 협력해 창건 이후 처음으로 상수도 시설을 갖췄다. 놀랍게도 도선사는 서울을 대표하는 기도도량임에도 물복지 사각지대였다. 사찰이 워낙 높은 지대에 있어 수도시설을 설치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몇 해 전까지 상수도 설비가 없었던 것이다. 지하수와 계곡물을 아끼고 아껴 생활하고 있었지만, 가뭄이 길어지면서 늘 물이 부족했었다. 상수도관이 지나갈 땅 소유주들을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수돗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스님은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오랜 숙원인 상수도관을 설치했다”며 “도선사 스님과 신도들이 깨끗한 수돗물을 편하게 사용하게 돼서 기쁘고, 또 소방용수로 활용해 사찰성보도 화재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전각 전체에 단열설비를 하고 냉난방기를 설치해 신도들이 더위와 추위에 관계없이 늘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대형 셔틀버스를 새로 사 운영하고 있으며,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신도들을 위해 대합실도 짓는 등 스님의 불사 스케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령의 신도들을 위한 배려도 이어진다. 노약자들을 위한 봉고차를 구입해 별도로 운행하고, 참배기도를 위한 의자를 야외에 설치했다.

“전통문화와 현대식 편의시설이 공존하는 사찰로 일신하면서 신도들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불자들이 신심 나게 기도하고 신행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뤄진 불사”라고 스님은 설명한다.

이와 함께 경내 부도전도 조성한 스님은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전통사찰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웠다. 천왕문 옆 산기슭에 위치해 있던 부도 4기를 청담대종사 석상아래 전격적으로 부도전을 마련해 이전봉안하고, 혜성스님과 현성스님이 입적함에 따라 두 스님의 부도를 새로 조성하여 봉안하였다.

불교성보 보존과 관리도 충실히 하고 있다. 스님은 경내 성보를 전수 조사해 성보대장을 편찬하는 등 체계적인 성보관리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또 청담기념관 내 수장고를 신설해 효율적으로 성보를 보존관리 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노력이 바탕이 돼 도선사 석조관음보살상이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될 수 있었다. 지난 11월에는 도선사가 미래세에도 많은 이들에게 귀의처이자 안식처가 되기를 발원하며 미륵부처님을 모셨다.

또한 도선사의 역사와 각종 자료, 소장 성보문화재, 불사(佛事) 기록, 청담대종사 유물 등을 집대성한 <도선사지>를 발간했다.
 

교육, 복지사업으로 청담대종사 유훈을 실천하고 있는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 김형주 기자
교육, 복지사업으로 청담대종사 유훈을 실천하고 있는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

스님의 불사 미담 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공양미’다. “불자들이 간절한 발원과 신심으로 불전에 올리는 공양미만큼은 최상의 쌀로 준비한다”는 스님은 새만금 간척지인 부안군에서 생산되는 쌀을 공양미로 마련한다고 했다. 불자들이 정성으로 올린 공양미는 3일·7일이 지나면 각 전각에서 내려진다. 그 쌀로 스님은 도선사에 오신 모든 이에게 밥을 지어서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공양미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이들도 신도들이다. 법회 후 공양간에 갔다가 식사를 하신 신도들은 “밥이 맛있어졌다”며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주지 스님 덕분에 자신이 최상의 공양미를 올린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다.

최상품의 공양미는 어려운 이웃에게도 보시된다. 도선사는 불자들이 올린 공양미를 ‘자비나눔 쌀’로 지원하는데 그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지난 6년간 도선사가 지원한 쌀은 80kg들이 9000가마로 총 720톤에 달한다. 전국 각지의 사찰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과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성북구, 중랑구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지며, 혜명복지법인 산하시설 및 복지기관과 군법당, 군부대까지도 보내지고 있다.

쌀을 통한 나눔과 함께 학교법인 청담학원과 사회복지법인 혜명복지원을 통해 인재양성과 사회복지불사를 실천하고 있다. ‘자비무적 방생도량(慈悲無敵放生道場)’이란 친필을 남겨 중생구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청담스님의 뜻을 스님은 교육과 복지로 계승하고 있다.

“청담중·고등학교를 지원하고, 또 종단에서 설립 운영하는 탄자니아 농업기술대학교 건립을 후원하는 것은 청담스님이 제창한 교육불사, 복지불사, 포교불사의 유지를 잇기 위한 노력”이라고 스님은 말한다.

스님은 도선사와 사회복지법인 혜명복지원의 역량을 총동원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을 꾸준히 보살펴 왔다. 혜명복지법인 산하에는 보육원, 양로원을 비롯해, 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그룹홈 외에 금천구립 푸드뱅크마켓 등 24개 시설이 있다.

혜명보육원에는 부모를 알 수 없는 아기와 가정폭력으로 내몰린 아이 등 60여 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올해는 물론 매년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게 스님은 대학입학금 전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푸드뱅크를 통해 후원받은 음식들을 어려운 이웃과 전국 사찰에 후원을 해서 각처의 복지시설에 전달되도록 하고 있는 등 스님의 통 큰 보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행복과 온정을 느끼고 있다.

도서스님은 도선사 주지이기도 하지만, 부처님 혜명을 잇는 출가자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법이 전해지길 서원한다. 도선사의 역량을 결집해 추진하고 있는 원주 ‘동도선사 건립불사’와 김포 ‘서도선사 건립불사’는 불교가 취약한 도심포교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원력이 담겨 있다. 동·서도선사 건립불사는 도선사 창건 이래로 가장 괄목할 대작불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서스님은 “앞으로도 도선사를 중심으로 청담스님의 유지를 전국 곳곳으로 선양해 나가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며, “나아가 원주 혁신도시와 김포 신도시에 조계종을 대표하는 포교도량을 건립해, 조계종단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끝으로 “오늘날 도선사의 대작불사가 이렇게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신도님들의 신심과 원력 덕분”이라며 신도들 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45호/2019년1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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