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한 달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
12월14~15일 용맹정진
“사회 갈등·대립 극복
화합 상생 가치 발원”

12월14일 열린 화합과 공존, 상생 세상을 위한 사부대중 철야정진법회에는 전국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함께했다.

“상월선원 정진결사! 한국불교 중흥결사! 대한민국 화합결사! 온 세상 평화결사~~”

12월14일 저녁, 어두운 주변과 달리 환하게 불 밝힌 위례 상월선원 천막법당에서 사부대중의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9인의 결제대중이 비닐하우스 선방에 입방한지 이제 한 달째로 접어든 이날,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철야정진법회가 펼쳐졌다.
 

사진 왼쪽부터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 등이 합장 기도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교육원장 진우스님,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스님 등이 기도를 올리는 모습.

특히 이날은 전국의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을 들썩이게 할 정도의 인원이 한꺼번에 모여, 입재식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스님 사회로 진행된 법회는 상월선원 총도감 혜일스님의 경과보고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혜일스님은 “동안거 시작 한 달 만에 5만 명 정도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오늘도 3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이는 참 희유한 일”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스님들께선 지금 200g 정도의 극히 소량의 식사로 하루를 버티고 있고, 일체 난방이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추위와 싸우며 정진하고 있다”며 “저체온증이 정말 염려되는 상황인데,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하며 지속적으로 응원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했다.

곧이어 철야정진 입재식이 봉행됐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500여 대중은 삼귀의, 한글반야심경을 봉독했다. 이어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이 불퇴전의 용맹정진에 대한 의지를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문을 낭독했다.

“혹독한 계절이지만 상월선원 정진은 더욱 뜨겁고,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은 너무도 절실합니다. 저희들은 결제대중의 본보기를 예경하고, 오늘의 공덕을 우리 사회에 널리 나누고자 합니다. 상월선원 결제대중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정진하고, 사회와 국민의 큰 버팀목이 되어나가도록 몸과 마음이 하나 되어 지켜가겠습니다. 당신이 걸으신 길을 따르겠다는 서원을 너그럽게 섭수하시어 널리 증명해 주시옵소서.”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스님 인사말.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을 대표해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스님의 인사말도 이어졌다.

원경스님은 “봉암사 결사 당시 내걸었던 공주규약 보다 훨씬 혹독한 청규를 다짐하고 수행정진을 하고 있는 이곳 상월선원은 그 처절함과 치열함으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불씨를 만들고 있다”며 “천만 불자의 마음을 모아 난마처럼 얽힌 한국불교 현실을 극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理)와 사(事), 승과 속, 산중과 도심을 구분 짓지 않고 분별없는 마음으로 진행되는 상월선원의 새로운 시도는 불자들 자존감을 높이고 종단 위상을 높여 한 단계 도약하는 튼튼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이 숭고한 상월선원 정신과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입재식에는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 불교신문사장 정호스님이 참석했다.

또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스님(마곡사 주지)을 비롯해,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봉선사 주지 초격스님과 서울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도 참석했다.

주지 스님을 대신해 용주사 총무 성무스님, 신흥사 총무국장 무문스님, 월정사 부주지 적천스님, 동화사 재무국장 소능스님, 불국사 부주지 정문스님, 쌍계사 기획국장 승범스님, 통도사 종회의원 각성스님, 고운사 총무국장 성오스님, 백양사 종회의원 만당스님, 군종교구 부교구장 성광스님, 동국대 정각원장 묘주스님, 종회의원 우봉스님, 연규스님이 참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성이 동국대 총장, 정연만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회장, 김상훈 서울 봉은사 신도회장도 함께 했다.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의 발원문 낭독.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이 이러한 참석 대중들의 염원을 담아 발원문을 낭독하며 ‘화합과 공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정묵스님은 “오늘 이 특별한 철야정진을 시작으로 외호대중들은 부처님 지혜를 증득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고, 우리 땅 곳곳에 새로운 불교의 등불이 피어나서 뿔뿔이 흩어진 국민들 마음을 안정시켜 화합이 이뤄지고 한국불교 미래가 환하게 밝아지길 기원한다”면서 “갈등과 분쟁을 일삼는 중생에겐 화합과 평화의 길을 알려주시고, 남북한이 화합해 평화롭게 공존해 통일의 길로 나아가게 해 주시며, 불자 대중들이 모두 건강하고 안전해 신명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발원했다.

입재법회가 끝난 직후 박범훈 불교음악원장을 중심으로 한 봉은국악합주단이 흥겨운 국악공연을 대중들에게 선사했다. 밝고 경쾌한 우리 소리로 법회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발원 결사등 달기와 탑돌이에 이어 밤10시부터 본격적인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가 이어졌다. 대중들은 대다라니기도 정진으로 밤을 지새우며 12월15일 새벽까지 용맹정진한다.  
 

봉은국악합주단의 흥겨운 국악공연.
깊어가는 겨울 밤, 비닐하우스 천막선방에서 정진중인 9명 스님들을 응원하는 발원등이 빼곡히 걸렸다.

다음은 이날 입재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요지를 정리한 것이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함께 수행하고 이를 사부대중에게 전하는 것이 한국불교 사명이고 전부라고 생각한다. 9분 스님들 덕으로 함께 이러한 뜻을 나누게 돼 감사하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처음에는 안에 계신 어른 스님의 건강이 염려돼 투정 아닌 투정을 많이 했다. 그동안 배부르고 따뜻하고 여여하게만 세상을 살면서 수행했기 때문에, 도인이 나오지 않고 심지어는 종교가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 지금의 이런 결사 정신을 잇는다면 한국불교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것을 바라는 마음에 이 추운 날 (스님들이 먼저) 총대를 메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혜일스님이 (천막 내부) 상황에 대해 알려줬을 때 모골이 송연했다. 희유한 일이다. 한국불교 수행의 근간을 좀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9분 스님들께서 저희들께서 몸소 보이는 행위다. 우리 종단이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수행 풍토를 잡아나갈 수 있도록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시고 있다. 추운 겨울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사부대중의 염원을 담아 건강하게 수행 마치고 나오도록 불보살 님 전에 기도하는 마음을 갖자.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제방선원에서 2000여명의 수좌 스님들이 동안거 결제 정진을 하고 계시다. 저희 조계총림 송광사도 열심히 정진하는 스님들이 계시다. 상월선원에 와보니 일반 선방과 달리, 특별한 선원이 개설돼 있다. 삼동설한의 추위에 난방도 없는 천막에서 9분 스님들이 저희에게 엄청난 메시지를 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철야정진에 동참한 사부대중은 이 하룻밤 지나면 내일 새벽에 커다란 하나의 울림을 울리고 가시길 기원한다. 지금 9분 스님들이 듣고 계신다면 다시 한 번 큰 발원을 해 본다. 한국불교 명운이 스님들에게 달려있다. 사부대중의 큰 관심 속에 수행을 하고  있다. 해제 때까지 무사히 정진을 마치셔서 다시 한 번 한국불교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보통 사람들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어려운 결사 정진에 들어가 계시다. 무탈하게 건강하게 회향하길 바란다. 이러한 결사 정진을 계기로 불교가 한 발짝 더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날씨가 추워서 옷을 많이 입고 왔는데 오히려 부끄럽다. 9분 스님들이 무사히 회향하고 나오기를 기원한다. 외호대중인 봉은사 주지 스님, 조계사 주지 스님, 혜일스님 등 여러 소임자 스님들이 더 많은 신심과 원력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모두가 다 기도를 성취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봉선사 주지 초격스님=저는 꽃을 좋아한다. 연꽃이 다 지고 나면 그 다음에 피는 꽃이 국화꽃이다. 국화꽃이 지고나면 또 어떤 꽃이 필까 하고 기대를 한다. 겨울하면 인동초를 떠올 릴 수 있다. 겨울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우는 인동초의 향기가 정말 좋다. 그 향기를 찾아 저는 몇 번 이곳을 다녀갔다. 상월선원은 한국불교 중흥을 이끄는 성지가 되고 있다.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아주 오래전 큰 스님들의 법문이나 책에서나 볼 법한 수행자 모습이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9명 스님들께서 어려운 수행을 직접 하고 있어서 참으로 희유하고 감사하다. 회향 때까지 건강하기를 발원한다. 스님들의 수행 공덕의 가피가 여러분들에게도 미치도록 발원하겠다.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여러분 부처님 얼굴을 보라. 우뚝한 눈을 보라. 야무지게 다문 입을 보라. 석불부처님의 야무지게 다문 입을 닮아, 지금 안에 9분 스님들은 엄동설한을 간절한 염원으로 마음에 단단히 서원을 세워서 정진하고 있다. 천막에서 나설 때 세상을 밝힐 밝은 태양과 같은 모습으로 나갈 것이라는 원력을 갖고 정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정치, 노사 이 모든 갈등을 화해로 녹이는 뜨끈뜨끈한 화로를 지금 지피고 있다. 본사 주지 스님들의 원력과 안에 계신 스님들 정진력이 잘 어우러져 한국불교를 새롭게 깨우는 계기가 되길 간절하게 발원한다.

교육원장 진우스님=아라한이 아니면 이 추운 곳에서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근본적 깨달음 이루기 위해선 정진해야 한다. 지금 9분 스님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깨달음을 이루지 않으면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9분 아라한들이 보여주고 있다. 함께 정진하자. 어려울 때마다 이 스님들의 용맹정진을 떠올리면 그 어떤 시련도 어려움도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포교원장 지홍스님=9분 스님들의 정진이 원만 성취되어, 한국불교가 중흥이 되고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스님들은 정진에 들어가면서 한국불교 중흥과 전환을 발원하고 원력 세우고 정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이 열기를 모아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기도에 동참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스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회향하길 바란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지금 여기 있는 곳과 저 천막 안 온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불교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450개 단체가 다녀갔다. 매일 2-3000명 다녀가고, 한달 사이 5만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9분 스님들과 함께 수행하려는 분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목숨과 생명을 걸고 정진한 9분 스님에게 고맙고 감사를 느낀다. 수행을 잘 하시도록 저희들은 외호를 잘 하도록 하겠다. 9분 스님 건강하십시오.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최근 신도들과 함께 인도를 성지 순례하며 부처님 법향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가슴 뭉클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상월선원에 와서 보니 그 느낌이 배가 된다. 9분의 부처님이 사부대중의 기대 속에 출현할 것을 기대하며, 파이팅을 보낸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두 가지 화두를 갖고 (체험관에) 들어갔다. 하나는 동국대 발전, 또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내가 쌓은 업장들은 어떤 것이 있나 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했다.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며 업장 소멸 기도를 한다. 무문관 선방 체험으로 얻은 기쁨이고 고마움이다. 대한민국 불교의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애쓰는 9분 스님들이 건강하게 회향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해제하실 때 염화미소로 저희와 함께 맞이하도록 기원한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이 자리 만들어 주신 교구장 스님들께 감사하다. 9분 스님들께서 처음 들어가셨을 때의 취지가 있다. 4대 결사로 정리된다.

첫 번째 상월선원 정진결사, 우리는 수행종단이다. 스님들이 하루에 한 끼만 드시며 추운 겨울에서 씻지도 않고, 새로운 수행을 하자는 취지로 수행정진 결사를 하고 있다. 이런 수행 통해 한국불교는 중흥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불교 중흥결사다. 9분 스님들이 고행을 하면서 한국불교가 중흥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결사를 하게 됐다. 세 번째가 대한민국 화합결사다. 우리나라는 지금 갈등 국가라 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화합하지 못해서 그렇다. 화합결사를 하다보면 평화가 온다. 온 세상 평화결사를 발원하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죽음을 각오한 결사를 하고 계시다. 뜨거운 마음으로 4대 결사를 외쳐 보자! 

하남=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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