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 변호사의 ‘아함경’ 완역
판사 출신 변호사의 ‘아함경’ 완역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12.0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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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실제 가르침
4부 아함경 전체 번역
용어 통일· 상세한 주석
역경 분야에 큰 발자취

아함전서

잡아함경 I~V(전5권) / 김윤수 역주 / 운주사
증일아함경 I~IV(전4권) / 김윤수 역주 / 운주사
중아함경 I~V(전5권) / 김윤수 역주 / 운주사
장아함경 I, II(전2권) / 김윤수 역주 / 운주사

<아함경(阿含經)>은 곧 '니까야(Nikaya)'다. 부처님의 생전 가르침인 니까야를 한문으로 번역한 경전을 가리킨다. 부처님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씀, 다시 말해 불교의 원형을 알 수 있는 경전이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아함경 전체를 번역해 전체 16권의 역작을 내놓았다.

근래에 니까야에 대한 번역과 관심이 늘고 있다. 아함경 역시 부처님의 육성을 한문으로 옮긴 경전인 만큼 그 문헌적 사상사적 위상이 니까야에 못지않다.

특히 한국인이 오랜 세월 향유해온 한문은 우리의 개념적 학문적 사고를 다지는 근간이 되어왔다. 실제로 사성제, 오온, 육입, 십이처, 십팔계, 연기, 해탈, 열반, 사념처, 팔정도 등 불교의 기본 용어와 개념들은 아함경에서 확립된 것들이다.

이번엔 발간된 <아함전서>는 한역(漢譯) 4부(部) 아함경 전체의 체계와 용어를 통일하는 동시에 이해하기 쉽고 현대적인 우리말로 번역했다. 거기에 상세하고 방대한 주석을 달아 역경(譯經) 분야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아함경은 △잡아함경 △증일아함경 △중아함경 △장아함경 등 4부로 구성됐다. 잡(雜)아함경은 상응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증일(增一)아함경은 법수(法數)를 중심으로, 중(中)아함경은 중간 길이의 경들을, 장(長)아함경은 긴 길이의 경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차례로 ‘상윳따 니까야’, ‘앙굿따라 니까야’, ‘맛지마 니까야’, ‘디가 니까야’의 한문본이다.

잡아함경의 ‘잡’은 ‘잡다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 모았다는 뜻이다. 부처님으로부터 전해 내려온 수많은 가르침을 상응하는 주제에 따라 종합했다. 김윤수 역주 잡아함경은 상윳따 니까야와의 대조를 통해 표현의 오류를 바로잡았다.

증일아함경은 법수 1에서 하나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법수 11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법문을 모았다. 무엇보다 증일아함경이 중요한 이유는 대승불교의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대승불교의 이상적 인간상인 ‘보살’이라는 용어가 깨달음을 구하는 중생 일반을 가리키는 보통명사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 또한 대승불교 교리의 핵심인 육바라밀, 삼승, 소승 등의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중아함경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수행에 도움이 되는 주제들로 꾸렸다는 점이다. 에컨대 ‘칠법품’은 수행자가 알아야 할 일곱 가지 법, 수행의 일곱 7단계, 번뇌를 끊는 일곱 가지 방법 등 주로 법수 7에 관련된 경들이 실려 있다. ‘업상응품’은 업과 과보에 대한 바른 견해를 갖가지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사리자상응품’은 수행자가 알아야 하고 갖추어야 할 것 등을 설명했다. ‘습상응품’은 열반의 실현을 위해 수행자가 익혀야 할 것과 익히지 않아야 할 것을 가르치고 ‘근본분별품’은 불교의 근본을 이루는 법을 모아 엮었다.

장아함경은 ‘긴 길이의 경’들을 모은 것으로 30경 4부의 체계다. 부처님의 생애와 인격에 대한 설명, 출가수행자(비구)가 닦고 행해야 할 법과 열반에 이르게 하는 최상의 법에 대한 설명, 불교와 외도(外道)의 차이점,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 사람 천신의 육도(六道)를 비롯한 불교의 시간적 공간적 세계관이 펼쳐져 있다.
 

현직 판사 시절부터 경전 번역에 힘쓴 김윤수 변호사가 니까야의 한문본인 아함경 전체를 번역해냈다. 불교신문
현직 판사 시절부터 경전 번역에 힘쓴 김윤수 변호사가 니까야의 한문본인 아함경 전체를 번역해냈다. ⓒ불교신문

역자인 김윤수 변호사는 195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1975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76년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1년부터 10년간 판사로, 1990년부터 10여 년간 변호사로, 2001년부터 다시 판사로 일하다가 2011년 퇴직했다.

현직 시절부터 경전을 번역하고 주해하는 판사로 유명했다. 사법연수원에서 <육조단경>을 역주하면서부터 원력을 세웠다. <육조단경 읽기>, <반야심경·금강경>, <주석 성유식론>, <불교는 무엇을 말하는가>, <여래장 경전 모음>, <설무구칭경·유마경>, <묘법연화경>, <대방광불화엄경>, <대승입능가경>, <해심밀경>, <한문대역 잡아함경>, <인류의 스승 붓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를 냈다.

<아함경> 공부가 무척 어려웠는데, 윤문과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사실을 알고서는,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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