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법회’ 봉행
1년 전, 꿈 많은 스물 넷 청년 김용균 씨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위험한 업무이기에 2인1조 근무가 원칙이었지만, 그는 사고 당시 혼자였다. 그의 죽음은 ‘산업재해’와 ‘죽음의 외주화’라는 의제를 우리사회 중요한 노동문제로 끌어올렸다.
각계각층에서 “다신 제2의 김용균은 없어야 한다”는 공분의 목소리가 커지며 뭔가 바뀌는 듯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노동 현장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스님들은 또 다시 마음을 모아 차별 없는 세상을 발원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12월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 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추모 법회가 열린 저녁 7시가 되자 찬바람까지 불며 체감 온도는 영하 11도까지 내려갔다. 잠시 서 있기 힘든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총무원 사회국장 혜도스님과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스님 등 6명의 위원 스님들은 안타까운 사고로 숨진 김용균 씨의 넋을 위로하며 정성스런 염불기도를 올렸다. 특히 이 자리엔 고인의 모친 김미숙 씨를 비롯해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노동자들도 자리에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염불 기도에 이어 “더 이상의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고, 하청 노동자가 일하기 안전한 노동 현장을 발원”하는 스님들의 석가모니불 정근이 이어졌다. 정근 소리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지자,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추모 법회 현장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사회국장 혜도스님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현실을 보니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차별받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을 위해 불교계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스님도 “고인의 사고를 조사한 특별조사위원회에서 권고한 22개의 안이 하루 빨리 이행되길 바라는 마음을 오늘 추모 기도에 담았다”며 “비정규직 차별과 불평등이 사라지는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님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은 고인의 모친 김미숙 씨는 기도를 마친 스님들에게 “추운 날씨에 위로의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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