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김응철

<화엄경> ‘이세간품’에서는 열 가지 깨끗한 사랑에 대해 설하고 있다.

깨끗한 사랑은 “차별심이 없는 평등한 마음, 중생을 이롭게 하는 마음, 생사의 위험에서 끝가지 벗어나게 구호해 주는 마음, 선근 공덕을 가리지 않고 연민하는 마음, 온갖 번뇌를 해탈시키는 마음, 즐겁게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 중생들에 대해 걸림이 없는 마음, 일체 중생을 구호하는 허공 같은 마음, 진실한 법을 깨닫는 마음, 생멸을 떠나 법을 증득하는 반연 없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정치는 국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성인군자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함께 이익 되는 길을 찾아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과정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사랑이 아니라 국민들의 걱정을 늘리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정치인들이 특정한 이념이나 주의 주장에 집착하고 국민들을 집단으로 구분하고 차별하는 행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소수라도 차별하지 않고, 연민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구호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정책을 만들고, 각종 억압과 족쇄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혼탁한 사회에서도 진실이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치인들이 해야 할 바람직한 활동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소망에 정치인들이 부응하기 위해서는 자리이타의 보살행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자질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사회에 널려 있는 풀 한포기 돌맹이 하나라도 소홀하지 않고 존재가치를 찾아줄 수 있는 화엄사상을 실천할 수 있을 때 바람직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선출하는 정치인들이 양심과 법률에 따라 정도로 나아가면서 깨끗한 마음의 사랑을 나눌 때 실현될 수 있음을 국민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3541호/2019년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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