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파사석탑’ 2000년 한국불교 빗장을 풀다
[기고] ‘파사석탑’ 2000년 한국불교 빗장을 풀다
  • 인해스님 영축총림 통도사승가대학장
  • 승인 2019.12.0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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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불교 허구로 치부 안 돼
열린 자세로 전모 파악해야
파사석탑 올바른 조명으로
한국불교 역사전환기 맞이해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야불교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축총림 통도사승가대학장 인해스님이 본지에 “금관가야가 한국불교 초전 법륜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보내왔다. 전문을 소개한다.                         

인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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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석탑(경남문화재자료 제227호) 등 가야사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28년 만에 열렸다. 파사석탑은 가야국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이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으로부터 싣고 왔다고 전해진다.

허황옥이 인도의 아유타로부터 파사석탑을 가져올 당시 인도에서는 대승불교가 막 일어나는 시기였다. 학계에서는 대승불교의 시작을 불탑숭배의 시작에서 찾기도 하는데, 이는 대승불교 초기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불탑이나 법륜 등 부처님을 떠올릴 수 있는 상징물들이 불상을 대신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불교와 함께 불상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대승 중기 이후의 일이다. 일반적으로 한 지역으로 종교가 전래되는 과정은 전래→수용→공인의 3단계를 거쳐 약 2~3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그 당시 가야에 전해진 불교는 불상 조성과 사찰 건립과 같은 유형적 형상위주의 대승불교가 아닌 무형적 수행중심의 부파불교였거나 대승 초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인도로부터 허왕옥이 파사석탑(불탑)을 실고 왔다는 것이 이를 실증한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학계는 가야의 인도불교 전래사를 역사학적으로 확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설과 신화로 치부해버리고 있다. 이는 출토유물 중심의 고증사학에 치중한 사학계 풍토로 인한 것이라 생각된다.

독일 출신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은 신화 속에만 존재했던 트로이를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사한 끝에 3200년 전의 트로이를 발굴했다. 이는 허구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던 신화를 한결같은 믿음을 통해 전설을 사실로 증명한 결과이다.

역사는 어떤 식으로든 제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다. 구전되어 오는 신화나 설화는 그 당시의 사회상과 사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를 알 수 있는 열쇠와 같다. 이제 조금 더 적극적인 열린 자세로 <삼국유사>의 기록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열린 안목이 있다면 가야불교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들이 하나 둘씩 찾아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 비파괴 검사 등을 통해 파사석탑 재질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분인 것으로 확인했다. 향후 허왕후가 왔다는 인도 아요디아시를 방문해 추가적인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파사석탑의 올바른 역사적 조명이 이루어진다면 한국불교 역사가 다시 쓰일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다.

서기 48년 허황옥이 인도 아유타국으로부터 파사석탑을 싣고 그의 오빠 장유화상과 더불어 다수의 수행원들이 바다를 건너옴으로 시작된 가야불교는 20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찬란한 가야문화를 꽃피워 나갔다.

수많은 연기사찰과 더불어 다양한 지역 설화들이 구전되어 온 금관가야가 이제는 한국불교의 초전 법륜지로 자리매김하고 1700년의 한국불교의 역사를 2000년으로 추증하는 중심에 서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최근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에서 가야시대 탑형 건물지가 발굴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접했다. 아직 조사되지 않은 지역들이 일부 남아있지만, 발굴지 인근에 가야의 왕실사찰이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역사적 확증의 기대감 또한 높다.

이 또한 열린 안목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구전으로 전승된 가야불교의 실체를 허구로만 치부하지 말고 융복합적인 방법으로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할 때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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