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만나고 내 삶도 변하더군요”
‘남은 삶 봉사하며 살아야 겠구나…’


한창 사업에 매진하던 시기
친구권유로 불교와 인연 맺어
생명나눔 만나며 불연 이어져

장기기증희망등록 100명 추천
생명나눔 명예의 전당에 헌액
25교구 신도회 부회장 활동도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남명 던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생명나눔은 나누면 나눌수록 좋은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타인을 위한 생명나눔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공사 현장에서 설계도를 펼치며 일하던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 푸른빛이 도는 도면을 보면서 땀 흘려 일하는 모습에서 막연하게 건축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건축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그 때부터였다. 건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어린 시절 꿈이었던 건축가의 꿈을 이뤘다.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건실하게 사업을 일구며 꿈을 위해 묵묵하게 일했다. 그렇게 30여 년을 앞만 보면서 달려왔다.

친구 권유로 우연찮게 불교를 접했다. 불교를 만나고 사업으로 복잡했던 마음이 편해지고 삶도 변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명(60세, 법명 벽송) 던 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야기다. 지난 11월20일 생명나눔실천본부 사무실에서 김남명 대표를 만났다.

“불교와의 인연은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사업으로 바빠서 여유도 없었지요. 건축 일을 하면서 지내다 보니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어느 날 한 번은 한창 사업으로 바쁘고 복잡할 때 친구가 ‘절에 함께 가보자’고 권유하더군요. 머리도 식힐 겸 한 번 가보자 하는 생각이 들어 친구와 안성 칠장사에 갔습니다. 스님 염불 소리도 좋고, 풍경소리도 좋고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친구와 칠장사에 간 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불교와의 인연이 시작됐지요. 이후 마음이 복잡할 때면 시간을 내서 절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불교와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도와준 친구가 참 고맙습니다.”

한창 사업으로 바쁘고 복잡했던 시기에 친구의 권유로 접한 불교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건축설계사이자 기업인의 길을 걷는 김남명 대표에게 불교는 든든한 힘이 됐다. 사업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 집에서 향을 피워두고 틈틈이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도 생겼다.

사업을 바쁜 와중에도 틈이 날 때면 봉선사와 불암사를 찾는다. 불교를 만나고부터 삶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불교를 만나고 생긴 변화였다.

“돌이켜보면 성공을 위해 바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사업에만 매달리며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서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생명을 나눈다는 취지가 좋았습니다. 생명나눔을 통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남명 대표는 장기기증, 조혈모세포 등록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월 결성된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홍보위원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업으로 바쁜 일상은 더욱 바빠지게 됐다.

김 대표는 사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생명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걷기대회, 산사음악회 등 주요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가해 장기기증 홍보를 펼치며 홍보위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사 때마다 의자를 나르거나 질서 유지를 도맡아 하는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생명나눔과 종합격투기단체 로드FC의 업무협약 체결이 이뤄지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도 김남명 대표다.

생명나눔은 지난 6월 로드FC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선수와 회원, 대회 개최 시 관중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 홍보, 로드FC 선수 및 회원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홍보교육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평소 운동을 하면서 로드FC와 인연이 있었다”는 김남명 대표는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생명나눔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제안을 하게 됐다. 생명나눔과 로드FC 모두 흔쾌히 수락해 협약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장기기증 희망등록 홍보 활동에 앞장섰다. “많은 이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 동참하도록 하는 게 홍보위원의 역할”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생명나눔과 인연을 맺은 이후 만나는 사람들에게 생명나눔의 취지를 홍보하며 희망등록을 권유했다. 생각처럼 쉽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더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

그 결과 김 대표는 생명나눔 출범 이후 최단 기간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장기기증 희망등록 신청서를 받는 성과를 거뒀다. 그 공로로 지난 6월에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적극 홍보하고 희망등록자 추천 100명 이상을 달성한 회원을 격려하기 위한 생명나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1월10일 열린 생명나눔 자선음악회에서 열린 제1회 생명나눔 대상 시상식에서 생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생명나눔과 인연을 맺고 주변에 장기기증에 대해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어요. 막상 주변 사람들에게 장기기증을 설명하고 희망등록을 받다 보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장기기증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또 장기기증에 대한 거부감 때문인지 겁을 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주셔서 짧은 기간 동안 100명 넘게 희망등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도 모두 희망등록에 동참하는 등 흔쾌히 도와줬습니다.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닌데 그래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나니 앞으로 활동하는데 자신감도 생기게 됐습니다.”

제1회 생명나눔 대상 생명상 수상에 대해서도 “과분한 상”이라고 소감도 밝혔다. 김남명 대표는 “맡은 일을 열심히 한 것뿐인데 큰 상을 받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고 상을 주신 것 같다”며 “그동안 생명나눔 홍보위원회 활동을 인정해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더 시간을 할애해 적극적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 홍보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생명나눔을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찰에 가는 일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제25교구본사 봉선사와도 인연이 됐다. 제25교구신도회 부회장 소임도 빼놓을 수 없는 불교 활동이다. 시간을 쪼개기 쉽지 않지만 김남명 대표는 일주일을 개인 사업과 생명나눔 활동, 사찰 행사 등 셋으로 나눠서 쓰고 있다.

김 대표는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일주일이 금방 간다. 조금이나마 불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불교 공부와 수행도 깊이 있게 해보고 싶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활동들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불교와 생명나눔을 만나게 되면서 생명의 소중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점을 느끼게 됐습니다. 인생과 생각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남의 허물을 탓하지 말고 배려하는 삶을 살라’는 일면스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장기기증을 주저하는 이들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보통 장기기증이라고 하면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망등록을 하게 되면 바로 장기기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도움을 기다리며 투병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기다리다가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한다면 생명나눔에 참여하고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생명나눔은 나누면 나눌수록 좋은 일입니다. 많은 이들이 타인을 위해 생명나눔 활동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월 생명나눔 명예의 전당 헌액식.<br>
지난 6월 생명나눔 명예의 전당 헌액식.

 

김남명 대표는…
1960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건축설계사이자 기업인으로 지난 35년 동안 건축, 설계 관련 일을 해왔다. 2000년대 초반 한창 사업에 매진하던 시기에 친구 권유로 안성 칠장사에서 불교를 만났다. 당시 칠장사 도광스님으로부터 ‘벽송’이라는 법명을 받고 불연을 이어나갔다. 지난 2월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회 수석 부회장을 맡아 장기기증 희망등록 홍보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10일 제1회 생명나눔 대상 생명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제25교구신도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3541호/2019년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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