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포교대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대상인 종정상에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스님이 받았다. 

스님은 대구 시내에 불교대학을 열어 부처님 가르침으로 대중을 교화해 영남불교를 대표하는 도량을 일궜다. 그동안 수십 만 명의 불자가 이 대학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접했으니 그 덕화가 수미산을 덮고도 남는다. 시내 중심에서 내려다보면 우뚝 솟은 대관음사 지붕은 불자들에게 환희심과 자부심을 갖게 하니 이 모두 우학스님의 교화 덕분이다.

스님은 대중교화에 매진하면서도 무문관 수행으로 지혜를 증득하는 수좌 본연의 자세도 잃지 않았으니 지혜와 자비를 구족한 참 수행자로 존경받는다. 스님의 포교대상 수상을 사부대중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재가자로서 대상을 받은 주인공은 윤청광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이다. 윤 이사장은 불교신문 논설위원을 시작으로 40여 년간 방송·출판 분야에 몸담으며 다양한 불교서적을 저술했다. 특히 1990년 불교방송 개국특집으로 편성했던 라디오 드라마 ‘고승열전’은 윤 이사장의 야심작이자 청취자들에게 환희심을 불러일으킨 명작이었다.

원효스님과 의상스님 등 고승들의 구도행을 그린 고승열전은 경허 경봉스님 등 근현대 선승들의 일대기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해 오늘날까지 불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윤 이사장이 평생을 통해 문자로 행한 중생교화의 공덕이 오늘에야 보답을 받았으니 만시지탄마저 든다. 

공로상 원력상을 수상한 스님과 재가자들의 공 또한 크고 넓다.

‘노래하는 포교사’라는 별칭에서 보듯 음악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포교하는 서산 서광사 주지 도신스님, 목동청소년수련관 관장으로 청소년 포교에 헌신하고 지역사회 복지활동에 심혈을 기울여온 마포 석불사 주지 경륜스님, 해인사 수련법회 활성화에 공이 큰 전완중 제12교구 신도회장, ‘출가에서부터 다비까지’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도록 승보공양 운동을 전개해온 주윤식 제8교구 신도회장, 신계사 복원불사에 앞장서는 등 북한 불교계에 자비행을 베풀어온 송정숙 불자 등 모두 자신을 바쳐 주변을 밝힌 보살이다. 

불교는 부처님의 성불로 시작하여 전법선언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갔다. 흔히 불교는 조용히 홀로 수행하는 은둔의 종교로 알지만 이는 잘못된 견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둘이 아닌 홀로 전도를 떠나라”고 하셨다. 왜 포교를 하는가는 분명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리이며 나와 중생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교는 어미가 자식에게 젖을 먹이고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주는 것과 같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성불 후 열반에 들기까지 45년을 평생 길에서 중생과 만나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듣고 마음을 어루만졌다. 

교화(敎化)는 사람을 바꾸는 거룩한 행이다. “믿음이 있는 자는 이 진리를 들으라” 하신 것처럼 말로써 교화하지만 그보다 앞서 행으로 감복을 주는 것이 진정한 포교다. 올해 포교대상을 받은 분들이 모두 말 이전에 거룩한 삶으로 감화를 이끌어낸 부루나 존자들이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한다.

[불교신문3540호/2019년12월4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