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새로운 성지’로 자리잡은 상월선원

총무원장을 역임한 자승스님을 비롯한 9명의 수좌가 천막에서 동안거를 나는 상월선원(霜月禪院)이 새로운 성지로 부상했다. 

지난 11월11일 상월선원 천막법당 문이 닫힌 뒤 이 곳을 찾는 불자와 각계 인사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상월선원을 에워싼 철망 앞과 사시불공 올리는 법당은 대중들로 북적인다. 봉은사 구룡사 진관사 봉국사 용화사 등 서울 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양양 낙산사, 대구 성화사, 안동 봉정사와 연미사 등 전국 불자들이 상월선원을 찾는다. 

일반 재가자와 스님들뿐만 아니라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운성이 동국대 총장 등 재가지도자들과 강창일 국회정각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부인 강난희 여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부인 최지영 여사 등 정ㆍ관계 인사들도 선원을 찾아 정진하는 스님들의 건강과 국민 평안을 기원했다. 

매주 토요일 정진일에는 재가불자들의 열기가 더 뜨거워진다. 11월23일 두 번째 토요 정진법회에는 재가 외호대중 200여 명이 법당을 가득 메웠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는 밤새 이어졌다. 그 열기를 이어 12월7일에는 철야정진이 열린다. 벌써 사찰은 물론 개인과 단체 등 동참 문의가 잇따른다고 한다. 

수좌들만 고요히 앉아 정진하는 여느 선원과 달리 상월선원 주변은 노래와 춤 북 장구 기타 등 온갖 악기로 요란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험한 처지로 오직 중생의 이익을 위해 정진하니 대중에게는 이보다 더한 기쁨이 없다. 그래서 상월선원의 춤과 음악은 향락이 아니라 부처님의 지혜 광명으로 모든 근심 고통을 끊고 환희와 안락으로 장엄하는 건달바의 축원이다. 

상월선원이 이처럼 새로운 성지로 부상하며 전국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묵숨을 던지는 수행자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상월선원에 방부를 들인 9명의 수행자는 목숨을 걸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목숨을 걸고 6년 고행하셨으며 대강백의 지위에 올랐으나 죽음 앞에 무력감을 느낀 경허선사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목숨 걸고 정진한 끝에 오도(悟道)하였으며, 제선선사는 햇볕 한 점 들지 않는 한 평도 되지 않는 방에서 6년간 폐관정진했다. 

목숨을 걸었으니 모든 조건이 먼지만도 못하다. 죽음을 각오했다는 그 자체도 쓸모없는 수식이며 걸친 가사 그대로, 앉은 그 자리 그대로가 수행처니 천막법당이라는 명칭도 부질없다. 1초가 1000년이며 1000년이 1초니, 100일이니 반결제니 구분도 의미 없다. 

반면 중생은 귀로만 듣고 눈으로 만 읽었던 조사(祖師)를 눈앞에 대하는 홍복(洪福)을 누려 선방 문고리라도 잡으려 애쓰고 최대한 가까이서 숨결이라도 느끼려 발걸음 하니, 바로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이다. 

[불교신문3540호/2019년12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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