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처님의 삼법인(三法印)은 불교의 핵심인데, 자꾸 어렵게만 느껴진다. 예화를 들어서 다시 한 번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제행무상·제법무아·일체개고 
‘삼법인’은 도박장에서 살듯이
‘자기’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깨침을 주는 가르침

 

A   사실 삼법인의 내용 이해는 어렵지 않으나 이 가르침을 삶 속에 그대로 적용시켜 간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쉬운 예를 들어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전문 도박장인 카지노에 들어가면 세 가지를 찾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시계와 거울과 창문이 그것입니다. 백화점이나 여느 쇼핑센터 등에서도 이 세 가지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철저히 계산된 인테리어지만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첫째, 왜 시계를 볼 수 없을까요? 그 공간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그 곳에 몰두하여 시간 가는 줄 몰라야 합니다. 시계는 문득문득 사람을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시간에 내가 지금 여기에 이러고 있어도 되는지 깨닫게 하는 도구 중 하나가 시계입니다. 시간의 흐름과 주야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자기들의 통제 하에 두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 거울은 왜 없는 것일까요? 거울은 자기 자신 즉 ‘자아’와의 대면을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거울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하여 도박과 쇼핑에만 몰두하게 하는 것입니다.

셋째, 창문 또한 왜 볼 수 없는 것일까요? 창문은 바깥세계와의 통로이기 때문에 이것이 있으면 시공간이 차단된 홀림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구축한 세계에 가둬두고 최대한 많이 머물게 하려면 철저히 자연의 빛과 외부세계를 차단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삼법인은 위의 예처럼 시계와 거울과 창문이 없이, 자기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깨침을 주는 가르침입니다. 시간과 마음을 외부에 빼앗겨 좀비와 같은 넋 빠진 삶,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인공으로 살게끔 깨워 주는 가르침인 것입니다. 

사람들의 혼을 빼놓아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없앤 시간개념을 되찾아 우주의 흐름과 변화에 잘 대응하라는 말씀이 삼법인의 첫째인 ‘제행무상’입니다. 이는 이 세상에 영원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니 일초도 낭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 ‘제법무아’는 ‘나’라고 하는 일체 존재도 모두 인연 따라 만들어 진 것이니 인연이 다하면 없어지는데, 이러한 본질을 알고 항상 거울을 보고 언제나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창문은 나와 세상과의 통로인데, 창문 밖 세상은 영원하지 않고 변화무쌍하여 항상 고통스러워 사바세계라 하니 삼법인의 세 번째 ‘일체개고’인 것입니다.

이 괴로운 세계의 본질을 잘 파악하여 시시각각의 삶에 적용하면 부처님의 경지인 ‘열반적정’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앞의 시계와 거울과 창문의 비유를 잘 이해해 보시면 불교의 삼법인이 좀 더 쉬워질 것입니다.

[불교신문3539호/2019년11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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