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주
차진주

얼마 전 스타트업을 시작한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최근에 둘 다 명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명상은 정말 유익하다. 친구는 가벼운 피부병을 앓았지만 명상을 하면서 다 나았다는 이야기, 명상을 시작하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감정을 잘 다룰 수 있게 된 이야기 등을 했고 둘은 재미있어 했다.

나의 경우는 명상을 시작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5분 동안 앉아서 명상 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생각이 과거로 갔다 미래로 갔다 시간여행을 하며 머릿속이 원숭이들로 가득 찼다.

늘 바쁘게 살아온 현대인들, 좌선 좌식이 힘든 사람들이나 서양인들에게는 아마 더 힘들지도 모른다. 사유를 중요시 하는 문화와 정보의 홍수에서도 생각 멈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는 수행법이 부담스럽다거나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매 순간의 현재에 머무르고 하고 있는 일을 알아차리며 깨어있는 것을 생활화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매 순간 사띠, 마음 챙김이 일상과 하나가 되면서 편안해진 것이다. 마음의 평화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사람들에게도 깊은 연민과 이해가 찾아들었다. 무언가를 먹고 마실 때에도 마찬가지다. 차를 마시는데, 108배나 기도의 순간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먹고 마실 때에도 매 순간 현재에 머물러 있으려 하니 일상이 명상이 됐다. 생활 속에 스며든 불교의 가르침이 나에게 깊은 평화를 선물해 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두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이 바로 명상이다. 대화를 마치며 나와 내 친구 안의 부처님을 바라보며 우리는 서로 미소를 지었다. 친구와 함께 한 시간이 소중하다는 깨달음의 시간도 명상이었다.

옛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머릿속 생각이 멈추는 곳에 보리수가 자란다.” 글을 쓰며 노트북 앞에 앉은 이 순간에도 나는 깨어 있으려 한다. 내면의 평화가 세상에도 번져가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작은 바람으로 말이다. 

[불교신문3538호/2019년11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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