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난방용품 보시
종로구 17개동 110가구에 전기장판 선물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이날 전기장판과 10kg 쌀 한 포대도 함께 선물했다. 신재호 기자
서울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11월25일 행복나눔 가피봉사단과 함께 전기장판과 10kg 쌀 한 포대를 독거노인 세대에 선물했다.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광화문에서 한 걸음만 안으로 들어가면, 차도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을 따라 단층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산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과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회원들이 난방용품을 후원하기 위해 11월25일 찾아간 할머니들도 방 한 칸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다.

이날 지현스님과 가피봉사단장 김문주 신도회 사무총장, 김진여심, 김영희 부단장은 사직동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독거노인 두 세대를 방문했다. 새로 산 전기장판과 10kg 쌀 한 포대, 목도리와 모자 등 방한용품과 생활용품을 들고 찾아가자 할머니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평생 혼자 살았다는 86세의 한 할머니는 보일러가 있지만 기름값 걱정에 웬만큼 추워서는 보일러를 켜지 않는다고 했다. 유일한 방한용품인 전기담요는 몇 해 전 누군가 쓰고 버린 것을 주워온 것으로, 언제 고장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해졌다.

76세 할머니 또한 비가 많이 오면 천정에서 비가 새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 오래돼 화재위험까지 있는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는 두 할머니들은 최신 전기장판과 선물을 받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전기장판 사용법을 안내하던 김문주 단장은 “절전형으로 샀으니 전기세 걱정 말고 사용하라”고 알려줬지만, 전기세 걱정 때문인지 연신 온도를 낮추는 할머니들 모습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현스님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는데도 난방을 하지 않아 잠깐 앉아도 발이 시린 냉골에서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어 너무 안쓰러웠다”고 한다. “매년 겨울 나눔 행사 때마다 조계사 주변에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다는 걸 절감한다”는 스님은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을 돌볼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지원해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종로구 관내에서 다양한 이웃돕기를 실천하는 가피봉사단은 지난해 연탄을 후원한데 이어 올 겨울에는 화재원인으로 꼽히는 노후한 전기장판 교체사업을 진행했다. 종로구 17개 동 110가구를 선정, 최신 전기장판을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11월28일 김장김치 나누기에 이어 동지팥죽, 떡국떡 나눔을 기획하고 있다.

김진여심, 김영희 부단장은 “지난주 사회복지사 도움을 받아 종로구 관내 17개동 차상위계층과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등 100여 가구를 방문해 전기장판을 선물했다”며 “아직도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신 걸 보고 안타까웠다. 다음주 김장 나눔을 계획하고 있는데 조계사 인근 이웃들에게 미력하게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문주 단장은 “지난해 조계사 가피봉사단은 종로구로부터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기관으로 표창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자비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과 가피봉사단장 김문주 신도회 사무총장이 86세 할머니 댁을 찾아가 전기장판을 직접 교체해주고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신재호 기자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과 가피봉사단장 김문주 신도회 사무총장이 86세 할머니 댁을 찾아가 전기장판을 직접 교체해주고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목도리도 함께 선물했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게 목도리도 함께 선물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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