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절로 우리절] <28> 서울 성불사
[절로절로 우리절] <28> 서울 성불사
  • 홍다영 기자
  • 승인 2019.11.15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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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도심 속 숨은 ‘성지’

1992년 개원한 도심포교도량
자비도량참법 기도 올리며
신심증장…요즘은 경전공부

10가지 보현행원 실천목표
스님 신도들 한 가족처럼
지내는 아름다운 수행공동체
서울 성불사는 도량 곳곳 신도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신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울력을 중요시 한다. 사진은 도량 전경.

도심 속 힐링 장소, 젊은이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부암동에 가면 보물 같은 ‘숨은 성지’가 있다. 부암동주민센터 바로 맞은편, 정감 있어 보이는 세탁소 옆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다보면 서울 성불사에 다다른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라고 쓴 글씨를 만나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정갈한 도량 안으로 발을 들이면 “와∼”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대웅전 주위로 조성된 정원에 한 번 놀라고, 주위 풍광에 또 한 번 감탄한다. 낮은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부암동 일대를 한 눈에 담으면 잠시잠깐이지만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기분이 든다. 아름다운 수행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불법홍포에 앞장서고 있는 도심포교도량 성불사를 지난 10월 말 찾았다.

성불사는 지난 1992년 개원한 도심포교도량이다. 개원 이후 주지 보우스님을 중심으로 자비도량참법기도를 올리며 신도들의 신심을 증장시켜나갔다. 그렇게 매달 15년 가까이 신도들과 함께 이 기도 법회를 하며 참회와 정진을 실천하는 수행도량으로 가꿔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부처님 경전 독송 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3년 간 공부한 <화엄경> 독송기도를 마치고, 요즘은 <법화경>을 공부에 들어갔다.
 

성불사 순례회원들이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원만 회향을 발원하며 3년 간 모은 기금을 전달한 모습.

현재 성불사는 서울시문화재로 등록된 금동보현보살좌상을 봉안하고 있다. 주지 스님에 따르면 사찰에서는 10가지 보현행원 실천을 수행 목표로 삼고 있다. 10가지 행원을 수지 독송하면서, 각자가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실생활에서 실천할 것을 독려한다. 보현행원의 노래는 학교에서 교가를 부르듯이, 사찰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성불사의 노래’로 부르고 있다.

아름답고 아담한 도량으로 모여든 성불사 신도들은 가족 포교도량인 만큼 주지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과 한 가족처럼 지낸다. 스님들은 신도들 대소사에 적극 함께하며 마치 친 어머니처럼 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며 보듬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하심 하는 스님들 모습에 저절로 신도들도 따라왔다. 도심 사찰인 만큼 평일에 이뤄지는 법회 보다, 일요법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일요법회는 가족법회로 이뤄진다. 법회에는 반드시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님들은 남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사찰과 친숙하게 만들어갔다. 바로 울력이다. 국내 최대 비구니 교육도량 운문사에서 수학한 스님들인 만큼 울력을 중요시한다. 도량 곳곳 이곳저곳 손 가야 할 곳에 많기 때문에,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게끔 처음부터 분위기를 유도했다.

정원과 텃밭 가꾸기, 월동 준비, 형광등 달기 등등 일거리를 부탁하니 거사들도 점점 사찰에 책임감을 갖게 됐다. 도량 구석구석 신도들 손때가 묻지 않은 곳이 없다. 엄마 아빠가 절에 가니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작은 사찰이지만 최근에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소중한 기금을 기탁하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

최근 제36대 현 집행부 핵심 종책사업인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기금 1242만2000원을 직접 전달한 것. 기금을 모으기까지 과정을 알게 되면 스님과 신도들 숨은 원력에 또 한 번 놀란다.

성불사에는 신도 40여 명이 참여하는 순례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는데, 그간 전국 24개 교구본사를 순례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며 참된 불자로 살아갈 것을 서원했다. 조계종 신도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떤 사찰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발원에서 시작된 순례다.

순례 때마다 뜻 깊은 곳에 사용할 기금도 차근차근 모았다. 그렇게 기금을 모은 순례단은 최근 순례회향을 기념하며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기금을 쾌척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대는 총무 유승스님(전 총무원 재무부장)이 결정 역할을 했다.

소통으로 화합하고 혁신하며 활기찬 미래불교를 열어갈 것을 약속한 종단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했다. 주지 보우스님을 비롯해 총무 유승스님, 박완순 성불사 순례단장과 이황숙 신도회장 등은 이 기금을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직접 전달했다.

전달식에서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어렵게 모은 성금이 한국불교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지 보우스님도 “종단 핵심의 종책 사업에 힘을 보태고 싶어 정성을 모았다”는 소감을, 박완순 순례단장 또한 “불사가 원만회향 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후원으로 백만원력 불사의 필요성과 공감대 확산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얼마 안 되는 사찰 예산이지만 한 해 예산의 10% 정도는 사회 환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성불사다. 연말연시 이웃돕기는 물론이고, 지금은 잠시 중단됐지만, 주위 형편이 어려운 가정과 결연을 맺어 매달 10만원씩 지원하는 후원에도 앞장섰다.
 

성불사는 바른 불자의 삶으로 인도하기 위한 수행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도량에 잠시 앉아있다 가더라도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도량으로 보다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여 년 간 신도들이 한 푼 두 푼 시주한 시주금을 모아 차근히 인근 주택들을 매입했다. 모두 4채라고 한다. 신도나 일반 시민까지 언제든지 사찰에 와 수행할 수 있는 법당과 현재 사찰 한 켠에 모신 성불사 금동보현보살좌상을 제대로 안치할 수 있는 전각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지 스님은 늘 신도들에게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도리를 다하며 최선을 다하라는 가르침을 강조한다.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내와 남편은 서로를 부처님 모시듯 극진히 하고, 가족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라는 가르침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했다 하더라도 옛 성현들 말씀에 따라야 한다고 당부한다.

내 가정이 우선 평화로워야 사회도 평화롭기 때문에 모든 시작은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을 위한 기도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고, 나 자신부터 해복해야 가정이 평안하고 가족이 평안하면 그 구성원들이 속해있는 동네가 편안하고 사회가 평화로워 진다고 가르치고 있다.

주지 보우스님은 이날 “신도가 많진 않지만 가족 같은 강한 소속감으로 수행에 매진하고 있는 도량”이라며 “앞으로도 세대를 이어가며 나와 이웃을 위해 기도하며,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실천하는 수행 도량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535호/2019년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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