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성
홍사성

염불 주력 간경 참선은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방법이다. 이중에서도 참선은 모든 수행방법 중 으뜸으로 친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통한 해탈을 성취한 것은 참선수행의 결과였다. 참선이란 요즘 자주 쓰는 말로 명상(Meditation)이다.

물론 불교의 참선과 일반명상은 목적과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불교의 참선은 해탈과 열반을 목적으로 하는데 비해 일반 명상은 마음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자기 내면을 응시하고 마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명상은 참선과 친연성 높다. 

그 친연성 때문에 사람들은 명상을 통해 불교에 입문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불자들 중에는 사찰에서 가르치는 참선수행에 실망해 시중의 명상센터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명상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덕에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 고백도 있다.

심지어 어떤 명상센터에는 스님들도 찾아간다는 전언이다. 사정은 다르지만 일부 스님과 불자는 멀리 미얀마나 태국불교의 명상센터로 수행을 떠나기도 한다. 한국불교의 참선수행 프로그램 문제가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한국불교는 전통적으로 명상에 관한한 종가임을 자부해왔다. 이 자부심은 불교의 종교적 특징이 어디에 있는가에 근거한다. 세상의 어떤 종교도 불교만큼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를 강조하는 종교는 없다.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어떻게 하면 탐진치를 극복해 ‘마음의 평화(涅槃)’를 성취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앞에서 예로 든 이야기들은 그 현실적 적용과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국불교는 간화선이라는 독특한 수행체계를 내세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때는 바야흐로 명상이 산업화되는 시대다. 도심 곳곳에 명상센터가 문을 열고 관련서적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명상의 종교인 불교의 포교활동에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응해야할 것인가. 밤새워 토론할 과제다.

[불교신문3535호/2019년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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