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장 진우스님 취임 후 첫 교육교역자 간담회
호남지역 승가대학 및 대학원 학장 강사 스님 참석
표준교육과정 교과목 축소 및 행정서류 간소화 요청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11월13일 조계총림 송광사 사자루에서 호남지역 승가대학과 승가대학원에서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는 교육교역자 스님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불학연구소장 정운스님, 연수국장 산성스님, 송광사, 화엄사, 백양사, 쌍계사승가대학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11월13일 조계총림 송광사 사자루에서 호남지역 승가대학과 승가대학원에서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는 교육교역자 스님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불학연구소장 정운스님, 연수국장 산성스님, 송광사, 화엄사, 백양사, 쌍계사승가대학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종단 승가교육의 내용개편과 교육기관 축소조정에 대한 방안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11월13일 조계총림 송광사 정혜사에서 호남지역 승가대학과 승가대학원에서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는 교육교역자 스님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 불학연구소장 정운스님, 연수국장 산성스님, 송광사, 화엄사, 백양사, 쌍계사승가대학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0년간 개편된 교과과정을 토대로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고 학사운영을 온 스님들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됐다. 하나는 교과목 축소개편이고, 하나는 행정운영에 대한 어려움이다. 특히 표준교육과정에 대해서는 개론 위주의 교과 수를 줄이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교재가 한글화되고 개론 수업이 많아진 게 장점일 수 있지만, 교과목이 지나치게 많아 한 학기 16시간 수업으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백양사 유식학승가대학원 학장 원철스님은 “출가자 평균연령이 40대 후반인데 교과목을 일반대학 수준에 맞춰 너무 많이 편성해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현행 표준교육과정서 교과목을 축소하고, 교육기관 별 자율성을 인정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백양사 유식학승가대학원 학장 원철스님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백양사 유식학승가대학원 학장 원철스님이 발언을 하고 있다.

송광사승가대학장 연각스님도 “사회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승가교육도 변화했으나 사회 일반 교육과 차이가 있어야 한다”며 “실제 수행자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을 익히는 방향으로 하되, 1학기 16강 수업으로 개론 수준에 끝나는 게 아니라 주요 과목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문불전과 초기불전 등 원전 수업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광사 율학승가대학원 학장 대경스님은 “기본교육기관에서 한문 교육이 원활하지 않으니 학인 스님들이 율학승가대학원에 진학해 원전을 공부할 때 많이 힘들어한다”며 원전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송광사승가대학 일귀스님은 한문경전 위주의 수업 당시에는 개론 교육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개론 위주의 교과가 너무 많아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개론 수업을 현행 40과목에서 20과목으로 줄여 교육내용을 심화하고 원전 수업을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승가대학 학장 및 강사 스님들의 모습.
승가대학 학장 및 강사 스님들의 모습.

초기불학승가대학원 학장 환성스님은 기본교육기관에서부터 초기불교 교육을 강화해 불교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출가자 유입의 방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스님은 “세간에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초기불교를 배운 인연으로 출가하는 젊은 세대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에게 기본교육과정에서도 초기불전을 가르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기불학승가대학원 법인스님도 “개인적으로 빠알리어를 배운 후 승가대학을 다닐 때 이해하지 못했던 한문불전 내용을 이해한 경험이 있다”며 “기본교육기관에서 한문불전과 초기불교 빠알리어 교육이 병행되면 좋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행정처리 간소화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경스님은 “교육원에서 공문이 수시로 오는데, 교육기관 실사를 앞두고 갖춰야 하는 서류가 25종류나 된다”며 “학인 수에 비해 서류 종류가 너무 많아 행정처리 하는데 고충이 따른다”고 말했다.

유마사 선학승가대학원 상일스님도 “유마사는 종무소에 직원을 채용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대학원장 일장스님이 행정서류 처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며 “교육원에 보고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송광사승가대학 대정스님은 행정서류 전산화를 통해 업무를 간소화하면 좋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초기불학승가대학원 성륜스님은 행자교육을 대폭 축소해 8주~12주로 줄이고, 율장과 사찰습의, 염불습의를 교육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기본교육 내용을 심화해서, 현재 전문교육기관 교과내용을 가져와 원전을 위주로 공부하고 개론 수업은 대폭 축소하자는 것이다.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승가교육 내용 개편과 교육기관 축소조정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승가교육 내용 개편과 교육기관 축소조정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교육교역자 스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교육원장 진우스님은 “현행 교과목과 교육내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일차적인 목표는 기본교리를 충실하게 담은 교과내용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원장 스님은 출가자가 교학을 배우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출가자 스스로 부처가 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중생을 제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님들이 반드시 교학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진우스님은 “개인적으로는 치문 사집 사교 대교로 이어진 전통교육과정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스님이 있는지 의문이다”며 “40~50대에 출가해 천자문 떼기도 어려운 스님들에게 전통교육을 고집할 수 있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분한 이해는 고사하고 한문 한 자 한 자 배우기도 급급한 현실에서 교과목과 교육내용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경전이 됐든 어록이 됐던 핵심요소를 정리한 기초교리만 제대로 알려줘도 충분하다. 그것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받아들이게 하는지 하는 교과내용을 만드는 게 제1차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교육기관 축소조정에 대해서도 스님은 “전통강원을 없애는 건 말이 안 되지만, 현 체재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정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여러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전통 강원교육은 유지하되, 한문불전대학원, 유식학대학원처럼 세밀히 분류해서 전문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본사와 직결된 문제기 때문에 본사 주지 스님과도 교감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말에는 결정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진우스님은 “교육 종책은 교육원만이 아니라 총무원, 포교원, 중앙종회는 물론 교구본사 등 승가대학 운영사찰 주지 스님들과도 의견을 나눠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의견과 대안을 충분히 공유해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광사승가대학 일귀스님은 개론 교육을 줄이는 대신 한문불전 교육을 강화하자고 했다.
송광사승가대학 일귀스님은 개론 교육을 줄이는 대신 한문불전 교육을 강화하자고 했다.

송광사=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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