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보관 불사리 82과 이운 및 고불식
총무원장 원행스님 등 스님 신도 300여명 동참
18일까지 조계사 친견, 이후 해당 사찰로 귀환

불교중앙박물관장 탄문스님이 서울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에게 이운해온 불사리 82과를 전달하고 있다.
11월12일 거행된 사리 이운식에서 불교중앙박물관장 탄문스님이 서울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에게 이운해온 불사리 82과를 전달하고 있다.

“불사리는 부처님의 진신이자, 말씀이며, 그 정신을 잇는 불교신앙의 중심으로서 예경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부처님과 역대 고승들의 사리는 탑과 사리장엄을 통해 그 시대 속 신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되었습니다.”

11월12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사리 이운 및 고불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치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법회는 그동안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불사리 82과를 ‘장기 대여’ 형식으로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사부대중 3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안된 법회는 불교중앙박물관 앞을 출발한 불사리(佛舍利) 이운행렬이 조계사 일주문을 거쳐 대웅전 불단에 모셔지면서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나무인로왕보살 번(幡)을 선두로 불교중앙박물관장 탄문스님을 비롯한 스님과 신도들이 불사리를 모신 연(輦)을 외호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대웅전 앞에서 불사리를 전해받아 불단에 봉정했다. 국립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던 사리가 신앙의 귀의처로 돌아온 것이다. 대웅전을 가득 메운 사부대중은 합장으로 예를 올리며 환희심으로 사리들을 맞이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일주문을 거쳐 조계사 대웅전 앞에 도착한 불사리.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일주문을 거쳐 조계사 대웅전 앞에 도착한 불사리.

삼귀의와 반야심경에 이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고불문(告佛文)’에서 “박물관 사고에 보관된 유물로서의 사리가 아닌 예경과 신앙을 증명으로 불교의 성보로 법답게 신앙의 귀의처로 모시고자 대한불교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 부처님께 아뢰옵니다”라고 사리 이운을 부처님께 알렸다.

이번에 부처님께 귀환을 고한 사리는 모두 82과이다. 청양 도림사지 삼층석탑 사리 1과, 보령 성주사지 출토 사리 17과, 전 남원사지 출토사리 4과, 광주 서오층석탑 사리 56과, 순천 매곡동 석탑사리 4과 등이다.

총무원은 2016년 5월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모셔진 사리의 반환을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요청하고, 같은 해 7월에는 공문을 통해 정식 요구했다. 그해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차례 실무회의를 거쳐 사리의 사찰이운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7년 4월 40과, 2018년 5월 7과, 2019년 82과를 종단을 통해 해당 사찰 등에 봉안하게 된 것이다.
 

총무원장 스님이 불사리 이운및 고불식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불사리 이운및 고불식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고불식에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축사를 통해 “사리는 예경의 대상이기 때문에 조계종에 봉안했을 때 더 의미가 깊다고 판단했다”면서 “부처님의 말씀과 뜻을 받드는 이 행사가 기념이 되고, 사리가 부처님의 성스러운 공간인 조계종에서 잘 보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사리를 이운 받아 봉안하는 사찰을 대표해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은 “진심을 다해 불제자의 도리를 다할 것”이라며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평화와 평등,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는 부루나존자의 후예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운 및 고불식에는 교계뿐 아니라 jtbc, 연합뉴스 등 일반 매체도 취재를 하는 등 관심이 모아졌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불사리 이운 및 고불식이 끝난 후 교육원장 진우스님,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총무원장 원행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앞줄 왼쪽부터)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불사리 이운 및 고불식이 끝난 후 교육원장 진우스님,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총무원장 원행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앞줄 왼쪽부터)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고불식을 마무리하면서 불교중앙박물관 홍보대사인 이원종(영화배우)씨는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아 발원문을 낭독했다. “신앙의 귀의처로 모신 불사리로 인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함께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세상에서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쉼 없이 정진하겠습니다.”

한편 11월18일까지 조계사 대웅전에서 친견 의식을 진행한 사리들은 본래 출토지와 가까운 사찰의 석탑이나 불상에 봉안된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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