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개원한 조계사 청년센터서 만난
28대 한정민, 29대 김경순 회장
내년 상시오픈 목표로 프로그램 기획
“행복하고 즐겁게 웃으며 신행활동 할 것”

11월9일 새롭게 개원한 조계사 청년불자센터 4층 법당에서 만난 청년회 법우들. 왼쪽에서 세번째가 28대 회장 한정민 씨, 바로 옆이 새롭게 취임한 29대 회장 김경순 씨.

환하게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미소가 싱그럽다. 조계사 청년회에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28대 회장 한정민 씨와 새롭게 회장을 맡은 29대 회장 김경순 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제 떠나는 한 회장은 살짝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다가도, 평 법우로 돌아가 10년은 더 활동할 거라며 천진하게 웃는다.

청년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된 김 회장은 앞으로 법우들과 똘똘 뭉쳐 맡은 역할을 잘 해 내겠다며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11월9일 미래세대를 위한 조계사의 새로운 공간, 생동감이 넘쳤던 청년센터에서 두 사람을 만나 센터 운영계획과 청년회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건물 외벽에 노란 간판을 달아 멀리서도 잘 보인다.

청년 불자라면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건물 하나가 생겼다. 조계사 뒷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조계사 청년센터’다. 노란색 바탕에 붉은 글씨로 쓴 간판을 건물 외벽에 달아 멀리서도 잘 보인다.

이날 두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니, 아니 이럴 수가 20대부터 40대의 청년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 이날은 현 회장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는 28, 29대 회장 이취임 법회가 있는 날. 청년 불자들에게 특별한 날인만큼, 예행연습까지 하며 행사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갔다.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2층은 1층과 또 다른 공간이다. 앉아서 회의하고 차도 내려 마실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었다. 사찰 바로 코앞에 청년센터가 들어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모두 조계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의 응원 덕분에 온전히 청년들을 위한 곳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단다. 냉장고, 커피머신, 싱크대, 회의테이블, 책꽂이 등 들여놓은 비품부터 환하고 깨끗한 인테리어까지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청년센터 전경.
카페같은 2층.

역시나 두 사람도 마지막 조율이 한창이다.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한 회장이 웃으며 기쁜 소식부터 들려준다. “요즘 청년회에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어요. 전화도 진짜 많이 오고요, 어떻게 가입하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법회에 들어갈 수 있는지 등등 문의가 부쩍 늘었어요.”

20대 후반 27, 8대 회장을 맡아 4년 동안 열정을 쏟아 부은 한 회장이 꼽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와 같은 또래의 법우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금은 30대 초중반 법우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열정 넘치는 임원들 노력 덕분이다. 청년 불자들의 구심점 청년센터가 생겼으니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경순 회장은 “처음엔 친구 소개로 들어왔다가 활동하면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대부분 사찰을 엄숙한 곳으로만 인식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법당에서 율동도 하고 찬불가도 부르고 신나게 놀기도 하면서 신행활동을 하는 공간이랍니다. 그러다 꿀맛 같은 불교 활동을 못 끊어 여기까지 왔네요.”

아쉽지만 청년센터는 지금 가 오픈 상태라고 한다. 10월 중순 개원식은 했지만, 내년 초 상시 오픈할 예정이다. 지금은 청년회 법회가 있는 화요일 저녁과 토요일 열고 있다.
 

11월9일 오후 열린 조계사 청년회 28, 29대 회장 이취임 법회.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김경순 회장.
김경순 제29대 회장과 김가영 부회장과 함께한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그간 청년센터에 누구보다 피땀눈물을 쏟은 한 회장이다.

“늘 청년들이 미래다, 희망이다 이야기해주시는 주지 스님과 청년회에 많은 애정을 보내 주시는 신도님들께서 이 멋진 공간을 단체에게 흔쾌히 내 주셔서 감사드리고 있어요. 센터를 위해 처음 기획 회의부터 리모델링, 인테리어까지 매일 퇴근 후, 일요일에 쉬는 날 없이 나와 쓸고 닦고 세팅하고 1년 가까이 하나하나 신경 썼어요. 법우들에게 늘 농담처럼 기와불사를 많이 하면 집이 생긴다고 했어요. 사찰순례, 수련회, 생명살림법회 때마다 청년회 이름으로 기와불사를 했어요. 집을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법우들 행복과 화합의 마음을 담아 불사를 했고, 우연인지 몰라도 이렇게 멋진 공간이 생겼어요.”

김 회장도 이러한 전임 회장의 노고와 열정을 이어받아 명실상부한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언제나 찾고 싶은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는 곳이 바로 ‘절’이었으면 좋겠어요. 한 전 회장님께서 탄탄하게 닦아주신 길을 따라 법우님들이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많이 듣고 함께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청년센터에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공간을 열린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조계사 청년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신나게 활동하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청년센터는 청년불자 포교 활성화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으로 청년회는 이 공간을 2030 청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청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인문학 강의, 스님과의 상담 및 차담, 명상센터, 운동교실 등 세부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모임 및 회의 장소로 공간도 대관한다는 계획이다.

한 회장은 이날 “상처받은 날도 많고 눈물 흘린 날도 있지만 조계사 청년회로 불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법우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아픔을 딛고 4년을 활동했다. 평법우로 잘 적응 못하면 여기 있는 법우님들이 저를 챙겨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도 “법우들 소리 하나하나 귀담아 들으려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체력도 기르고 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29대를 응원해 달라. 부족하지만 노력하며 행복하게 웃으며 즐겁게 신행 활동하는 청년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4시 법회가 열리는 조계사 대웅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년회 활동에 영혼을 갈아 넣은 임원진들의 노력 덕분일까. 이취임식 법회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법우들이 함께했다. 주지 지현스님도 법회 내내 흐뭇한 미소로 청년 불자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오늘은 청년회의 새로운 회장 취임을 축하하고 전임 회장 앞날에 가피가 가득하길 축원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조계사 청년 불자들은 현업과 학업의 현장 속에서도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따르고자 서원한 재가불자들입니다. 여러분을 볼 때마다 기성세대로서 찬탄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한국불교 미래가 여러분들에게 있기 때문이죠. 어려움 속에서도 청년회 회장으로 훌륭히 걸어온 전임 회장과 임원진 노고에 감사드리고, 투철한 신심으로 출범하는 신임 집행부가 뜻하는 일이 원만 성취되어 청년회가 명실상부한 한국불교 1번지 청년회로 꽃피기를 기원합니다.”

[불교신문3535호/2019년11월16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