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야심경>의 마지막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는 무슨 뜻인가? 


진언으로 보통 번역하지 않지만
‘가버리게 하네! 가버리게 하네! 
부처님 세계로 완전히 건너가네!
깨달음이여, 아~싸(만세)!’ 정도…


A   한문으로 읽혀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는 음역된 것으로 우리말로는 그대로 번역 할 수 없습니다. 그 뜻을 알고자 하면 인도의 고대 글자인 산스크리트어의 원음을 알아야 합니다.

산스크리트어 원음은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드히 스바하(gate gate pragate prasam.gate bodhi svh)’입니다. 이 문구는 일반적 문장이 아니라 진언 혹은 주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진언이나 주문은 주로 번역을 하지 않으나 보기 드물게 이 문장은 번역을 하기도 합니다.

진언이란 주로 몸과 마음과 호흡이 깊은 명상으로 하나가 되었을 때 터져 나오는 소리를 말합니다. 깊은 명상 속에서는, 마치 물고기가 노니는 투명한 어항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사물의 본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반야심경> 속의 주인공인 관세음보살은 이렇게 진리를 이해하고 세상을 꿰뚫어 본 뒤, 모든 고통을 극복하였습니다. 완벽한 해탈에 이른 그는 기쁨의 탄성을 질렀는데, 그것이 바로 이 진언입니다. 

‘아제(gate)’는 가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괴로움에서 해탈로 가버린 것이고, 혼란스러움에서 고요한 명상으로 가버린 것입니다. 반복어 ‘아제아제(gate gate)’는 가버리고 또 가버린 것입니다. ‘바라아제(pragate)’는 아주 먼 저 곳 끝, 파라다이스(부처님 세계)까지 가버린 것을 말합니다. ‘바라승아제(prasam.gate)’는 완전히 저 먼 곳 피안의 세계에 가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는 ‘가버리네 가버리네! 부처님 세계로 가버리네! 부처님 세계(피안)로 완전히 가버렸네!’라고 번역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모지 사바하(bodhi svh)’는 ‘모지(bodhi)’가 깨달음을 뜻하고, ‘사바하(svh)’는 기독교의 할렐루야처럼 기쁨과 행복에서 나오는 소리를 말합니다.

굳이 표현해 보자면 ‘이루어지이다!’ 혹은 ‘만세!’, 젊은 세대들 표현이라면 ‘아싸!’ 정도로 번역 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면 ‘모지 사바하’는 ‘깨달음이여, 아~싸(만세)!’가 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반야심경의 마지막 구절인 이것은 이 경의 핵심인 ‘공(空)’을 이해하고 깨달은 희열을 외마디 탄성으로 표현한 진언입니다. 굳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를 번역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버리게 하네! 가버리게 하네! 부처님 세계로 가버리게 하네! 부처님 세계(피안)로 완전히 건너 가버리게 하네! (공의)깨달음, 아~싸(만세)!’

[불교신문3533호/2019년1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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