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이길 참 잘했다’는 마음으로 출소하고 싶다”​​​​​​​
“‘교도관이길 참 잘했다’는 마음으로 출소하고 싶다”​​​​​​​
  • 박인탁 기자
  • 승인 2019.11.0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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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0주년 맞이 특별기획
‘상구보리 하화중생’ 현장 ⑮
장선숙 의정부교도소 교도관


출소자 취업 위해 공부하고
기업체 뛰다니며 취업 부탁
취업률 높여 교정대상 수상
교정공무원 첫 직업학 박사

30년 담장 안 이야기 담아
‘왜 하필 교도관이야’ 출간

의정부교도소 불심회 총무와
교정인불자聯 여성국장 맡아
신심 증장과 보살행 앞장서
의정부교도소에서 10월30일 만난 장선숙 교도관은 “교정은 새 생명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이라며 수용자 코칭을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을 서원했다.

장선숙 교도관은 대학 합격증까지 받고서도 가정 형편상 어쩔 수 없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선생님의 제안에다가 제일 취약했던 수학이 시험과목에 없었던 경찰, 소방, 교정직 공무원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20세의 어린 나이에 교정공무원이 됐다는 기쁨도 잠시.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교도관을 만나본 적도, 교정시설을 가본 적도 없는데다가 인터넷이 발달되지 못했던 시절이라 교도관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영화나 TV에서 접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잦은 야근과 열악한 근무 환경, 수용자와 관계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었다. 막연하게 수용자 번호와 이름, 수용거실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끔씩 수용자 번호 대신 이름을 불러주며 상담하는 등 그들에게 점차 가깝게 다가갔다. 수용자 상담 지원과 자기계발을 위해 방송통신대 법학과에 진학해 공부하면서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선배 교도관과 친분을 쌓고 노하우도 전수받으면서 점차 교도관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를 통해 수용자를 더욱 이해하게 돼 수용자 가운데에서는 장 교도관을 엄마라고 부르는 이도 하나 둘 생겨났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있지만 연배가 훨씬 많은 수용자들도 엄마라고 말해요. 가장 절박하고 어둡고 무서운 곳에서 자신들을 보호해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마라고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국의 많은 교도관들이 그런 마음으로 수용자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85월 교정본부에서 수용자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새 업무를 시작한 게 장 교도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담 안에만 한정됐던 교정의 업무영역을 담 밖으로 확대한 것이지만 전문 인력 충원 없이 또 다른 새 업무까지 부여되자 교도관 사이에서 불평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평소 수용자의 출소 후 사회복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장 교도관은 곧바로 그 업무를 자원했다.

서울지방교정청에서 수용자 직업훈련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091월 의정부교도소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장에서 수용자 취업 및 창업업무를 맡게 됐다. 교도소 수용자의 90% 이상이 남성인데다가 남성교도관이 남성수용자를 관리하고, 여성교도관이 여성수용자를 관리하는 상황속에서 취업 및 창업지원업무의 주 대상자가 남성수용자인 업무를 여성교도관이 맡는다는 게 당시에는 성() 벽을 넘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이에 장 교도관은 같은해 3월 경기대 직업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전문지식을 익혀 나가면서 동시에 명함을 찍어 수용자들의 멘토가 돼 줄 봉사자들을 찾아다니고 협력업체 발굴을 위해 발품을 팔았다.

하루 이틀 일하다가 동료의 소지품을 훔쳐 달아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도 있지만 장 교도관과 멘토, 협력업체 대표 등이 의기투합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시킨 출소자가 후배 출소자의 사회 정착을 발 벗고 나서 돕는 미담사례가 나올 만큼 적지 않은 성과를 창출해 냈다.

아동양육시설 출신 수용자는 출소를 해도 갈 곳도, 보호자도 없어 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다시 범죄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 또한 높아요. 그들이 일자리와 숙소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찾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기업체 대표들이 수용자들을 채용해 주시고 더 나아가 아들로 삼은 분들도 계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 교도관의 활약 덕분에 의정부교도소는 타 교정기관보다 높은 출소자 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에 2015년 열린 제33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그는 대상을 차지하며 1계급 특진의 영광도 차지했다. 수용자 취업문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한데 이어 교도관의 직업과 퇴직 후 진로문제를 연구해 지난 2월 경기대에서 박사학위도 땄다. 교정공무원으로서 '직업학' 박사를 딴 건 장 교도관이 최초다.

교도관들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더 나아가 퇴직 후 진로에 대한 불안감도 없애는 등 교도관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해 준다면 결국 수용자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해져 교정교화 효과도 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시작한 것이다.

저 혼자서 수용자 10명에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도관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더 열심히 일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게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죠. 전국 54개 교정기관의 교도관 54명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그들이 1인당 수용자 10명씩을 맡는다면 540명을 교정교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요.”

장 교도관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안 비금도의 작은 사찰 서산사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불자의 삶을 살게 됐다. 어머니와 신도회장 심부름으로 사찰을 수시로 오갔고 스님은 불서와 과일을 건네주며 그를 격려해줬다. 중학생 때는 어린이여름불교학교 보조교사로서 스님을 돕기도 했다.

교도관이 된 뒤에도 의정부교도소 직원 불심회 총무를 5년간 맡으면서 불자 교도관들과 함께 법회를 보면서 자원봉사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전국교정인불자연합회 여성국장 소임은 20년 넘게 맡아오고 있다.

덕신스님(대구 대륜사 주지)의 제안으로 신묘장구대다라니기도 사경과 독송을 하는 등 개인적인 기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불자 수용자에게는 열심히 기도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기도와 행동이 달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로 여성수용동에서 밤낮을 함께 하고 수용자의 출소 후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과 창업 지원, 인성교육,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수용자와 출소자, 그의 가족들을 들여다 본지도 어느덧 30. 장 교도관은 수용자와 동료 교도관에게 코칭을 하는 게 꿈이다. 과거 상처를 치유하는 게 상담이라면 현재 시점에서 잠재력을 높여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코칭이라는 게 장 교도관의 설명이다.

옛 은사로부터 들었던 왜 하필 교도관이야?”라는 이야기를 뛰어넘어 교도관이길 참 잘했다는 마음으로 출소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본인의 잠재력, 역량을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어요. 수용자들은 사회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동료 교도관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게끔 코칭하는 게 제 꿈이죠. 그들이 또 다시 누군가의 코칭이 되면 더더욱 좋겠죠.”

마지막으로 장 교도관은 모든 출소자들을 전과자로 낙인찍고 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 54개 교정기관에서 16000여 명이 교도관과 5000여 명의 교정위원, 그리고 각 분야에서 숭고한 사명감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자원봉사자, 담 밖에서 교도소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만 교정교화가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그동안 잘못된 것 자체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살았던 그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과 피해자와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주는 건 어떨까요. 이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새롭고 긍정적으로 변한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30년째 높은 담장을 드나들고 있는 장 교도관.


장선숙 교도관은…
장선숙 의정부교도소 교도관은 19909월 의정부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30년차 교도관이다. 수용자들의 출소 후 성공적인 사회적응을 위해 수용자 취업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533회 교정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교정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직업학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또한 의정부교도소 직원 불심회 총무를 5년동안 역임했으며 20년 넘게 전국교정인불자연합회 여성국장을 맡아오고 있다. 2018년에는 조계종 포교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0년간 수용자와 동고동락한 담장 안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왜 하필 교도관이야?>를 최근 출간하기도 했다.

의정부=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불교신문3534호/2019년1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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