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스님
목종스님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수행하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보통 지금보다 조금 나은 환경에서 보시를 하고 수행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맞지 않다. 지금 해야지만 다음에 수행할 수 있는 조건들이 주어진다. 보시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건 이전에 보시를 많이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바빠서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할 수 없다는 것은 이전에도 역시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가치를 많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지 않으면서 다음에 하겠다고 하면 다음에도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우리는 수행에 대한 고정 관념들을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사찰에 가서 시간을 내어 수행을 해야 되고 보시라는 또 다른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열심히 돈 벌어서 사는데도 빠듯한데 삶의 부담 외에 따로 보시라는 부담을 지려고 하면 보시를 할 수 없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수행은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히 시간을 내어 특별한 행위로 하는 게 아니다. 그런 수행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한 연습 과정이다. 삶은 어느 누구에게도 연습이 없다. 태어나면 바로 실전이다. 본인 스스로가 연습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매순간, 단 한 순간도 실전이 아닌 적이 없다. 지금 이 순간만큼 수행하기 좋은 때는 없다. 수행이, 보시가 따로 있지 않다. 지금 실천하는 삶 속에서 매순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삶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수행을 찾아내야 되고, 삶 속에서 보시를 실천해야만 한다. 그것이 가장 현명한 수행자의 지혜이다. 지금 이 삶을 어떤 가치관으로 보고 선택하고 실천하느냐가 나의 지혜이고 그것을 변화시켜가는 것,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내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수행이다. 

여러분의 삶이 지금 보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리석음과 욕망 때문에 그게 보시인 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바로 보시였음을 매순간 알아차려야만 한다. 내 삶이 보시라는 것. 바로 보살행이라는 것. 그리고 보시행을 통해서 행복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수행이고 지혜이다. 

[불교신문3532호/2019년11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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