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모든 일은 다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2019년도 상반기만 하더라도 오랫동안 머물던 인도로 다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꿈을 꾸듯 이렇게 지구촌공생회 PM으로서 미얀마 양곤에 있는 저 자신을 보며 어찌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양곤에 도착한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
미얀마의 수줍은 미소에 저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가며 웃음을 짓는 저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무엇보다 지구촌공생회로부터 후원을 받는 미얀마 바간 아욱닉 마을을 방문한 뒤, 저는 제가 잊고 있었던 그 순수하며 수줍은 미소를 다시 만나면서 미얀마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아욱닉 마을에 도착하여 받은 그 첫 인상은 너무도 순수하고 수줍은 미소였습니다.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이런 말들을 표현하는데 너무나도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순수한 미소에는 지구촌공생회에서 후원해 준 물탱크에 대한 고마움이 진솔하게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어색하고 수줍은 표정으로 자칫 무뚝뚝해 보이기까지 하는 아욱닉 마을의 주민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저도 모르게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표현하지 않아도 어색한 미소로 표현되는 따스한 마음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충분히 전달받았기 때문입니다.
교육지원사업 업무로 지구촌공생회에서 후원하는 학교들을 방문하고 후원아동의 가정을 방문하는 일들을 하면서 잊고 지냈던 많은 느낌들을 조우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곳에 학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곳에 학교는 있었고 수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낙후된 교실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지만 그 순수하고 깨끗한 미소는 어른이 되어 버린 제 마음을 정화시켜 주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후원가정을 방문하여 어려운 사정을 듣게 되면 지금 현재 내 스스로 가지고 있는 모든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이 울컥하게 되는 통에 나도 모르게 겸연쩍게 웃게 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목표는 늘 상황이나 현실에 맞게 내 스스로 합리화를 시켜가면서 변해왔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도 내가 가지지 못하는 것에 늘 나의 주의가 가 있었고 자연스레 저는 이 세상에서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치부해버렸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미얀마에 도착하여 사람들의 수줍지만 순수한 미소를 보면서 스스로를 더 뒤돌아보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외부적으로 보면 우리는 미얀마 사람들을 돕는 것인데 이상하리만큼 저는 미얀마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습니다. 참으로 운이 억수로 좋은 사람인가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미얀마에서의 생활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
[불교신문3532호/2019년11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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