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광명으로 포근히 품어주는 ‘갓바위 부처님’
자비광명으로 포근히 품어주는 ‘갓바위 부처님’
  • 박인탁 기자
  • 승인 2019.11.0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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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작가 13회 개인전 ‘Hello, my Buddha’展

30년 전 대학교 영어강사서
전업작가로 전환한 서양화가

누드화 여인화 주로 그리다가
동자승 등 불교 소재 작품화

이른 새벽 출발해 갓바위서
기도한 이웃들 이야기 듣고
갓바위 부처님 작품으로 승화

갓바위부처님과 관세음보살
42수 진언 등 계속 작품화
김성은 작가가 오는 12월28일까지 동화사 적멸보궁 전시실에서 갓바위 부처님을 그린 13번째 개인전 ‘Hello, my Buddha(헬로우 마이 붓다)’를 연다.

보물 제431호인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은 팔공산 남쪽 관봉(冠峰) 정상 부근에 병풍처럼 둘러 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약사여래부처님이다. 특히 불상 머리 윗부분에 마치 갓처럼 생긴 넓적한 돌이 얹혀 있어 갓바위 부처님으로 더 유명하다.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이겨내며 중생의 아픔을 함께 하고 소원 성취하는 갓바위 부처님은 누구든 지성으로 기도하면 한 번의 소원은 들어준다최고의 기도도량이다. 특히 매년 대학 입시철이면 자녀의 입학을 바라며 전국에서 몰려온 학부모들의 기도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비광명으로 중생을 포근히 품어주는 갓바위 부처님을 화폭에 담아낸 전시회가 열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양화가인 김성은(67) 작가는 오는 1228일까지 2달동안 팔공총림 동화사 법화보궁 전시실에서 13번째 개인전 ‘Hello, my Buddha(헬로우 마이 붓다)’을 연다.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에는 총29의 전시작품 가운데 26점이 갓바위 부처님을 담아냈다. 나머지는 동자승과 수미단, 돌탑 등을 각각 그린 작품이다.

김 작가는 대구 시지에 위치한 불광사를 재적사찰로 다니면서 <초발심자경문> <천수경> <금강경> 등 각종 경전을 공부하며 불심을 키워온 불자다. 돈관스님에게 받은 무애심이 그의 법명이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 작가는 대학에서 영어강사로 활약하다가 30년 전 대구대에서 미술교육원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꿈을 되살렸다. 4년 동안 영어강사 일과 그림 작업을 병행하다가 결국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누드화와 여인화를 주로 그리던 그는 인도 여행을 통해 사르나트 등 여러 불교성지를 접한 뒤 명상하는 여인시리즈로 전시회를 잇따라 열기도 했다.
 

2017년에는 동자승을 테마로 한 전시회를 동화사 법화보궁 전시실과 봉산문화회관에서 각각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똑같은 그림들을 전시해도 사찰 갤러리에서 보는 그림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 그는 이번 갓바위 부처님 그림을 동화사 법화보궁 전시실에서 다시 열게 됐다. 특히 김 작가의 동자승 그림들은 조계종 도반HC 산하 도반CA에서 만드는 2020년도 동자승 달력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 작가가 갓바위 부처님을 소재로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은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엿들은 간절한 기도 이야기로부터 시작됐다. 대구에서 살다가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영천으로 거처를 옮긴 그는 저온창고를 개조한 화실에서 그림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특히 차편도 마땅치 않아 몇 시간씩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갓바위 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기도 올렸던 동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잇따라 들으면서 더 늙기 전에 갓바위 부처님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서원을 세우게 됐다.

이름 새벽 일어나 머리에 공양미를 이고 출발한 뒤 중간에 주먹밥을 드시고 개울물에서 머리를 깨끗이 감고는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고 해요. 예전에 길도 좋지 않았음에도 몇 시간을 걸어서 가셨다는데 저는 과거 어르신들이 했던 간절한 기도를 따라 하는 게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저는 갓바위 부처님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으로 기도를 대신 올렸지요.”

대구에서 살 때도 몇 차례 갓바위 부처님을 친견했지만 이웃 어르신들의 기도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 다시 만난 갓바위 부처님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종교를 뛰어넘어 엄마의 품처럼 포근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갓바위 부처님을 중심으로 한 풍광을 담은 작품 뿐만 아니라 갓바위 부처님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동자승 모습, 연꽃과 각종 새 등으로 장엄된 갓바위 부처님까지 김 작가가 생각하는 다양한 갓바위 부처님을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려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회향한 뒤에도 갓바위 부처님과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42수 진언 등 불교 관련 그림을 계속 그려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시방세계 안 계신 곳이 없으니 제 마음이 와 닿는 대로, 머릿속에서 떠오는 부처님을 계속 그려나가려고 해요. 갓바위 부처님을 비롯해 내가 좋아하는 불교를 주제로 한 그림 작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편 김 작가는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대구지회 서양화분과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경북미술대전 초대작가, 남농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17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및 전국 공모전에서 특별상과 특선을, 2014년 이형회 작품상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수미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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