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철야기도하는 조계사 부주지 원명스님

조계사 부주지 원명스님. 불교신문 자료사진
조계사 부주지 원명스님. ⓒ불교신문

11월11일 입재에 들어가는 ‘동안거 위례 상월선원 야외 천막 고행결사’에는 묵언하며 정진하는 상월선원 스님도 있지만, 외호대중도 있다. 동안거 기간 동안 토요일마다 철야정진을 발심한 조계사 부주지 원명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과 11월2일 이야기를 나눴다.

원명스님은 고행결사 소식을 듣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무문관 정진도 쉽지 않은 일인데, 겨울 내내 천막에서 추위와 싸우며 하루 한 끼만 공양하고 묵언정진을 하는 어려움을 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보통 선방에서 하루 8~9시간 정진하는데 그 또한 쉽지 않다. 그래도 선방에서는 모든 게 갖춰져 있지 않나. 따뜻하게 난방도 되고 먹고 입는 데 부족하지 않고 또 아프면 병원에도 갈 수 있지만 상월선원은 그렇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됐다.”

그래서 원명스님도 고행결사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만류했다. “스님들 건강이 걱정돼 그랬지만 스님 뜻이 확고했다”며 “아마도 자승스님이 백담사 무문관 정진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뼈에 사무친 수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크게는 종단의 변화, 수행풍토를 성찰하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원명스님은 말했다.

상월선원의 대중 스님들은 야외 천막에서 하루 12시간 정진하고, 일종식을 하고,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옷 한 벌로 겨울을 나야 된다. 그와 동시에 묵언수행을 한다. 스님은 “선원에서 결제할 때 대중 스님보다 하루 2시간 더 정진한 적이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힘들었다”며 “지금 상월선원의 일과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제 자신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쉽게 발심할 수 없는 일임에도 일각에서 ‘쇼’라고 폄하하는 것에 대해 원명스님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뼈에 사무치도록 정진하겠다고 발심한 수행자에게 토를 붙이고 비난하는 것은 부처님 법과 맞지 않는다”며 “고령에도 크게 발심한 스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게 당연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비난만 하는 사람들에게 편하고 따뜻한 방에서 하루 8시간 정진하며 한 끼 식사를 하고 묵언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해보지도 않고 가타부타할 게 아니라, 큰 뜻을 세운 스님들을 격려해줘야 하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올 겨울 원명스님은 토요일마다 위례를 찾아가 신도들과 함께 철야정진을 할 예정이다. “묵언 정진하는 대중들에게 힘을 주고 함께 기도하고 싶어서 계획했다”며 “조계사뿐만 아니라 봉은사, 목동 국제선센터, 용주사, 봉선사, 수국사, 흥국사, 한마음선원 스님들과 법사단 구성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날인 오는 16일 오후2시부터 5시까지 정진 후 2회 차부터 오후2시부터 새벽4시까지 정진하려고 한다. <금강경> 독경과 다라니 21독, 108배, 참선과 컵등을 들고 정근하는 등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다. 스님은 “매주 300명이상 대중들이 동참할 것”이라며 “지방 사찰에서도 결합하면 기도하는 대중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회향할 때까지 1만 대중이 동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천막 결사가 회향하면 종교를 초월해 한국사회에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행하는 스님들 모습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승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철스님이 철조망을 걸고 봉암사 결사를 했던 결연한 수행에 대한 의지를 21세기에 또다시 심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출가자들이 어떻게 수행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534호/2019년1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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