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제학에서 바라본
富의 참된 의미와 활용법
“잘 베풀어야 또 벌린다”

붓다의 경제 코칭

프라유드 파유토 지음 / 김광수 추인호 옮김 / 민족사

돈이 있어야 밥을 먹고 집도 얻고 병원도 간다. 돈 없는 인생이라고 하찮은 건 아니지만 비참할 수 있다. 사람이 돈 앞에 무너지는 이유는 그만큼 돈이 소중하기 때문이고,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그만큼 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님들에게는 철두철미한 무소유를 강조한 부처님이다.

반면 재가불자들에겐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했다. 최선을 다해 돈을 벌라고 다그쳤다. 흔한 통념과 달리 불교에서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자연스럽고 건강하다고 여긴다. 불교는 합리적이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건 검증 가능한 사실이다. 즐겁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악마의 마음이라고 걷어찰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처님은 단 한 번도 가난을 칭찬하거나 장려하지 않았다. 부자는 나쁘다거나 부처가 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단 한 번 말한 적이 없다. 불교는 희생이나 지학을 강요하지 않으며 이고득락(離苦得樂)을 강조하는 종교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그것은 절대적으로 선이다.

다만 돈이 행복이 아닌 불행을 가져다줄 경우 부처님은 태도를 싹 바꿨다. 문제는 부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할 때 일어난다. 인생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더 고통 속에 빠진다는 것이다.

신간 <붓다의 경제 코칭 - 중도로 본 불교경제학>은 지혜를 통해 자신을 이롭게 하는 부의 길을 제시한다. 관건은 부() 자체가 칭찬이나 비난을 받을 일이 아니며, 자신이 어떻게 부를 이루고 활용했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하는 것은 불교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부처님께서는 재산 자체를 칭찬하지도 비판하지도 않으셨다. 다만 그분은 부()에 관해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action, )에만 관심을 가지셨다(154).”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돈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불행이 된다. 사진 픽사베이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돈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불행이 된다. 사진 픽사베이

저자인 프라유드 파유토는 태국의 저명한 원로 스님이다. 불교경제학자로서도 존경받는데, 그는 책에서 숫자와 통계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 경제학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다시 질문할 때 더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철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사실, 답은 간단하다. 돈은 행복한 사람을 위한 수단인데, 그것 자체를 목적시할 때 돈은 불행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부를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으면 비난을 받는다. 또한 부를 얻었더라도 그것의 노예가 되어 그 결과로 고통을 받는 것도 비난받을 만하다. 적법하지 않게 부를 얻는 것이 비난받는 일인 만큼, 인색하게 부를 축적하고 자신과 가족 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재산을 쓰지 않는 것도 비난받는다. 게다가 부를 제멋대로 탕진하거나 그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유발시켜도 비난을 받는다(119).”

쓰려고버는 건데, ‘벌려고벌 때 사달이 나는 것이다. “훌륭하고 칭찬받을 만한 부유한 사람들이란,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추구하고 자신과 다른 이들의 선과 행복을 위해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다(120).”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속담을 최초로 썼던 이는 아마도 부처님을 실제로 목격했을 것이다.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는다. 언제나 사람이 죄를 짓는다. “가장 확실한 행복은 깨달음을 통한 해탈이다. 참선을 하고 공부를 해서 마음을 수련하고 내면의 만족을 얻는 것은 소비사회의 불만족을 해소시키는 강력한 해독제이다. 우리가 행복을 찾아 애쓰면 고통을 얻게 되지만, 고통을 이해하면 평화를 얻게 된다(112).”

<붓다의 경제 코칭>1988년에 처음 출간됐다. 30년도 더 된 지금에 또 출간되는 까닭은 우리의 삶이 여전히 돈 때문에 괴롭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어디로 달려가는지, 왜 달려가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남들보다 빨리 달리면 내 삶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던 바보 달리기를 멈출 수 있는 지혜를 준다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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