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화두 ‘한국불교’] <65> ‘장자 종단’ 조계종 ② 독신 출가 감소와 불교성직자 증가
[함께 쓰는 화두 ‘한국불교’] <65> ‘장자 종단’ 조계종 ② 독신 출가 감소와 불교성직자 증가
  • 박부영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19.11.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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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기혼 신부 허용 논의, 조계종은 무풍지대?

종교위기 극복 방안 다양해
재가자 사찰 내 역할 강화
불교이념의 사회 적극 구현
사부대중 공동체 정신 제시

출가종단 현행 전제해 한계
출가자 줄어 종단 존립 걱정

탈종교화, 출가자 감소, 인구 고령화, 지방 붕괴, 인구절벽 등의 사회 현상은 종교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교 혹은 기독교를 신봉하면서도 사찰이나 교회를 가지 않고 명상 독서나 유튜브 강의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신앙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가나안신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사찰은 고령화로 인해 사회에서 은퇴한 60대가 막내노릇을 하는 실정이다. 지방에서는 60대 신도마저도 젊다며 환영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 고령화는 더 이상 문제로 지적하는 것 조차 새삼스러울 정도로 당연한 현상으로 고착됐으며, 오히려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신도 뿐만 아니라 스님들의 고령화도 급속도로 빠르게 진행돼 70대 주지 스님과 70대 불자들이 사찰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종교 위기 중 가장 큰 위협은 독신출가승의 감소다. 급격한 출가자 감소는 종단 존립을 위협한다. 미래 한국불교 대책은 그래서 종단 차원을 넘어설 수 밖에 없다. 사진은 행자교육원 교육 모습.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종교 위기 중 가장 큰 위협은 독신출가승의 감소다. 급격한 출가자 감소는 종단 존립을 위협한다. 미래 한국불교 대책은 그래서 종단 차원을 넘어설 수 밖에 없다. 사진은 행자교육원 교육 모습.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위기의 종교계

1인 가구의 증가, 가족 붕괴 역시 종교계의 존립을 위협한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기복적 성격을 띠는데 이는 가족 단위를 전제한다. 1인가구는 그 전제를 무너뜨린다. 사찰 재정 기반을 이루던 재(齋)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원인 또한 전통적 가족관계 붕괴와 탈종교화에서 찾을 수 있다. 가족관계 변화가 종교기반마저 허무는 것이다. 

그러면 대책은 무엇인가? 학자들마다 스님들마다 다양한 해법을 내놓는다. 가장 많은 해법이 재가자의 역할 강화다. 출가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가자가 담당하는 재정 행정운영을 재가자나 결혼한 법사가 맡고 스님은 수행에 전념해야 한다는 방안이 가장 많이 제기된다. 

실제 각 사찰에서는 재가자 역할이 과거에 비해 범위도 넓고 관여 수준도 깊다. 불교대학을 거쳐 자격 시험을 통과한 포교사들은 장례식에서 시달림을 하는 등 의식도 맡는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갖던 스님들도 현실을 인정해 재가자의 의식 집전을 과거보다 훨씬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공지능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유승무 교수(중앙승가대)는 ‘전환시대의 한국불교,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불교사회연구소, 전환시대, 한국종교의 방향과 지향 찾기)에서 “신도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2040년 이후)에는 빅데이터 중심의 사찰 운영이 보편화되면 출가자보다는 전문가의 역할이 사찰 운영 및 의사 결정에서 한층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많은 역할을 떠맡기도 할 것이다. 이런 역할을 출가자가 직접 익히고 실행하기보다는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응철 교수(중앙승가대)는 ‘한국불교의 탈종교적 신행행태와 미래’(불교평론 제79호)에서 탈종교화 현상에 대한 불교계의 과제로 출가자 확보 및 전문 포교사 육성, 새로운 포교방법과 내용 개발, 사찰의 사회적 기능 강화와 평신도의 역할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출가자 확보는 종단별로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현상 및 출가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재가 전문포교사 및 신도 임원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여 이들에게 포교 및 사찰운영에 필요한 소임을 맡기는 것이다.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재가불자의 수가 증가하면 출가자의 수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백가쟁명식 대책 

생명 평화관, 명상 수행 등의 불교 이념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불교가 존속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제언도 많다.

양형진 교수(고려대 물리학)는 ‘현대과학기술문명과 불교의 역할’(불교평론 제79호)에서 “인류문명의 역사는 한편으로는 도약과 번영을 누적적으로 성취하는 성장의 과정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성장을 위해 피지배 계층과 이방인을 착취하고 생명종을 몰살시키는 퇴행의 과정이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이 퇴행의 과정을 반성하고 종식시키면서 새로운 문명의 이정표를 세우는 역할을 불교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아의 세계관을 인류의 세계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와 생명세계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문명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은 불교가 해야 하는 일이고 불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러한 대안들은 모두 현 조계종단의 존속을 전제하고 있다. 출가자 급감, 신도수 감소, 탈종교화 등은 모두 제도 종교 존립을 허무는 위협 요인인데 여전히 출가자 중심의 조계종단을 전제로 대안을 내놓는 것이다. 독신출가승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실을 직면하면서도 종단도 그렇고 학자들도 이에 대한 언급은 꺼린다.

법랍 30년 이상, 세납 50세 이상의 종사(宗師) 이상 법계가 6000여 명에 이르는 데 반해 5년 미만의 사미 사미니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20여년 안에 엄청난 진공상태가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날 갑자기 종단과 사찰이 사라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유승무 교수는 위 글에서 “현재 법랍 30년 이상 출가자가 출가자 수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바 20년 이후에는 이들이 거의 사망에 이를 것이란 사실 까지 감안하면, 출가자 수 역시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2040년 이후 현행 출가자의 역할은 불가피하게도 심각한 변화를 수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탈종교화, 출가자 및 신도 감소 현상이 종교조직을 위협하는 흐름 속에서 이와 상반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종단 출가자 수는 급감했는데 불교성직자와 종단은 늘어나는 것이다. 독신출가자가 줄어들고 재가자나 독신으로 있다 환속하여 창종하는 불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독신성직자의 위기 현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독신 성직자의 감소는 한국불교계의 고민만이 아니다. 조계종처럼 독신 성직자제를 택하는 가톨릭 역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기야 남미처럼 신부를 구하기 힘든 지역에 한해 결혼을 허가하는 방안까지 나올 정도다. 가톨릭신문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은 사제가 부족해 신자들의 정상적인 신앙생활이 어려운 남미의 아마존 지역에 기혼남성 서품과 여성 부제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한다.

가톨릭신문은 최근 인터넷판에서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시노드 개막 5일째인 10월9일 시노드 대의원들이 기혼 사제에 대해 논의했다. 기혼 사제 서품은 교회의 전례 집전 문제를 포함해 아마존 지역 그리스도교의 토착화와 아마존 토착 문화와 주민들에 대한 존중과 관련돼 논의됐다”며 “대의원 3분의2가 아마존 지역의 기혼 사제(viri probati) 제도와 여성부제직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불교와 함께 천년 넘게 독신승제를 채택하는 가톨릭이 남미라는 특수한 지역에 한정한다고 하지만 예외를 두는 논의를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이다. 독신 수행자가 급감하는 전 세계적 현상이 수 천년 문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가톨릭의 사례는 강력한 독신수행승제를 택하고 있는 한국의 조계종에게 닥칠 미래이기도 하다. 불교는 부처님 재새시부터 독신승제를 채택했지만 주변국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 나라 문화에 맞춰 다양하게 변형됐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봉건제를 타파하는 과정에서 대처승화해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에 강제로 유입했었다. 남방불교도 독신제이지만 출가와 환속이 자유롭다. 

부처님 당시처럼 계율에 맞춰 비구·비구니 출가 2부중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불교국가는 한국과 대만밖에 없다. 대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과 역사 문화적으로 동일하므로 대륙에서 모자라는 출가자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더군다나 북한은 불교전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미국 등 백인들이 한때 조계종으로 출가하다가 러시아 동구 유럽을 거쳐 동남아 불교국가 출신 스님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남미 가톨릭 기혼신부 허용? 

독신출가자 수는 줄어들지만 전체 성직자와 종단은 늘어나는 한국불교계에서 보이는 상반된 현상은 조계종단으로 하여금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을 요구한다. 그것은 탈종교화, 출가자수 감소, 1인가구 급증 및 가족관계 해체라는 종교 위기 속에서 조계종이 종단의 경계를 허물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을 맞이했음을 뜻한다. 

[불교신문3531호/2019년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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