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정신으로 돌아가는 승가교육 지향”

행자교육원서 행자교육 통일
사찰승가대 조정 논의 ‘추진’

교육백년대계 수립 싱크탱크
불학연구소 역할 점차 확대
신망 받는 승가 되도록 노력 

8대 교육원장 진우스님 취임인터뷰는 지난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스님은 승가교육 종책과 관련해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다. 김형주 기자
제8대 교육원장 진우스님 취임인터뷰는 10월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스님은 승가교육 종책과 관련해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이 승가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취임 한 달을 앞둔 10월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집무실에서 만난 진우스님은 행자교육을 비롯해 기본교육, 전문교육, 특수교육 등 현행제도 속 교육내용과 환경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했다. 

출가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교육원장 스님은 행자교육과 기본교육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행자교육의 경우, 6개월 행자기간 동안 교구본사와 행자교육원을 열어 통일된 교육을 제안했다.

현재 행자들은 사찰과 교육원이 주관하는 3박4일 입문교육을 거쳐 수계교육에 입교할 수 있다. 사찰에서 주로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출가행자의 소양도 제각각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원장 스님은 재적본사에서 일정기간 수습기간을 거친 행자들을 행자교육원으로 모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가본사가 아닌 다른 본사에 가서 1~2주 정도 행자교육을 하며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최소한 천수경, 반야심경, 예불, 도량석, 종성까지는 익힐 수 있게 하는 행자프로그램을 정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본교육기관 개편도 마찬가지다. “출가자가 계속 줄어드는데, 적은 인원을 기본교육기관마다 나눌 수 없다”며 스님은 “지금 교육기관을 통폐합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연 도태될 염려가 많다. 그렇게 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지적했다. 도태되기 전에 당해 교구와 논의해 정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더 나아가 스님은 특정교육기관을 정해, 한 곳에 모아서 교육하는 방식까지 고려하고 있다.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스님은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충분히 협의를 거쳐서 예고기간을 정하고 최종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며 “아직 절차와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기본교육 내용 또한 효과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가자 평균연령이나 교육이해도를 감안해 커리큘럼을 재편하는 것이다. “교육내용을 보면 불필요한 과목도 있고, 구족계 수지 후 선택해서 공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과를 정비하는 검토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기본교육기간 4년 중 2년은 가장 기초적이고 압축된 내용을 교육을 하고 남은 2년은 자신이 관심 있고, 재능 있는 분야로 교육을 집중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기본교육기관 졸업 후 관련 분야를 학문적으로 확고히 하겠다면 전문교육기관으로 진학하면 된다. 진우스님은 “장단점을 점검해, 장점이 많다면 실행할 것”이라며 적어도 임기 2년 안에는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더 나아가 기본교육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많은 논의와 제도개편이 필요한 사안이라 쉽지 않겠지만, 그만큼 스님은 열린 마음으로 승가교육 종책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님은 교육원 내 불학연구소의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불학연구소는 승가교육의 백년대계를 마련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다. 불교학 연구자를 관리하고 승가교육교재를 편찬하는 것을 넘어 승가교육과 대중들에게 불교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서 가장 올바르고 좋은 교육방법과 교육종책을 연구해야 지금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과도 그 안에서 도출될 수 있다”는 스님은 불학연구소에서 그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성과를 얻기 위해 전문연구 인력도 투입할 방침이다.

진우스님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보면 본래 목적을 잃어버리고 현재에 급급해 지금 상황만 모면하거나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상 근본을 생각해야 하듯이, 승가교육의 목적을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8대 교육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근본교육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승가본연의 정신, 부처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근본을 놓치지 않은 승가교육을 통해 한국불교가, 조계종이, 스님들이 사회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28호/2019년10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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