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면 부처님 가르침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이 글을 보시하는 단체가 ‘풍경소리’다. 불교 주요 종단 협의체인 사단법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 비영리 문화포교단체로 출발했던 풍경소리가 창립 20년을 맞았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시민들에게 부처님 법음을 전하려는 취지에서 출발한 풍경소리가 지난 20년간 펼친 포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 수도권 전철 역사에서 출발해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지하철역과 철도 역사(驛舍)까지 확대해 현재 800여개 역사에 2237개의 게시판을 부착, 운영 중이다.

나아가 지하철 역사에 부착한 글귀를 엽서로 제작해 전국 군부대와 학교, 교도소 등에 배포하고, 백혈병과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 해당 기관에 기탁하는 자선활동도 펼쳤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차 전체를 봉축열차로 꾸미는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도 기획한 바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2009년에는 ‘지하철(철도)을 이용하는 고객님께 명상의 시간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전국 지하철 및 철도 등 238개 역사에서 풍경소리 전시회를 가졌다. 

현대 한국불교포교사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두고 감동을 준 포교사업을 들라면 단연 풍경소리가 맨 앞에 있다고 단언할 정도로 바쁘게 오가는 현대인들에게 짧지만 긴 여운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본지가 창간 5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2009년 조사한 ‘지하철 이용시민 종교의식 조사’에서 풍경소리의 포교 효과가 얼마나 큰지 밝혀졌었다. 당시 조사에 의하면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풍경소리 게시판 이용자의 48.3%가 1주일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게시물을 읽고 있으며, 이용자의 66.2%는 풍경소리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성과는 지하철 문서 포교를 기획하고 이끌어온 풍경소리 이용성 사무총장을 비롯한 후원자와 관련자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이다. 역사 게시물을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과 기금을 대는 사찰 스님 신도들이 함께 했다. 풍경소리를 이끌어가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풍경소리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롭게 단장하고 더 참신하고 감동 있는 내용으로 시민들을 만난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 역내 환경정비사업 추진에 따라 현대 감각을 갖춘 디자인으로 포교 게시판을 전면 교체하고 게시판이 없는 곳 등 300여 개를 추가로 설치해 총 2547군데에 부처님 가르침과 자비의 말씀을 전할 예정이다. 교체에 필요한 예산이 2억원 가량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불교단체 사찰 불자들의 도움으로 마련해야 하는 기금이다. 많은 사부대중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원력은 이처럼 말로 형언할 수 없고 손으로 헤아릴 수 없는 환희를 가져다 준다. 시간에 쫓겨 무심코 서있는 역사에서 만나는 부처님 말씀 한 구절 안에 수많은 사람의 원력과 노력이 담겨 있음을 잊지 말고 30주년은 또 다른 기쁨으로 맞이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527호/2019년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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