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 600주기 맞아 혜능스님 번역서 출간

최대 교파 겔룩파의 창시자
계율에 의거해 자비행 전법
그림과 도해로 쉽게 이해해
한국불교 과제 해결책 제시

티베트 불교를 중흥한 쫑카빠 대사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번역서를 펴낸 혜능스님.
티베트 불교를 중흥한 쫑카빠 대사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번역서를 펴낸 혜능스님.

제2의 붓다 또는 문수보살의 화신이라 불리는 티베트 불교의 쫑카빠(宗喀巴, 1357~1419) 대사의 열반 600주기를 맞아 혜능스님(영축총림 울산포교당 람림학당 원장)이 <람림, 깨달음의 길을 말하다>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인 쟈써(迦色)의 저술을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티베트 달력으로 10월25일이 쫑카빠 대사의 열반일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혜능스님은 “쫑카빠 대사는 계정혜 삼학에 의거하면서 대자비를 바탕으로 궁극적인 밀교 수행의 단계까지 명료하게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학자이면서 엄격한 비구수행자이고, 불교논리학에서부터 반야, 중관, 계율, 밀교에 이르기까지 현교와 밀교의 교의와 수행에 대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쫑카빠 대사는 티베트 불교의 4대 종파 가운데 하나인 겔룩파의 창시자이다. 겔룩파는 ‘훌륭한 전통을 계승하는 파’라는 의미이다. 혜능스님은 “겔룩파의 전통은 바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의 순서(람림)’”라면서 “대·소승과 선·밀교의 모든 체계를 보리도차제(菩提道次第), 람림으로 체계화하고 회통시킨 가르침’과 같은 의미”라고 부연했다.

칭하이성 황중현에서 태어난 쫑카빠 대사는 몰락의 위기에 직면한 티베트 불교를 바로 세우고 평생 전법(傳法)의 등불을 밝혔다. 첫 번째 달라이라마 겐뒨 둡빠의 스승이 쫑카빠 대사이다.

이번에 나온 <람림, 깨달음의 길을 말하다>는 티베트 불교의 진수와 쫑카빠 대사의 가르침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200여 장의 그림과 도표를 실었다. 쫑카빠 대사와 람림(도차제)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입문서다.

쫑카빠 대사가 중시한 것은 ‘계율의 부흥’이었다. 이를 통해 부패와 악습을 정리하여 청정한 교단을 재건했던 것이다. 계율을 엄중하게 지킨다는 상징과 발원을 담아 노란색 승모(僧帽)를 쓴 것도 같은 이유다.

쫑카빠 대사는 다양한 티베트 불교 교파의 수행법 가운데 장점을 받아들여 더욱 튼튼한 체계를 만들었다. 겔룩파는 가장 늦게 형성됐지만, 다른 교파의 장점을 흡수해 티베트 불교 최대 종파로 자리매김 했다. 쫑카빠 대사의 원력과 노력으로 티베트 불교는 새로운 희망을 일궜다.

티베트의 간덴, 데뿡, 쎄라, 꿈붐, 라브랑, 따시룬뽀 등 6대 사원도 겔룩파 소속 사찰이다. 베이징 용허궁(擁和宮)을 비롯해 칭하이, 깐수, 윈난, 쓰촨 등의 겔룩파 사원에는 지금도 불자들의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쫑카빠 대사의 일생과 사상을 통해 티베트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철 한국불교학회장은 “쫑카빠 스님의 수행과 학문, 저술과 영향, 그리고 겔룩파의 중심 사찰과 역사 전반을 총망란 책”이라면서 “우리들의 지식에서 빈 구석을 메워줌으로써 앞으로 티베트 불교의 연구와 보급을 위한 굳건한 지반(地盤)의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추천했다.

혜능스님은 “쫑카빠 대사 입적 600주년을 맞아 ‘자료’를 공양 올릴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면서 “현재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사상과 제도, 특히 윤리적 문제의 해결에 준거(準據)가 된다면 방외(方外)의 기쁨이고 보람”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번역 출판 과정에서 힘을 보태준 불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불일(佛日)은 더욱 빛나고, 법륜(法輪)은 항상 굴려지며, 승해(僧海)는 더욱 맑아지고, 람림의 길을 가는 모든 보리심 행자들은 온갖 괴로움 소멸되어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성취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혜능스님은...
동국대 불교대와 불교문화대학원을 졸업하고 해인총림 율원, 영산율원, 일본 진언종 총본산 고야산(高野山), 인도 다람살라 규뙤 밀교대학(상밀원, 上密院)에서 공부했다.

해인총림 율원장과 직지사 승가대학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인도 다람살라 규뙤사원과 통도사 울산포교원 람림학당에서 역경(譯經)과 포교에 정진하며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일본 불교학계 거장 히라카와아키라(平川彰)의 <비구계 연구> <비구니율연구>등 6권을 번역해서 <계율연구집성(전집)> 으로 펴내고, <법화경의 세계> <반야이취경 강해> <입보살행론> <감로의 정수> 등 기타의 번역서가 있고, 한국빠알리성전협회의 <빠알리율장전서>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울산=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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