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전 일본에 남긴 사명대사 유묵 한국서 공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개막행사 참석
주한일본대사도 개막식 함께해 눈길 끌어
국립중앙박물관서 11월17일까지 전시
최근 한일 관계가 불편한 가운데 임진왜란 후 조선과 일본의 강화(講和) 체결에 기여한 사명대사가 남긴 작품들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0월15일부터 11월17일까지 전시하고 있는 사명대사 유묵은 대부분 일본 교토(京都) 흥성사(興聖寺) 소장품이다. 사명대사가 일본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도호’와 <자순불법록> 등 일본에서 남긴 작품을 비롯해 동국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명대사 진영’이 함께 전시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 전시되는 유묵들은 사명대사가 임진왜란이 끝난 후인 1604년 교토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지을 당시 남긴 작품들이다. 사명대사는 조선과 일본의 강화를 체결하고 조선인 포로 3000여명을 데리고 귀국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로비에서 진행된 ‘사명대사 유묵 특별 공개’ 개막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일본 흥성사 주지 모치즈키 고사이 스님 등이 참석했다. 특히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도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이후 8개월간 일본에서 보내면서 내린 친필 등 유묵 6점이 처음 우리나라에 공개되는 기쁜 날이다”라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한일관계는 선린관계였지만 현재 갈등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번 전시를 계기로 양국 불교가 반목과 갈등, 대립을 뒤로 하고 소통과 평화의 메신저가 될 것이다. 사명대사는 전쟁의 시대에서 문화의 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지금의 한일관계에 이같은 정신이 더 없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는 “사명대사의 흔적을 거슬러 가면 일본과 한국의 선인들이 양국간의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결집해 잘 헤쳐나온 점을 상기할 수 있어 이번 전시가 이같은 기회가 돼 의의가 깊다”며 “최근 한일 관계가 이런 선인들의 지혜와 노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조선과 일본의 평화를 이끌어 백성을 구하는 동시에 구도자 본분을 잊지 않은 사명대사의 뜻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백성을 구하고 조선과 일본 양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진정한 깨달음을 추구한 사명대사의 뜻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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