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교육원장 진우스님이 취임 20여일 만인 지난 8일 승가교육 종책 방향을 밝혔다. 출가자 본질인 수행에 기반하여 출가자 감소에 따라 달라진 환경에 맞춰 교육기관을 개편하되 현장에서 활동하는 스님과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민주적 개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 신임 교육원장스님이 밝힌 계획이다.

제8대 교육원이 추구하는 승가교육 방향에 대해서 교육원장스님은 수행정신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스님은 “중생을 제도하기에 앞서 먼저 스님들이 편안해야 한다”며 “수행자가 공부하는 이유는 성불이고, 중생을 제도하는 이유도 부처가 되기 위한 것이니 부처님 법에 충실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 이해관계에 집착해 승가교육 자체가 과정을 통과하거나 스펙을 쌓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며 “기본에 충실한 교육으로 교과를 구성해야 한다”는 교육원장 스님의 단호한 방침은 모든 종도들이 새겨들어야할 금언(金言)이다.

신임 교육원장 스님의 강조처럼 출가자는 보리를 구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지혜와 자비를 구족한 인천의 사표다. 교육의 전 과정을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둬야 한다는 교육원장 스님의 방침을 종도들과 함께 적극 지지한다. 

우리 종단 승가교육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출가자 감소로 인한 승가대학의 존립 위기다. 스님들이 출가하여 가장 먼저 받는 기본교육기관 4년은 출가자로서 뼈대와 근육을 키우는 토대다. 수백년을 내려오면서 정착한 교과과정에 따라 한국 선불교전통을 이 시기에 익히며 인천의 사표로 성장한다.

조계종이라는 큰 틀에 같은 교과로 교육하면서도 각 승가대학마다 내려오는 전통과 방식이 다른 점이 특성이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출가자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전통 계승은 물론 존립마저 걱정해야할 지경에 처했다. 그래서 통폐합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새로 승가교육을 맡은 교육원장 스님 임기 동안 이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원장 스님은 다행히 ‘뜨거운 감자’인 승가대학 개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며 개편 원칙을 제시했다. 교육원 일방으로 처리하지 않고 합리적 토론과 설득을 통해 조정하겠다는 기준이 그것이다.

학인 수를 채우지 못해도 해당 사찰 입장에서는 수백년을 내려오는 승가대학을 쉽게 정리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교육원이 큰 틀을 제시하고 승가대학에 맞는 합리적이며 현실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

교육원장 스님이 제시한대로 일방적인 축소 통폐합은 많은 무리가 따르므로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승가대학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중의 의견을 구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교육원과 승가대학, 교직자 및 운영 사찰이 모두 종단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마음으로 지혜를 모을 것을 당부한다. 

신임 교육원장 스님이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수행정신에 입각하여 부처님 법을 제대로 익히고 실천하는 사표를 양성하는데 진력할 것을 기대하며 종도들의 지지와 후원을 기대한다. 

[불교신문3526호/2019년10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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