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일반직 종무원 노조가 출범했다.
중앙종무기관 일반직 종무원들은 10월11일 관할 행정관청인 종로구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완료했다. 노조 정식 명칭은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노동조합’이다. 초대 위원장은 김한일 총무원 재무부 회계팀장이 맡았다. 부위원장은 이선화 직할교구 사무처팀장, 사무국장은 송재일 기획실 기획팀 행정관이다.
중앙종무기관 일반직 종무원들로만 구성된 노조 설립은 종단 사상 처음이다. 일반직 종무원들은 앞서 ‘우리 삶의 주인은 바로 우리임을 당당히 선언합니다’ 제하의 입장문을 공유하고 외부 세력 개입에 반대하며 독자적 노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종무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민주연합노조가 종단을 상대로 지난 1년 간 잇달아 단체교섭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종무원으로서 정체성과 자주성을 지키겠다는 것이 노조 설립의 주된 이유다.
외부 세력 개입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중앙종무기관 노조 측 설명이다. 김한일 중앙종무기관 노조위원장은 “전국민주연합노조라는 제3자에 의해 종무원들의 권익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막고 주체적으로 우리 삶과 일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일반 노동자와는 달리 불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부처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점도 노조의 ‘자체 규약’ 설립 목적에 분명히 명시했다”고 말했다.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 기관 종무원들이 가입돼 있는 기존 '종무원 조합'과의 통합 및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한일 위원장은 “노조 설립이 목적이 아니라 불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종무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주된 취지”라며 “사업체 별로 종무원 조직이 나눠져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중앙종무기관으로 한정했지만, 산하 기관 종무원 등이 포함돼 있는 기존 종무원 조합과 차근차근 이야기해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앙종무기관은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중앙종회, 호계원 등이다. 이 가운데 정규직 130여 명 일반직 종무원 중 절반에 가까운 60명이 중앙종무기관 노조원으로 가입을 마쳤다.
현재까지 종단 일반직 종무원들이 가입한 노조는 2곳이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엔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 기관 일반직 종무원 40여 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노조로 출범으로 ‘교섭 창구 단일화’를 둘러싼 문제도 예상된다. ‘교섭 창구 단일화’는 노조원의 과반수를 확보한 노조에 교섭 대표권을 주고, 과반 노조가 없을 경우 단일화 절차를 통해 공동 교섭 대표단을 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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