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라래비 훨훨

김종록 지음 / 다슬기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돼서 참 다행이에요. 내 맘대로 돼 봐요.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돼버리고 말겠죠. 이 세상엔 내 맘보다 훨씬 더 큰마음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17쪽).”

<질라래비 훨훨>은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이자 성장소설이다. 생태와 환경을 중시하고 탈물질주의와 탈산업화를 추구하는 교양소설이다.

몽골 초원 알타이산자락 검은 호수에서 살아가는 쇠재두루미 부족. 그들은 해마다 늦가을이면 해발 7000미터 이상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따뜻한 북인도에서 겨울을 난다. 몽골 초원의 강풍 ‘조드’는 건장한 말도 넘어뜨릴 만큼 강력하다. 조드를 피해 살아남기 위한 철새들의 악전고투는 눈물겹다.

주인공 ‘질라래비’는 전설의 비행고수 가문에서 막내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가슴뼈가 약해 다른 피붙이들처럼 고공비행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또래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을 받아야 하지만 질라래비는 고공비행학교에 결석하고 만날 춤추고 노래하기만 한다.

이후 어느 날 지혜롭게 늙어가는 할머니의 기억에 자리 잡은 제3의 장소를 향해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왜 모두가 높이 날아야 하고 똑같은 길을 가야만 하나요? 난 높이도 안 날 거고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겠어요!”

참된 자유는 비움에서 온다는 교훈이다. 제목인 ‘질라래비 훨훨’은 한국육아전통문화 ‘단동10훈> 가운데 하나다. ‘쥐암쥐암’ ‘도리도리’ ‘짝짝궁짝짝궁’ 등과 같은 것으로, 아이의 양팔을 벌려 잡고 새처럼 춤추며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하고 축원한다. 건강하게 자라나 맘껏 꿈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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