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01호 지광국사탑 재현
부안 내소사 지장암에 건립해
불교전등회 50주년 의미 담아

동명스님 “탑 조성에 마음을
​​​​​​​모아준 스님 불자들에 감사”

해안스님 심인탑 참배 탑돌이가 10월8일 부안 내소사 지장암 서래선림 앞마당에서 거행됐다.

“스님이 열반하신 자리에다 마음을 심어놓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탑을 모시게 됐습니다.” 10월8일 오전9시 근현대 선지식으로 존경받는 해안(海眼, 1901~1974)스님을 기리는 심인탑(心印塔)이 서 있는 부안 내소사 지장암 서래선림 앞마당에 사부대중 1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해안 큰스님 심인탑 참배 탑돌이’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해안스님 상좌인 동명스님(서울 전등사 회주)은 “탑을 세우기 위해 기초를 다지는 과정에서 해안 큰스님이 마지막까지 머무시던 자리를 확인했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모신 심인탑을 많은 불자들이 친견하여 좋은 신심을 내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내년 46주기 다례에 맞춰 봉행할 제막식에 앞서 선보인 해안스님 심인탑은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智光國師塔)을 그대로 재현했다. 높이는 5.5미터, 기단의 한 변은 4미터이다. 해안스님이 <십현담(十玄談)>을 가장 좋아했기에 심인탑이라 이름 붙였다.

해안스님이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기 위해 1969년 불교전등회(佛敎傳燈會)를 창립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크다. 해안스님은 불교전등회 대종사로 후학과 불자를 지도했다.
 

서울 전등사 회주 동명스님이 참석 대중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 전등사 회주 동명스님이 참석 대중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거불, 정근, 발원문 낭독, 동명스님 인사, 반야심경 봉독, 탑돌이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대중은 함께 낭독한 발원문에서 “우리 시대 대종사로서 바른 길을 보여주신 해안 큰스님의 선맥을 잇고자 한다”면서 “부처님 법이 이 땅에 오래도록 꽃 피어 중생이 평안하고 행복해지길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해안스님은 열일곱 살 되던 해에 장성 백양사 지방학림(地方學林)에 입학해 학명(鶴鳴, 1867~1929) 선사 회상에서 정진했다. 7일간 용맹정진하며 정로(正路)를 발견했다. 이후 불교중앙학림(현 동국대)와 중국 북경대에서 신학문을 익혔다.

1925년 귀국한 뒤에는 부안군 산내면에 계명학원을 설립해 문맹퇴치운동을 펼치는 한편 금산사 서래선림 조실, 내소사 서래선림 조실, 불교전등회 대종사로 참선 수행에 매진하며 전법의 등불을 밝혔다. 스님은 1974년 3월9일(음력) 내소사 서래선림에서 세수 74세, 법랍 57세로 원적에 들었다.

동명스님은 “(해안스님은) 대중에게 공부는 오래하기 보다 누구나 1주일만 참구(參究)하면 도를 깨달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늘 주셨다”면서 “선지식을 만나는 것은 너무 귀한 일인데, 해안스님과 인연이 된 대중은 환희심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어 동명스님은 “심인탑 조성에 마음을 모아주신 전등사 불자들에게 미리 보여주고 함께 참배하고 싶었다”면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동참해준 대중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동명, 종호, 원공, 도은, 일지, 행오 스님이 재가불자들 함께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동명, 종호, 원공, 도은, 일지, 행오 스님 등이 재가불자들 함께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지장암 감원 일지스님은 “어제까지 하루 종일 비가 와 걱정했는데, 오늘 청명한 날씨에 탑돌이를 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면서 “동명스님의 지극한 효심으로 건립한 심인탑이 1000년 후에 또 1000년을 더할 때까지 이 자리에 있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도록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심인탑 탑돌이에는 장흥 묘덕사 주지 종호스님, 전 정읍 정토사 주지 원공스님, 군포 수리사 주지 도은스님, 지장암 감원 일지스님, 한국사경연구회장 행오스님과 전등사 신도 등 100여 명이 함께 했다.
 

해안스님 진영. 서울 전등사에 모셔져 있다.
해안스님 진영. 서울 전등사에 모셔져 있다.

해안스님 오도송

탁명종락우죽비(鐸鳴鐘落又竹篦) 봉비은산철벽외(鳳飛銀山鐵壁外) 약인문아희소식(若人問我喜消息)  회승당리만발공(會僧堂裡滿鉢供)

목탁소리 종소리 죽비소리에, 봉황새가 은산철벽 밖으로 날았네, 사람들이 내게 기쁜 소식 묻는다면, 회승당 안에 만발공양이라 하리라

해안스님 열반송

생사부도처(生死不到處),  별유일세계(別有一世界), 구의방락진(垢衣方落盡),  정시월명사(正是月明時)

생사가 이르지 못하는 곳에, 하나의 세계가 따로 있다네, 때 묻은 옷을 벗어버리자, 비로소 밝은 달 훤할 때로다

부안=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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