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안정 가장 큰 성과…백만원력 결집 기대 고조”

불교관계법령 개정에 많은 노력
소외된 이웃 돌보는 자비행도
한국불교 미래 위한 토대 구축
권한 내려놓고 종단 발전 매진

총무원장 스님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해 9월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총무원장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돼 1년이 흘렀다. 선거인단 315표 가운데 과반인 160표를 훌쩍 넘는 235표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지지율에서 보듯 종도들이 총무원장 스님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이는 1년여 간 계속된 종단 혼란을 수습해달라는 기대와 최적격자라는 신뢰가 반영된 결과였다. 스님은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장,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등 행정 입법 교육 등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많은 업적을 쌓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원장을 오랫동안 지내면서 우리 사회의 약자를 돌보는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조계종 제36대 집행부를 이끄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지난 9월28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백만원력결집 등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낸 집행부는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10월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총무원장 원행스님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종무원들과 함께 한 모습.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조계종 제36대 집행부를 이끄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지난 9월28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백만원력결집 등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낸 집행부는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10월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총무원장 원행스님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종무원들과 함께 한 모습.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압도적 지지 바탕 소통 화합

오랫동안 많은 소임을 맡아 분주하게 보냈지만 단 한 번도 잡음이나, 혼란이 없었다는 점에서 스님의 업무 능력과 성품을 엿볼 수 있다. 총무원장 스님을 잘 아는 주변 인사들의 전언(傳言)에 따르면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주변 이야기를 잘 듣고 아랫사람에게도 편안하게 대하며 당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마다않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업무능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점이 어려운 지경에 처한 종단을 맡긴 이유라는 것이다. 늘 시끄럽고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됐던 총무원장 선거가 조용하게 진행된 것도 스님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이었다는 것이 종단 주변 평가였다. 

총무원장 스님은 지난해 11월13일 열린 취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승가는 승가답게, 불자는 불자답게, 사부대중 모두가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함께 수시로 탁마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총무원장이 되겠습니다. 소통으로 화합을 도모하고, 혁신으로 미래불교를 열겠습니다. 제36대 총무원은 소통과 화합, 혁신을 기조로 승가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부처님 가르침의 사회적 회향을 통해 미래불교를 열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소통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불교문화창달위원회를 통한 전통문화 계승 활성화, 권한 분산, 전국비구니회 종법기구화, 승려복지 기금 조성 및 재원 확대, 불교 대사회 역할 강화, 소외된 이웃 약자 지원 보호 강화, 남북불교 교류사업 확대,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 등을 약속했다. 

또 불교관계법 개정 불교문화유산 보호 관리도 중요한 종책으로 제시했다. 당시 취임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계승한 유일무이한 종단이며, 전통사찰은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담겨있는 민족문화의 산실인데도 공공기관에서조차 1700년 한국불교를 종교간 형평성이라는 행정 편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등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재 구역 입장료 징수, 종단과 협의 없는 자연공원법 개정, 종교단체 토지에 종합과세를 하는 지방세법시행령 개정 등 잘못된 불교 관련 정책을 바로 잡는데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변화 혁신 통한 발전 모색 

취임사에서 약속한 대로 총무원장 스님은 1년 간 많은 일을 했다. 지난 7일 열린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말한 대로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백만원력 결집불사다. 제36대 집행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종책이다. 백만원력 결집 불사는 백만명의 불자가 매일 100원씩 모아 한국불교중흥의 디딤돌이 되자는 한국불교 미래를 준비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매년 3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여 부처님 깨달음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한국 사찰 건립’, 스님들의 수행환경을 위한 ‘종단 요양원 및 요양병원 설립’, 육해공군 3군 사령부 ‘계룡대 영외법당’,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기립(起立), 신도시 포교당 건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현재 교구를 순회하며 지방 불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5일 화엄사, 6일 동화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총무원장 스님은 지난 9월 본지와 취임 1주년 특별인터뷰에서 이 불사를 착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고령화, 탈종교화, 세속화라는 위기에 맞서 시대적 상황과 급변하는 사회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한국불교가 의미 있게 존재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더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대승보살의 원력을 모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원력 보살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종단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마침내 큰 바다가 되듯이 우리 불자 한 명 한 명의 원력이 모이면 한국불교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를 환하게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에서 불교를 비롯 종교가 위기를 맞아 그 돌파구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교구본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종단의 유력한 스님들이 추진하는 것이 지금 까지 종단의 불사 기조였다면 백만원력결집은 재가자들을 주체로 삼았다. 대화주 한 두 명이 아닌 100만 명이라는 이른바 ‘개미군단’을 주인으로 내세운 점도 이전과 다르다. 

법당이나 병원을 짓는 건축불사 위주,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기존 불사 관행을 벗어나 보시바라밀의 대중화와 이를 통한 부처님 가르침 전파라는 불교 수행을 불사와 접목한 점에서도 남다르다. 

한국불교 미래 준비 백만원력

이런 점 때문에 초기에는 불사의 정확한 의미와 내용을 놓고 혼선도 빚어지고 점화(點火)가 늦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탄력이 붙는다는 평이다. 한 불자 사업가(서울, 69)는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누가 왜 제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생각이다. 돈을 모아서 한국불교를 위해 쓰인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매일 100원씩 수행하듯 돈을 적립한다는 사업 기조가 참 좋다. 우리 같은 일반 불자들도 편하게 동참할 수 있는 수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단 주변에서는 총무원장 스님의 가장 큰 사업으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꼽지만 많은 종도들은 그보다는 종단 안정을 최우선에 놓는다. 지난해 한국불교는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로 전락했는데 빠르게 안정을 찾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한 것에 놀라는 분위기다. 총무원장 스님의 조용하면서도 발빠른 행보, 지계청정한 수행력 덕분이라는 것이 세간의 일치된 평이다.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도 이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범해스님은 “지난 1년은 조계종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열곡암의 부처님을 일으켜 세우는 불사는 다름 아닌 우리 종단을 일으켜 세우는 불사이다. 지난 1년 종단 안정이라는 가장 큰 업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강원도에서 포교하는 한 주지 스님은 “일선에서 포교하는 입장에서 지금처럼 종단이 조용하면 제일 좋다. 더 이상 바랄나위가 없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총무원장 스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스님과 잘 안다는 한 주지 스님도 “가까운 사이지만 취임하신 뒤로는 딱 한번 사찰행사 일로 뵌 것이 전부다. 그 분 성격이 가깝다고 챙겨주고 연락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전혀 섭섭하지 않다. 지난 1년 종단이 급속도로 안정되었는데 나는 그 이유로 총무원장 스님께서 당신이 챙길 수 있는 몫 안 챙겨서 라고 생각한다. 힘 없는 총무원장이니 뭐니 뒷공론하는 사람들 있는데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욕심 안 부리고 내 몫 다 나눠주고 오직 공심(公心)으로 종단일만 하는 사람이 가장 무섭고 강하다”라고 말했다. 

2년차 본격활동 기대 

이제 2년 차에 든 제36대 집행부의 본격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교구 순회법회를 시작으로 본 궤도에 오른다. 이를 비롯하여 불교관련 법령개정,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세종시 위례신도시의 전통문화체험관과 불교문화유산보존처리 센터 등 현안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모두 쉽지 않은 숙제라는 점이다. 정부와 관계를 비롯하여 국회를 통한 설득이 필요하며, 종도들의 의지도 결집해야 하는 난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종무기관이 가장 열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교구본사의 지원도 필수다. 

총무원장 스님도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의식해서인지 취임 1주년 행사에서 “종단이 앞으로 목적불사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겠지만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사부대중 한 사람 한 사람 원력이 모이면 위기를 희망으로 만들 수 있다”며 “한국불교와 종단을 위한 일이면 어떤 길이라도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호계원장 무상스님도 “사부대중이 결집하면 총무원장 스님께서 원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중들이 한마음으로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불교신문3525호/2019년10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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