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스님
목종스님

지금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들이 내일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 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한다. 내게 괴로움을 주거나 불편을 주고 일 년 후, 혹은 10년 후에도 괴로움을 줄 것이 명확하다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생(來生)의 해로움과 이로움의 기준으로 지금의 행위를 분별하고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는 동안 미래에 대해서 끊임없이 준비를 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오는 죽음 이후의 다음 생을 계획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막연히 선행을 하니까, 기도를 하니까 당연히 극락왕생하지 않겠어. 설마 지옥은 안 가겠지. 막상 다음 생을 위한 나의 행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내일, 혹은 10년 후의 행복을 원한다면 지금 하는 행위가 10년 후의 행복을 위해서 선택되고 노력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삶은 이생이든 다음생(來生)이든 행복을 얻을 수 없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주위의 환경에 끌려 다니니 주인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종으로 살게 된다. 

누구나 이번 생보다는 다음 생에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짐승으로 태어나도 좋아. 지옥에 가도 좋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일 고통을 받지 않으려면 오늘 내일의 고통 받을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들이 지금 하는 행위를 들여다보면 인간세계로 환생조차 쉽지 않다.

삼악도에 환생할 가능성이 더 많은 일을 매순간 실천한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아무 노력 없이 내일 당연히 내게 행복이 올 거라 생각한다면 어리석음이다. 죽음이 오면 평생 아꼈던 내 몸, 내가 가장 사랑했던 가족, 내가 그렇게 애써서 모았던 내 재산,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참다운 불자라면 다음 생을 계획해야만 한다. 오늘 내가 하는 행위가 내 삶을 마치고 다음생에 내게 손해가 될지 이익이 될지를 검토해야만 한다. 

선택의 기준과 방법은 부처님 경전에 다 나와 있지 않는가.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면 지금도 최상의 선택이 되며 미래를 위해서도 최상의 선택이요 다음 내생에도 이로울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불교신문3524호/2019년10월9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