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아름다운 사찰순례길 10選

외설악 신흥사 내설악 백담사
내장산 내장사서 백양사 종주
용문사 부석사 금빛 노란 단풍
붉은 단풍 무주 적성산 안국사
합천 홍류동계곡 해인사 으뜸

가을이면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금빛이 장관을 이루는 영주 부석사 길. 불교신문 자료사진.
가을이면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금빛이 장관을 이루는 영주 부석사 길. ⓒ불교신문

“장광에 골 붉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기억 속에서 소환되는 김영랑 시인의 시 ‘오메, 단풍 들것네’이다.

아침저녁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여름 내내 짙게 푸르렀던 산들이 꼭대기부터 붉고 노랗게 물드는 모습을 보면, 불현 듯 작은 배낭 하나 메고 떠나고 싶다. 시들어 떨어지기 전 아름답게 변해가는 가을 산에서 위안을 얻고 싶다면, 단풍여행을 준비하자. 단풍이 아름다운 사찰순례길 10곳을 소개한다.

기상청은 지난 9월27일 설악산 첫단풍 소식을 전하며 오는 12일경이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속초 신흥사는 외설악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설악산 단풍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설악에는 인제 백담사를 출발해 봉정암으로 오르는 순례길이 유명하다.

영시암을 거쳐 백담사로 오르는 길은 10km가 넘는 먼 거리지만, 이 계절이면 가을단풍을 보려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설악산 단풍도 만끽하고, 적멸보궁에 가서 기도하고 싶다면 백담사가 으뜸이다.

평창 오대산 월정사를 출발해 상원사로 오르는 선재길은 눈과 귀가 즐거운 곳이다. 푸른 전나무숲길 사이사이 단풍나무로 붉게 장엄된 길을 따라 월정사로 가 국보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을 참배하고 다시 상원사로 향한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맑은 계곡물과 함께 단풍으로 단장한 오대산을 마주할 수 있다. 상원사에 올라 적멸보궁까지 참배하고 내려오면 알찬 단풍순례가 될 것이다.

서울서 가까운 양평 용문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를 볼 수 있다. 수령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용문사 은행나무는 높이가 42m, 가슴높이 둘레가 12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큰 나무로 멀리서도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 정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용문사를 불태웠으나 은행나무만은 타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신령한 나무를 만나고 싶다면 용문사로 가자.

가을엔 역시 갑사다. 공주 계룡산 갑사로 가는 길은 은행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지고 일주문을 지나면 애기단풍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갑사에서 동학사까지 순례하는 것도 좋다. 갑사를 출발해 갑사계곡, 연천봉, 관음봉, 자연성릉, 삼불봉, 남매탑, 동학사에 도착하는 길은 총 10.2km 거리로, 약 6시간이 소요된다.

계룡 8경 중 하나인 갑사계곡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동학사로 내려오면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가 오는 12일부터 11월2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자연환경해설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덕유산국립공원 봉우리 중 하나인 무주 적성산 안국사도 가을이면 절경을 이룬다. 적성산(赤城山)은 산의 모습이 붉은 치마를 두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을이면 적성산은 사면이 붉게 물들기 때문이다. 해발 1000m로 높지 않지만 안국사로 올라가는 내내 붉은 단풍나무를 실컷 볼 수 있다.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정읍 내장산 내장사와 장성 백암산 백양사까지 12km 구간에 이르는 종주를 추천한다. 백양사에서 백학봉-상왕봉-까치봉을 거쳐 내장사로 내려오는 이 길은 내장산 국립공원의 단풍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내장사는 우리나라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일주문을 출발해 108그루 단풍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진 길은 찾아오는 사람 백명이 모두가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돌아갈 정도다.

백양사 애기단풍은 여느 단풍나무보다 잎 크기가 작고 색깔이 고운 것으로 유명하다. 계곡물에 비치는 쌍계루와 단풍잎, 백암산을 감상하고,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

뿐만 아니라 내장산국립공원은 오는 12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내장산사랑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한다. 가족과 함께 단풍여행을 계획했다면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해 특별한 추억을 쌓을 좋은 기회다.
 

영주 태백산 부석사로 가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길을 걸을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 안양루로 향하는 길 양쪽에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있어,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든다. 국보로 지정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앞에서 내려다보면 은행나무 길뿐만 아니라 소백산맥들이 한 눈에 들어와 장관을 연출한다.

합천 해인사 홍류동 계곡은 만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야산국립공원에 들어서 해인사 입구까지 이어지는 홍류동 계곡은 가을이 되면 이름처럼 붉은 물이 흐른다. 붉게 물든 단풍이 수면에 비쳐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이기 때문이다. 가야산 첫 단풍은 14일 시작돼 27일 쯤 절정이라고 하니 시기를 높이지 말자.

‘어머니의 산’ 지리산 가을단풍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경남, 전남, 전북도 5개 시군에 걸쳐 자리한 지리산은 어느 곳엘 가도 절경을 만날 수 있는 산이다. 특히 구례 화엄사를 출발해 연기암을 거쳐 노고단에 오르는 7km 거리의 순례길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하다. 붉게 타오르는 가을 산을 마주하고 싶다면 화엄계곡을 추천한다.

한편 기상청은 날씨누리에서 20여 개 유명산 단풍현황을 운영, 첫 단풍과 현재 단풍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올 가을 단풍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불교신문3524호/2019년10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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