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념스님
법념스님

법기문중회의가 사찰음식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매료시킨 ‘마음의 정원 진관사’에서 이틀간 열렸다. 지방에 사는 문중스님들은 2일간 버스를 대절해 가게 되었다. 시골에선 문화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라 돌아오는 길에 <싯다르타>라는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기로 정해 보기 전부터 맘이 설렜다.

불교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연극은 더러 보았지만 뮤지컬은 처음이다. 올림픽공원 내의 ‘우리금융아트 홀’에 내려 들어가니 회색 옷을 입은 스님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띠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불자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어 홀 분위기가 흔흔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이젠 불교문화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듯해 가슴이 뿌듯해졌다. 

얼마 전 종영을 한 영화 <나랏말싸미>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역사왜곡 영화’라는 악성루머가 퍼져 그 좋은 영화가 뜻을 펴지 못한 것에는 우리 불교종단의 책임이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배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러나 뮤지컬 <싯다르타>는 홍보를 잘한 덕에 관객을 모으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 종단뿐만 아니라 불교방송 매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번 뮤지컬이 잘되는 것을 계기로 불교를 소재로 한 수준 높은 작품들이 속속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서울공연이 끝나면 지방공연도 한다고 하니 전국의 불자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보러 갔으면 싶다. 공연장에 온 사람들 중에 어느 분은 진각종에서 단체로 왔다면서 스님들을 보고 반가워했다. 그걸 보고 범종단적인 차원에서 널리 알려 다같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나서, 부처님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만든 김면수 대표를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모두모두 수고하셨다고 마음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공연 도중에도 손에 불이 나도록 박수를 쳤다. 그만큼 감동적이어서이다. 

앞으로 불교의 미래는 밝을 것 같다. 뮤지컬을 비롯해 미술․음악․연극․영화․사찰음식 등 불교문화를 적극 발굴해 살려내면 가능할 성 싶다. 이번 공연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현대불교는 불교문화를 통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야 일반대중들도 불교를 쉽게 받아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해주어서다.

[불교신문3523호/2019년10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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