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음’으로 돌아보는 ‘여기 이 자리’의 詩
‘한 마음’으로 돌아보는 ‘여기 이 자리’의 詩
  • 여태동 기자
  • 승인 2019.10.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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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첫 번째 시선집
50여년 출가수행자의 삶
서정적 시어로 녹여 낸
100여편의 시 한권에 담겨

별들이 뜨락 밝히는 밤

상인스님 / 불교신문사
상인스님 / 불교신문사

불교신문사가 ‘불교신문 시선집’을 세상에 내놓으며 첫 번째 시집으로 충북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스님의 시집 <별들이 뜨락 밝히는 밤>을 출간했다. 불교신문사는 이번 시집을 시작으로 불교 시 분야의 시인들을 꾸준히 발굴해 불교문학의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상인스님 시집 <별들이 뜨락 밝히는 밤>은 제목에서 보이듯 출가 50여 년 동안 마음거울을 닦아온 수행자의 서정적 감수성이 시어로 녹아 있다. 상인스님은 일찍이 법주사로 출가해 전국을 주유하며 한곳에 머물지 않고 수행에 매진해 온 납자다. 법납이 차 오르며 인연처가 되어 몇몇 사찰의 소임을 보기도 했지만 스님의 마음은 언제나 버리고 훌훌 떠나는 자유로운 바람같은 납자다.

“한 생각에 의해 한생을 살자면 / 한생이 한마음 보지 못하고 / 마음이 한마음 보면

말티재 넘어가는 / 저 햇님도 / 한자리에 머물러 / 해와 달빛 하나 되어 / 세세생생 없이 / 문장대 아래 있으리” (‘말티재를 넘으면서’ 전문)

상인스님의 시를 서평한 이하석 시인은 “생각이 무엇인가를 바꾼다고 여기기도 하지만, ‘한 마음’으로 보면 결국 모든 게 제 자리에 있다는 자각. 그러므로 스님의 삶은 ‘한마음’을 보는 ‘거기’에 있다.”고 평한다.

상인스님의 시세계는 무엇보다 수행자의 가지런한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이하석 시인은 스님의 시세계가 내면으로 향해 있다고 지적한다.

“시선은 언제나 자신의 안을 향해 있으면서 고요하게 빛난다. 시들도 그런 수행자답게 담백하면서도 깊은 인식을 깨우치는 언어들로 구축되어 있다. 그 마음이 지향하는 세계는 님 또는 당신이라는 우리의 전통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형상화하여 드러나기도 한다.”

상인스님은 시인이기에 앞서 담대한 세상을 직면하는 수행자로서 번뇌와 망상을 떨치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라는 자각을 시 여러 곳에 녹여낸다.

“높고 높은 산허리 / 천년 묵은 소나무 / 세파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 흐르는 계곡 맑은 물 / 작은 미물에도 흐려지지 않는도다” (‘수행’ 전문)

상인스님의 시는 ‘너와 내 마음’이 ‘둘 아닌 삶인 것’을 인식시켜 준다. 그래서 스님의 시를 읽는 독자에게 계속 되새김하고, 다짐하면서 삶을 나아가게 한다. 이 자각의 행로야말로 그의 시의 출발이자, 정점이며, 귀결점이다.

요즘 상인스님은 가섭산 가섭사에 머물며 중소도시 음성군 불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불교대학도 개설하고 정기법회도 봉행하며 인연을 소중히 가꾸어 가고 있다. 그러면서 가섭사의 구름과 바람과 태양과 이슬과 대화하며 시편들을 캐내고 있다.

“가섭산하 가섭존자 / 천년만년 전 / 빛으로 나투시어 / 고통 속에 갈길 모르는 /뭇 중생 보듬어 주시며 / 시름 덜어주고 계시건만 / 범부 중생은 가섭존자를 / 친견하지 못하고 있네” ('가섭사' 전문)

수행자의 시가 얼마만큼 자연과 맞닿아 있고, 마음을 치유해 주고, 감동을 주는 지 상인스님의 시집 <별들이 뜨락 밝히는 밤>은 독자들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상인스님은 가섭산 가섭사에 머물며 구름과 바람과 태양과 이슬과 대화하며 시편들을 캐내고 있다.
상인스님은 가섭산 가섭사에 머물며 구름과 바람과 태양과 이슬과 대화하며 시편들을 캐내고 있다.


■ 상인(常仁)스님은...

1950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다. 법호는 고선(古禪). 1969년 법주사에서 혜정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75년 법주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군위 인각사 주지, 대구 대성사 주지, 제천 정방사 주지를 역임했다. 2001년 7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일연학연구원 원장으로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에 대한 연구와 업적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섰다.

대전교도소 종교위원을 맡아 교정인 포교에 매진했고, (사)파라미타청소년협회 상임이사로 활동하며 하동청소년회관 관장을 맡아 청소년 포교에도 일조했다. 현재 충북 음성 가섭사 주지로 재직하며 지역포교에 매진하고 있으며 ‘삼국유사 연구원’을 설립해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낙서>와 수필집 <소박한 적멸>이 있으며 번역공저인 <아인슈타인에게 묻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산업 진흥 및 독서문화 향상을 위하여 실시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문학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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