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일 석회암 수마노탑 ‘국보 승격’ 여론 거세다
세계유일 석회암 수마노탑 ‘국보 승격’ 여론 거세다
  • 이성수 기자
  • 승인 2019.10.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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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모습 갖춘 모전 석탑
재질 형식 희소 가치 높아
정선군 4만 주민 한목소리
개신교 가톨릭도 현수막
정암사 ‘100일 기도’ 발원
정암사 주지 천웅스님과 서건희 정선군청 문화관광과장 등이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10월2일 수마노탑의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국보승격을 기원했다.
정암사 주지 천웅스님과 서건희 정선군청 문화관광과장 등이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10월2일 수마노탑의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국보승격을 기원했다.

석회암으로 만든 세계 유일의 모전석탑인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장율사가 창건한 5대 적멸보궁의 한 곳인 정선 정암사(주지 천웅스님)의 보물 제410호 수마노탑(水瑪瑙塔)은 재질과 형식에 있어 희소가치가 높아 국보로 승격해 보존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여론도 크게 일고 있다. 정선군(군수 최승준)과 정선군의회(의장 유재철)는 물론 시민, 사회, 종교, 청년 등 주민과 지역단체들이 입장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선군 9개 읍·면 100여 개 사회단체와 주민들은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주요 거리에 걸었다. 개신교와 천주교도 현수막을 걸고, 서명운동에 5만명이 동참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 정암사는 지난 8월 19일부터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위한 백일기도’를 봉행하고,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형문화재인 아리랑이 유네스코 지정 등록문화재가 돼 있는 상황에서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하면 정선군은 유무형의 문화재를 갖춘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이럴 경우 정선군을 방문하는 외지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선군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정암사 주변 건물지 발굴조사(3회), 수마노탑 주제 학술대회(4회), 실측조사(2회)를 실시하는 등 국보 승격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 12월에는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제외하고 단일 탑으로는 가장 많은 논의와 연구가 진행됐다.
 

나말여초(羅末麗初)에 건립된 정암사 수마노탑은 석회암 가운데 강도가 센 돌로마이트(dolomite,고회암)를 일일이 갈아 벽돌 형식으로 만들어 조성했다. 사용된 벽돌이 3010매에 이른다. 높이는 9미터이다. 1964년 보물로 지정된 수마노탑은 지난 1972년 7월 해체 보수 때 사리장엄과 탑지석(塔誌石) 등 95점이 발견돼 관심을 모았다. 탑지석은 수마노탑의 역사성을 입증하고 한국 조탑(造塔) 기술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1972년 7월 정암사 수마노탑의 해체 보수 기사를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이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1972년 7월 정암사 수마노탑의 해체 보수 기사를 보도한 동아일보.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이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국보 제21호 경주 불국사 석가탑 등과 더불어 탑의 중수 과정을 알 수 있는 드문 사례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이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하는 등 수마노탑에 관심을 나타냈다.

수마노탑은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확립된 모전석탑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고, 기단에서 상륜(相輪)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춘 국내 유일의 모전석탑이며, 탑의 이름이 현전하는 국내에 몇 되지 않는 희소성을 띠고 있는 등 가치가 뛰어나다. 박경식 단국대 교수,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 윤홍로 전 문화재위원 등도 국보 승격의 타당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수마노탑은 두 차례 국보 승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부결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문화재위원회는 “건립 연대를 추정하기 어렵다. 배례석이 탑과 직접 관련을 입증할 수 없다”는 모호한 이유를 부결시켰다. 이에 대해 문화재 전문가들은 “그렇다면 대다수 국보와 보물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면서 “국보 승격의 타당성과 당위성이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2007년 12월 촬영한 수마노탑. 불교신문 자료.
2007년 12월 촬영한 수마노탑. 불교신문 자료.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정선군은 지난 6월 정암사를 창건한 자장율사를 주제로 자연친화적 생태탐방로인 순례길(4.6km)을 개통하기도 했다. 아직 홍보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국보 승격을 계기로 강원도를 대표하는 명소로 삼을 계획이다.

서건희 정선군청 문화관광과장은 “군과 의회는 군민들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불자들과 문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암사 주지 천웅스님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수마노탑은 불자뿐 아니라 정선군민과 국민들의 정신적 귀의처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국보로 승격되어 수마노탑이 지닌 가치가 널리 알려지고, 지역을 찾는 분들이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 있는 스님과 불자들이 국보 승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정암사 수마노탑은 지난 8월 문화재청 실사가 진행됐고, 이달 중으로 보고서 작성이 완료되면 11월에 국보 승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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