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소 크기 추정, 정확한 조사연구로 성격 규명해야
구미 금오산 현월봉 9부 능선에 위치한 보물 제 490호 금오산마애보살입상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부처님이 좌선하는 모습을 새긴 손바닥 크기의 마애불(磨崖佛)이 발견되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변이 80㎝정도 크기의 바위 위에 정성껏 새긴 이 마애불은 광배를 포함한 전체 크기가 높이 17㎝ 너비가 20센티에 불과하며, 불상의 크기는 높이 15㎝ 폭 10㎝크기로 성인 남성의 손바닥 정도의 크기로 국내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작은 크기의 마애불로 추정된다. 이는 국가지정 문화재 중 크기가 가장 작은 마애불인 보물 제665호 경주낭산마애보살삼존좌상(慶州狼山磨崖菩薩三尊坐像)의 높이가 88㎝인 것을 보면 마애불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이 마애불을 처음 발견한 구미 약사암 주지 대혜스님은 “지난 추석쯤 우연히 바위 위에 새겨진 부처님을 발견했는데, 두광과 신광을 표현한 모습과 바위 위에 새겨진 글들이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여겨져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이번에 발견된 마애불 주변의 환경과 비교하여 금오산의 가치에 대해 좀 더 정밀한 연구가 진행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마애불을 살펴보고 탁본 작업을 진행한 송광사성보박물관의 김태형 학예연구사는 “탁본을 통해 살펴본 마애불의 양식과 주변에 새겨진 백일좌대(白日坐台), 최길상(崔吉尚), 금천(金泉), 수자(修者) 등의 글씨로 추정해 볼 때 아마도 조선 초기에 조성된 마애불이 아닌가한다”라며 조심스럽게 마애불의 조성 연대를 추정했다.
이 마애불을 살펴본 최영식 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에 따르면 “마애불은 백제에서 신라로 전파되어 7세기부터 8~9세기 이후엔 신라궁궐 밖으로 전해져 일반 서민들도 개인의 수행을 위해 마애불을 조성하게 됐는데, 그 흔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이 마애불이 오랜 세월 속에 묻히고 굴러다니면서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점도 있지만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된 조사를 하면 아마 지금까지 발견된 마애불 중에는 규모가 가장 작은 그리고 이지역의 문화를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자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애불을 최초로 발견한 약사암의 대혜스님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 한가운데 있는 마애불의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조사 연구를 진행하기 전이라도 마애불을 암벽 아래로 옮겨 보호펜스를 설치하여 보호할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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