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스님들 회의 사진에 ‘자유한국당’ 문구를 합성한 이미지를 자신의 트위터 등에 올려 논란이 된 공지영 작가가 “합성 사진인 줄 몰랐다”며 불교계에 참회 뜻을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10월2일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과 서울 조계사를 찾았다. 인문학계와 인연이 있는 금강스님 안내로 조계사 사시예불에 참석한 공지영 작가는 부처님 전에 삼배의 예를 올린 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발길을 돌려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스님들과 만났다. 공 작가는 종관위 위원장 혜일스님과 위원 우봉스님에게 문제가 된 SNS 사진에 대해 “합성 사진인 줄 몰랐다. 영화의 한 장면인 줄 알았다”며 “생각 없이 퍼온 사진과 가볍에 올린 글로 누를 끼쳐 스님들께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께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예방도 이뤄졌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문제가 된 사진의 당사자 스님들께 참회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실수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하니 종관위 스님들도 이를 생각해 주시고 문제가 있다면 잘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라는 직업상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행동해달라”며 “이 일을 계기로 불교계와 또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길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방문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공 작가는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과 위원 스님들을 직접 뵙고 나니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다”며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친 부분이 있었던 데 대해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공지영 작가는 이날 금강스님 안내로 사시예불이 한창이던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전에 삼배를 올리기도 했다.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절을 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정중히 예를 갖췄으나 총무원장 스님 뜻에 따라 합장 반배로 인사했다. 공 작가는 차기작으로 불교를 소재로 한 ‘라훌라(가제)’를 집필하고 있다며 논란이 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종교적 비하 의도가 없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종관위는 공지영 작가에 대한 참회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명예훼손 소송 취하와 관련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소송과 별개로 종관위 회의 사진에 ‘자유한국당’ 문구를 합성한 이미지를 제작해 최초 유포한 사람을 우선 찾겠다는 입장이다.
종관위원장 혜일스님은 “공지영 작가가 사진을 합성하지 않았고 스님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해당 사진으로 인해 불교가 마치 특정 정당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사람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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