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예수재 전승 앞장서 온 봉은사 노력 결실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 보유단체로 인정

봉은사 생전예수재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봉은사 생전예수재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보존과 전승에 앞장서 온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스님)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생전예수재를 무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하고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한다고 최근 밝혔다. 효력은 서울시가 고시예정인 10월10일부터다.

생전예수재는 전생에 지은 죄와 금생에 지은 죄를 참회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는 서원과 보시를 통해 공덕을 쌓는 의식이다.

<지장보살본원경> 둥 경전에서는 자수(自修)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예수재는 중국에서 지장 시왕신앙이 성행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豫修十王生七經) 등이 전해진 고려시대부터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보통 윤달에 행해졌는데, 조선시대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봉은사 생전예수재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 윤달에 열심히 기도하면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도성의 여성들이 봉은사에서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

생전예수재라는 불교신앙과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해온 봉은사는 2004년과 2006년, 2012년에 재를 지냈으며 2016년부터는 매년 전통에 근간해 의례를 봉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사단법인 생전예수재 보존회를 설립하고, 체계적인 연구와 원형 복원을 위해 앞장서 왔다. 그 결과 지난 1월 서울시 무형문화재 종목지정심의가 가결됐고, 최근에는 봉은사에 위치한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가 보유단체로 인정을 받았다.

생전예수재보존회는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을 회장으로,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과 특수교육기관인 불교어산작법학교(학장 법안스님)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스님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스님들은 의범에 맞게 입재부터 6재까지 재를 올리고, 회향일인 7재 때 본재를 지내 전통적인 생전예수재의 원형을 유지해오고 있다.

전수받은 내용을 단순하게 반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생전예수재 연구>논문집을 발표하는가 하면 의례집 <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수정 보완하여 발간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생전예수재보존회는 학술연구를 이어가는 동시에 전승자 법안스님을 중심으로 생전예수재 의례집의 수집과 간행에 힘쓸 예정이다.

한편 봉은사는 지난 8월19일에도 생전예수재 입재식을 갖고 49일간 기도정진 중이다. 오는 10월6일에는 대웅전 앞마당에 괘불을 펴고 회향법회를 열고, 49일 동안 신도들이 모은 보시금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회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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